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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김석하를 그리워하며

2014.02.16 08:40

박문태 조회 수:237

전주에서는 '칼 스케이트'라고 불렀다. 서울에서 피난 온 잘 사는 아이들이나 동네 연못에서 타던 칼 같이 생긴 물건이었다. 서울애들은 '롱 스케트'라고 불렀던 것 같다. 서울로 와서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불렀으니까. 지금이야 스피트 스케이트 탈 줄 아느냐고 자연스럽게 말하지만 그때는 다 롱스케트였다. 나 같은 촌놈한테는 만져보지도 못하게 하던 칼 구두를 타고 계내들은 되게 뻐기었다. 이것을 서울로 유학와서 만져만 보고 타보지는 못했다. 그러고서 2학년이 되었을 때, 학원사 발행 '학생연감'을 보았더니, '김석하. 고등학교 학생, 올림픽 국가 대표 후보' 라는 항목이 나왔다. 그때 석하는 국산도 아니고 미제도 아닌 네댈란드제를 탄 다고 하였다.


  1학년 때, 입학하고 얼마되지 않아 서오능으로 소풍을 다녀온지 1주일도 안되었을 때, 1학년 2반으로 석하한테 불려갔다. 왜 나를 불렀는지 모르고 어리둥절하는 촌놈을 기가 팍 죽게 무릎을 꿇리고 발길질을 하였다. 왜 당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얻어터진 뒤에 돌아와 전주로 다시 전학도 못가고 그렇저럭 졸업을 하였다.


  오늘 집사람한테 한국남자들 뭐하는거냐는 지청구를 듣자니, 석하 생각이 나서 이렇게 중얼거린다.


'야, 석하야. 니가 그때 올림픽에 나가 금 메달을 따지 그랬느냐?' 


나는 촌놈이어서 할 말이 없다만, 지금은 스피드 스케이트를 타면서 코너웍을 멋지게 한다. 꼭 30년 전, 뉴욕에서 양코들 한테 김석하를 생각하며 멋있게 보여주었다. 계들은 여자들이나 타는 피겨를 타고 있었다.


동창들 보소! 내 말이 틀렸으면 용서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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