
목사 김석하를 그리워하며
2014.02.16 08:40
전주에서는 '칼 스케이트'라고 불렀다. 서울에서 피난 온 잘 사는 아이들이나 동네 연못에서 타던 칼 같이 생긴 물건이었다. 서울애들은 '롱 스케트'라고 불렀던 것 같다. 서울로 와서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불렀으니까. 지금이야 스피트 스케이트 탈 줄 아느냐고 자연스럽게 말하지만 그때는 다 롱스케트였다. 나 같은 촌놈한테는 만져보지도 못하게 하던 칼 구두를 타고 계내들은 되게 뻐기었다. 이것을 서울로 유학와서 만져만 보고 타보지는 못했다. 그러고서 2학년이 되었을 때, 학원사 발행 '학생연감'을 보았더니, '김석하. 고등학교 학생, 올림픽 국가 대표 후보' 라는 항목이 나왔다. 그때 석하는 국산도 아니고 미제도 아닌 네댈란드제를 탄 다고 하였다.
1학년 때, 입학하고 얼마되지 않아 서오능으로 소풍을 다녀온지 1주일도 안되었을 때, 1학년 2반으로 석하한테 불려갔다. 왜 나를 불렀는지 모르고 어리둥절하는 촌놈을 기가 팍 죽게 무릎을 꿇리고 발길질을 하였다. 왜 당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얻어터진 뒤에 돌아와 전주로 다시 전학도 못가고 그렇저럭 졸업을 하였다.
오늘 집사람한테 한국남자들 뭐하는거냐는 지청구를 듣자니, 석하 생각이 나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야, 석하야. 니가 그때 올림픽에 나가 금 메달을 따지 그랬느냐?'
나는 촌놈이어서 할 말이 없다만, 지금은 스피드 스케이트를 타면서 코너웍을 멋지게 한다. 꼭 30년 전, 뉴욕에서 양코들 한테 김석하를 생각하며 멋있게 보여주었다. 계들은 여자들이나 타는 피겨를 타고 있었다.
동창들 보소! 내 말이 틀렸으면 용서하소.
댓글 9
-
하기용
2014.02.16 08:40
-
김동연
2014.02.16 08:40
텃세를 부리느라고 타지에서 온 사람을 왕따시켰군요.
그런 사람이 후에 목사가 되었어요?
나도 시골(부산이면 시골도 아닌데...)에서 왔다고
신기한듯이 구경하는 반친구들이 많았어요.
입(사투리가 탄로날까봐) 꼭 다물고 눈을 아래로 깔고
서울내기들에게 지지않으려고 애썼어요.ㅠ.ㅠ. -
김영송
2014.02.16 08:40
특히 4반 애들이 화풀이로 많이 그랬던거 같아요.
나야 못난이니까 건드리지 않았지만 키 크고 목에 힘좀
들어가 있던 여러 친구들은 지금도 그때 이야기를 한답니다.
허지만 이제사 서로 잊고 살아야 하겠지요!!! -
박문태
2014.02.16 08:40
이런 말을 하려면 항상 망설여지더라. '사실은 사실이다'와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다.
전자는 언론사 기자들이 지켜야 하는 사명감에서 나오는 말이고, 후자는 세상사 달관한 도사들이
하는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떠오르는 좋은 말이 있다. '무대가 화려하면, 그 막 뒤는 그만큼 지저분 하다'
우선 나부터 돌이켜보면 지저분한 것이 꽤 있단다. 화려한 무대는 아니어도 김영종을 친구로 두고 밥은 먹으며
살아가는 이 작은 무대 뒤에도 지저분한 일들이 꽤 있어서 하는 말이다.
천하부고는 최복현 교장 선생닙께서 씨뿌리고 가꾸어 놓으신 것이다. 아마 일본 광도고사 후배 김영훈 교장에게
인계하고 서울사대 지리과 교수로 부임하셨던 것으로 안다. 우리 동창 최경희 여사의 부친이시고, 소인은 당신의
큰 아드님을 형님으로 모셨고, 집 사람은 형수님을 좋아하여 왕래가 있었다. 그래서 사실을 쬐매 알게 되었기 때문에
너한테만 귓속말로 알려주는 것이다. 단디 알아두기라. -
김영종
2014.02.16 08:40
난 김영훈 교장님을
부중고 를 천하부고라고하며 학교를 자랑하며 사랑 하게
한 교육자로써 지금도 존경스럽게 생각 한다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게 1 학년 2반을 구성 한게
표면적인 이유로는 부진한 학습 진도를 따라 잡기 위한
특별 교육을 시켜야 된다는 필요성만 강조하였지
2 반 학생들의 마음은 살피지 못한 조치였지 한다
친한 놈 한놈이 분명 나보다 성적도 좋은데
그만 2 반이 되드니 피하기 시작한다 챙피 하였겟지
한참을 그놈에게 닦아가느라 힘좀 들었다 -
김영종
2014.02.16 08:40
06:55 분의 네가 올린 댓글옆에보면 시간 옆에 요상한 그림중 펜을 눌러라
그러면 네가 쓴 댓글 밑에 글쓰는 난이 나오면 거기에 수정 글을 쓰고
확인 하면 원 올린 난의 글이 수정 되어 하나로 될거다 -
박문태
2014.02.16 08:40
김영송에게, 당구치는 댓글을 달았었는데 자리를 잘 못 잡았었다. 원고 끝내고 한 판 붙자.
