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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王도 이럴 순 없다

 

뉴욕 정시행 특파원

 

요즘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TV 콘텐츠는 넷플릭스가

만든‘더 크라운(The Crown·왕관)’이란 드라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치세를 다루는 대하사극이다.

왕실 패션 과 로맨스 등 흥미거리가 많지만, 영국 왕실을

중심으로 세계 현대사를 엮어나가는 묵직한 역사물이다.

이걸 모르 곤 사람들과 대화에 끼기 힘들고 소셜미디어의

유행어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다.


넷플릭스가 만든‘더 크라운(The Crown·왕관)’/넷플릭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권력이란 무엇인가, 특히

한 인간에게 한시적으로 주어진 막강한 권력을 어떻게 행사
해야 하느냐다. 이에 대한 피상적 이해만 갖고 있던 20대
여성이 덜컥 국왕이자 영연방 수장에 앉은 뒤, 자신의 평범을
한계까지 시험하는 나날이 계속된다. 대영제국의 영광은
스러진 지 오래다. 왕실의 후광을 걷어낸 가족은 장삼이사의
욕망과 갈등으로 시끄럽다. 이 입헌군주는 의회·내각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계속 헌법을 공부하고, 언론의 시비에
괴로워하면서도 시중 여론의 냄새를 예민하게 맡는다.
지상 최대 세습 권력인 영국 여왕의 드라마 속 고뇌와 분투가

흥미로운 것은, 선거로 진퇴가 결정되는 미국 대통령이

본인의 지위를 오판하고 있는 현실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인 것 같다. 대선이 치러진 지 3주가 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이겼다는 가상 현실 속에 지지자들을

가둬놓은 채, 자신이 4년간 이끈 나라에 온통 침을 뱉고 있다.

그는 본인이 패배한 모든 주에서 투·개표에 불법이 있었다면서
무차별 소송전을 벌이거나 재검표를 요구하고, 이도 저도 안 되면
개표 결과를 확정하지 말라고 강요한다. 불법의 증거는 없다.
증거가 없으니 7년 전 죽은 베네수엘라 독재자가 개표기 제조와

유통에 관여됐다는 음모론부터, 어떻게든 시간을 끌면 결국

의회나 대법원에서 승자가 뒤바뀔 것이란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판을 친다.

이는 신사적 태도의 문제가 아니다. 독립된 각 주의 선거 권한
을 공격하고 차기 정부의 정상적 출범을 막는 것은 240년 미 헌정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다. 신흥국의 도전 속에 위태로운
미국의 입지는 트럼프의 선거 불복 사태로 더욱 흔들리고 있다.

미국인들도 트럼프가 버티는 이유를 납득해보려고 여러 이론을

댄다. 그가 얻은 7300만표의 위력, 퇴임 후 수사에 대한 저항,
공화당 킹메이커로서의 입지 다지기 등이다. 심지어
'내가 먹었다면 먹은 것’이 되던 뉴욕 부동산 사업과, 생애
처음 맡아본 공직을 헷갈리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진짜 동기가 무엇이든, 트럼프는 자신이 위임받은 권력을

겸허하고 무겁게 받아들여본 적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자기 머리 위에 놓였던 왕관을,공동체의 영속을 상징하는

기호가 아니라 개인의 힘을 과시하는 절대반지로 착각하는

것만큼 슬프고도 우스운 일은 없을 것이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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