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없는 가게 주인의 속
2020.02.20 15:52
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47] 손님 없는 가게 주인의 속
"게슬러 씨는요?" 내가 물었다. "돌아가셨습니다." 청년이 대답했다."몹시 비참하게 가셨어요. 의사 말로는 진행이 늦은 아사였대요. 시일이 오래 걸렸지요. (단편집 '평온한 여인숙'에 수록)
오래 걸렸다. '최고의 품질'에는 성실하게 구두를 짓는 게슬러 형제가 나온다. 그들은 심혈을 기울여 아름답고 튼튼한 수제화를 만들었지만 기성화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주문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형제의 구두를 더 이상 찾지 않는다.세상이 숭고한 예술혼을 알아주지 않았든 그들이 시대 흐름을 못 따라갔든 결과적으로 가게에 손님이 없게 되자 동생은 마음을 앓다 병들어 죽고 형도 곧 세상을 떠난다. 사망 원인은 아사. 주인은 농담으로 받아들였을지 모르지만 나조차 오래전 그 시절이 떠올라 가슴이 따끔거렸다. 주인이든 그 가족이든 종업원이든, 손님 없는 가게에서 출입구만 뚫어지게 지켜본 적 있는 사람은 안다. 몰라도 정말 너무 모른다. (소설가 )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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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0.02.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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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2.21 06:49
잘 읽어주셨다니 우선 고맙습니다.
서민의 아픔을, 소 상공인의 어려움을 살피고 체감하기 위해서 현장을 나갔다는
공직자들의 위선적인 모습과 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국민을 기만하는 허울좋은 홍보에만 매달리는 공직자의 작금의 행태에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터질 지경이지요.
정말 아프고 절박한 처지의 서민과 소 상공인들의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가는 어려운 사정을 조금이라도 살펴볼 양으로
나갔다면?
나라의 세금을 축내고 국민을 기망하고 있는 죄에 대해서 당장 석고대죄라도 해야할터인네 또 변명으 일관하니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두 작가의 책을 읽으신 후 책속의 좋은내용 듣고 싶은데요, 게으르고 염치없는 나뿐친구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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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0.02.20 23:34
제가 자랄때 친정 어머니가 저에게 한번 하셨던 말씀이 생각 납니다.
어머니께서 " 잘 살때는 손님이 많이 오시지만 집안이 기울면 손님도 점점 줄어든다" 고 하셨어요.
그러지 않아도 손님이 없는 가게에서 공직자란 사람이 할말 못할말 가리지 못하는군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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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2.21 09:30
아이고, 동기생님
제가 옮겨온 글 덕에 잊혀지지 않는 지난날의 넉넉하시고 인심 좋으신
어머님의 모습을 떠 올렸다니 기쁘고 반갑습니다.
작은 기업이라도 하다 보면 물건이 안 팔리고 재고는 쌓이고 종업원의 급료날을 가까워 오는데
기다리는 손님은 없을 때는 애가 타다 못해 정말 그 죽고 싶은 소 상공인들의 심정을
깃털만큼도 헤아리지 못하고 이 한낱 우스갯소리로만 여기고 생각하고 있는것이 어느 고
위 공직자의 마음속이라니...
손님 덕택에 먹고사는 선량한 우리 서민들의 가계는 절벽 앞에 놓여서 기가 차고 숨이 넘어갈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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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0.02.21 09:36
공직자의 한마디가 위력이 얼마나 큰가르 보여주는 것이지
물론 던진 말의 중간만 잘라서 이야기함으로 해서 우리에게 더 큰 파장을 일으켰어
상대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 상처를 준 한마디야
그런데 높은 분들이 왜 마스크를 쓰고 시장에 들러 물건을 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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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2.21 10:02
순박하기만 한 국민들을 기만하는 홍보용에 불과한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어려운 서민의
고통을 걱정하는 진정한 마음이 어느 고위 공직자의 가슴에는 깃털 만큼이라도 있을가?
하는 생각이 들어. 태영이 내가 너무 지나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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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2020.02.22 11:08
누구든지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하는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좋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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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2.22 13:38
왜? 말 조심을 안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가?
아니면 그 고위 공직자가 무지해서 무심코 그런 말을 벹았을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서민들의 새까맣게 타는 심정을!
소인은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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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적어서 편하겠다" 는 허물없는 친구가 농담으로 하기도 힘든 말인데,
공직자가 시정을 둘러 보러나가서 할 말은 결코 아니었지요.
손님없는 가게를 지키다 속이 새까맣게 탄 어머니 이야기를 김규나 작가가
존 골즈워디 작가의 <평온한 여인숙>의 작품속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쓴 글이군요.
마음 아픈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기회되면 두 작가의 글도 찾아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