나는 한 300 놓고, 니는 150 놓고 치그라. 그래야 판이 될끼구만. 이글을 네가 댓글단 밑으로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
이민자
2014.02.16 08:40
오랫만에 뵙겠읍니다.
저 어렸을때는 스피드 스케이트가 아니라 롱 스케이트 였어요.
오빠 덕분에 저도 일찍 스케이트를 배웠답니다.
교수님 덕분에 얼결에 호강도 하였는데 그후 뵙지를 못하였읍니다.
기획 하셨든 원고는 탈고를 하셨는지요?
황감독이 보고파 집니다. 어느 누구보다 건강하고 활동량도 많아서 우리 곁에 오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가버렸군요.
언제 신혜숙 친구와 함께 뵙도록 하겠읍니다. 이렇게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감사 합니다. -
박문태
2014.02.16 08:40
지금 막바지에 들어 밤을 세우기 여러 날이 되었습니다. 실력이 모자라는 것을 모르고
덤벼들었던 내가 바보였습니다. 끝을 보면 연락 올리겠습니다. 여사님.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9332 | 국립공원 사진 공모전 입상작 / 제1회 ~ 제8회 [8] | 이문구 | 2014.02.22 | 125 |
9331 | 초영에게 매화소식을 [19] | 김동연 | 2014.02.22 | 193 |
9330 | 겨울에 듣는 아름다운 클래식 모음 [2] | 심재범 | 2014.02.22 | 87 |
9329 |
' 오늘 세 번째로 밤을 새웠다 ㅡ
[2] ![]() | 하기용 | 2014.02.22 | 118 |
9328 | ◈ 선사회 11회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사진전 관람 ◈ [10] | 이정란 | 2014.02.21 | 131 |
9327 | 제412 회 금요 음악회 / 봄 그리고 옹달샘을 찻아서 [8] | 김영종 | 2014.02.21 | 143 |
9326 |
' 선수는 심판을 존중해야 ㅡ
[1] ![]() | 하기용 | 2014.02.21 | 127 |
9325 | 걷기(2월 20일) [1] | 김세환 | 2014.02.21 | 99 |
9324 |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15) - Song Kol 호수 [4] | 박일선 | 2014.02.21 | 93 |
9323 | 맑고 아름다운 클래식 [2] | 심재범 | 2014.02.20 | 80 |
9322 | 김정자 동창집 방문 [9] | 정지우 | 2014.02.20 | 181 |
9321 | 2014 소치올림픽 김연아 쇼트프로그램 [6] | 홍승표 | 2014.02.20 | 114 |
9320 | 열정과 우정의 어울림. 2월 두 번째 인사회 [20] | 이태영 | 2014.02.20 | 153 |
9319 |
' 금메달 ㅡ
[4] ![]() | 하기용 | 2014.02.20 | 120 |
9318 | 이웃 동네 도로공원 산책 [10] | 이문구 | 2014.02.19 | 137 |
9317 |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14) - Song Kol 호수 [12] | 박일선 | 2014.02.19 | 92 |
9316 |
' 2月 두 번째 '인사회' 날에 ㅡ
[2] ![]() | 하기용 | 2014.02.19 | 110 |
9315 | 다 쓰고 죽어라 (Die Broke)를 읽고 ---독후감(98-4)--- [7] | 민완기 | 2014.02.19 | 132 |
9314 | ◈ 출사 모아모아, 북해도, 외암, 추사고택, 법주사 ◈ [17] | 이정란 | 2014.02.18 | 200 |
9313 | 자랑스러운 친구 박희서 원장 [16] | 이문구 | 2014.02.17 | 223 |
9312 |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13) - Song Kol 호수 [14] | 박일선 | 2014.02.17 | 109 |
9311 | 이른봄 나들이 [4] | 김동연 | 2014.02.16 | 206 |
9310 | 연아알림장 [9] | 김영은 | 2014.02.16 | 198 |
9309 | [re] 태범 알림장 [2] | 이태영 | 2014.02.16 | 136 |
» | 목사 김석하를 그리워하며 [9] | 박문태 | 2014.02.16 | 237 |
시험공부 하느라 약 한달을 같이 지냈다.
무지무지하게 추운 겨울, 석하는 한강으로
스케이트를 타러 가자고 하면서 날씬한 롱스케이트
한개를 나에게 주었다. 정말 추운 날씨.
한강은 바싹 얼어 붙었다. 많은 사람들이 500m 되는
링크를 여유있게 돌고 있다. 나는 석하를 따라 총 10 바퀴
를 돌았다.
마지막에는 발은 절로 나가고, 몸은 안 따라가고 하여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석하는 나를 일으키며 다음과 같이 코치를
하였다. " 야 ! 몸은 항상 앞으로 기우려져 있어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