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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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不孝者(醫士)의 때늦은 後悔
2017.11.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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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불효자(의사)의 때늦은 후회
■ 어느 불효자(의사)의 때늦은 후회
지금도 시장길을 지날때면 시장구석진 자리에서
나물을 팔고 계시는 할머니를 보곤 한다.
예전에는 이 시장길을 지나는 것이 고통이었다.
하지만 이젠 나에게 이곳을 지날 여유도 없다.
어쩌다 가끔씩 들려보는 이곳 시장터.
난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한분의 고귀한 사랑을 받고 자랐다.
"엄마 시장갔다 올테니, 밥 꼭 챙겨먹고 학교가거라"
난 장사를 가시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도 잠을 자는 척 했다.
이 지겨운 가난. 항상 난 이 가난을 증오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벗어나고 말리라는 다짐을 굳히곤 했다.
내가 학교가는길 시장 저 귀퉁이에서
나물을 팔고 계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인다.
난 어머니가 나를 발견할까봐 얼른 도망친다.
다음날 아침 난 어머니가 시장 간 틈을 타
집에가서 책가방을 들고 학교에 간다.
학교길 약수터에서 간단히 세수를 한 다음 물로 배를채운다.
난 비록 풍요롭게 먹고 입지는 못했지만 공부는 악착같이 했다.
그래서 부잣집 자식들보다 공부는 항상 잘했다.
하지만 그자식들에게 사는 미움도 만만치않았다.
그날 4교시가 끝날무렵 아이들이 갑자기 웅성거린다.
복도를 보니 어머니가 절뚝거리시며 교실로 들어선다.
선생님 드리려고 장사하려고 다듬은 나물을 한봉다리 들고서...
어머니는 내가 어제 들어오지 않자
걱정이 되셔서 학교에 오신거란다.
선생님과의 면담을 끝내고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이들이 한마디씩한다.
"야! 이민석 너네 엄마 병신이었냐?"
그놈은 그잘난 부잣집 아들 현우였다.
현우는 어머니의 걸음걸이를 따라한다.
무엇이 우스운지 반 아이들은 웃어댄다.난 화가 나서 그놈을 정신없이 두들겨 줬다.
그리고서는 교실을 나와 버렸다.
저녁무렵 집에 가니 집앞에
잘차려 입은 여자와 현우가 어머니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니 애비 없는 자식은 이래도 되는거야?
못 배우고 없는 티 내는거야 뭐야. 자식 교육좀 잘시켜,
어디감히 우리집 귀한자식 얼굴을 이렇게 만들어 놓느냔 말이야.
응. 어머니라는 작자가 병신이니 자식 정신이 온전하겠어?"
어머니는 시종일관 죄송하다는 말뿐이다.
난 그러는 어머니의 모습이 싫었다.
집에 들어가도 어머니는 아무말씀 없으시다.
난 어머니에게 한마디한다.
"다시는 학교에 오지마 알았어? 챙피해서 죽는줄 알았단 말이야."
"그래 미안하다 난 민석이가 걱정이 되어서......"
"난 차라리 엄마가 없었으면 좋겠어"
난 해서는 안될말을 해버렸다.
슬픔을 보이시는 어머니를 못본척하며 자는 척 했다.
"난 꼭 성공할꺼야."
밤새 이렇게 외쳤다.
다음날 아침 수업료라며 엄마가 돈을 쥐어 주신다.
얼마나 가지고 계셨는지 너무도 꼬깃하고 지져분한 돈이었다.
학교에 가니 선생님이 부르신다.
적어도 선생님만은 내편이셨다.
어머니께 잘 해드리라는 말로 나를 위로?絿킴?.
선생님께서 나물 맛있게 먹었다고 어머니께 전해 달란다.
난 그러마 했다.
하교 길에 길 모퉁이 배추가게 쓰레기통에서
배추잎들을 주어모으시는 어머니를 본다.
난 모른척 얼른 집에 들어와 버렸다.
그날 저녁 배추국이 밥상에 올라온다.
"이 배추!"
난 소리를 질렀다.어머니께선 아무일도 아니라는듯 "배추가게 아저씨가
팔다 남은거라고 버리기 아까우니 가져가서
민석이 국 끓여 주라고 하더구나"
어머니의 말에 난 또 화가 나기 시작했다.
정말로 난 거지자식이 되어버린것만 같았다.
나를 이렇게 비참하게 하는 어머니가 너무도 싫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날이 어머니 생신이셨다고 한다.
시장에는 어머니의 모습이 정말로 보이질 않았다.
도착한 곳에는 선생님이 혼자 집을 지키고 계셨다.
나를 알아보신 선생님 아무말씀도 없으시다.
무거운 침묵.......
"민석아 내옆에 와서 잠깐 앉아라."
선생님이 처음으로 하신 말씀이셨다.
선생님께선 낯익은 보따리를 나에게 주신다.
바로 어머니가 가지고 다니시던 나물보따리셨다.
이 보따리에다 밤새 다듬은 나물들을 싸서
시장에 팔러 가시곤하셨다.
"풀러 보거라"
선생님의 말씀대로 난 보따리를 풀렀다.
"돈 아닙니까."
"그래 돈이다. 네 어머니가 너에게 주시는 마지막 선물이다.
그동안 네가 돌아올까봐서 그리고 혹시나 네가
성공하지 못하면 다른 사업을 할수있도록 모아두신 돈이란다.
너하나 믿고 무슨 미련인지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너를 기다렸다.
너에게 잘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해 하셨다.
내가 가끔 네 어머니의 말 동무가 되어드렸단다.
그래서 나에게 네 어머니의 유언을 전하도록 부탁하셨다.
그리고 네가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도 함께 말이다."
선생님의 얘기들은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선생님의 얘기는 이러했다.
내가 아주 어렸을적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은
퇴근길에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자식이 없던 터라 나를 데리고가서 키웠다고 한다.
늦게 얻은 자식이라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고 한다.내가 대학다닐때 암인걸 아신 어머니는 자신의 몸보다
내 학비를 마련하기위해 병원에도 가지 않으셨다고 한다.
암 전문의로 명성을 날리는 내가
내 어머니를 암으로 돌아가시게 하다니....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나를 한번 보고자
물어물어 서울까지 오셨다고 한다.그런 어머니에게 난 가슴에 못을 박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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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가슴 답답한 이야깁니다.
세상에는 이런 천사같은 어머니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