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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의 일치된 생각

한삼희 선임논설위원/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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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기공식을 가진 경북 울진군 신한울 1호기. 탈원전 등 요인으로 당초 예정보다 완공이 5년 지체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1971년 3월 19일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기공식 때 박정희 대통령이 읽은 치사는 동네 아저씨 어투였다. “인류는 원자력이라는 괴상한 물질을 개발했습니다”로 시작해 원자력이 뭔지를 또박또박 설명해갔다. 전쟁 무기 원자폭탄, 암 치료용 방사선 등을 거론하고는 전기 생산도 가능하다는 점을 말했다. 공해가 없고, 원료 고갈 우려 없고, 발전 단가도 싸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 원자력잠수함에 올랐던 경험을 말하면서 “궤짝만 한 연료를 싣고… 1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는 (농촌 전기 보급률이) 27%밖에 안 되지만… (원전을 지은 다음엔) 70%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가정의 부엌, 온돌까지 전기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 1인당 GDP는 250달러가 채 안 됐다. 고리 1호 건설비는 1971년 정부 예산(5200억원)의 10%가 넘는 543억원으로 잡았다. 79%는 차관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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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은 평민당 총재 시절 탈원전 입장이었다. 평민당 의원 가운데 조희철(작고) 의원이 가장 행동파 반원전주의자였다. 그런데 조 의원은 미국 원자력 기업 실태를 방문 조사해보고 나서 생각을 바꿨다. 일본의 원전 서적을 구입해 와 번역할 정도였다. 김 총재는 조 의원 설득을 듣고 더 알아본 후 1989년 11월 목포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에너지 개발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원자력계에선 이걸 ‘목포 선언’이라고 한다. 

(이종훈 전 한전 사장 증언)

 

▶김대중 정부 시절 2기, 노무현 정부 때 4기의 원전 건설 허가가 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식에서 “한국 원전은 세계 최고 안전성을 갖고 있다” “원자력은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만 달랐다. 그가 고리 1호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 사망’이란 말은 가짜 뉴스 수준이었다. 문 정부 때 고리 1호, 월성 1호는 폐쇄, 신한울 3·4호기는 건설 중단됐다.

 

▶문 정부의 탈원전 때문에 건설이 5년 지체됐던 신한울 1호기의 완공식이 어제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적인 원전 강국의 위상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권 임기는 5년이지만 정권의 결정은 파급 효과가 10년, 20년 갈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대통령은 멀리 내다보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에너지처럼 국가 명운이 걸린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탈원전 자해극을 모든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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