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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는 변호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

 

서아람 변호사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10년 안에 AI로 대체될 주제에 잘난 척하기는!”

 

수화기 건너편에서 젊은 여자가 빽 소리를 지르고 전화를 끊는다. 황당하다. 전화 상담 시간이 십오 분으로 정해져 있는데도 딱 하나만 더, 하나만 더 끝없이 질문하려는 사람들을 단호하게 끊어내다 보면 이따금 인정머리 없다고 비난받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참신한 욕설은 처음이다.

 

거드름 떠는 판사들, 권위적인 검사들, 제 잇속만 챙기는 변호사들 대신 합리적이고 명석하고 무궁무진한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친절하기까지 한 AI가 법정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날이 정말로 올까?

 

이미 AI는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친구들의 SNS 프로필에는 AI 합성 사진이 가득하고, 여덟 살 먹은 아들은 태블릿에 설치된 AI 캐릭터에서 영어를 배운다. 딸의 손에 난 게 두드러기인지 꽃가루 알레르기인지 확인하려고 사진을 찍어 챗GPT에 올리자 자세한 설명과 함께 실제 임상 사진들까지 올라오고, 아침에 함께 운동하는 엄마들은 챗GPT가 짜주는 식단이 트레이너보다 낫다고 극찬이다.

 

충동적으로 챗GPT를 켜고 물어본다. “AI가 변호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일부 역할은 대체할 수 있지만, 완전한 대체는 어렵다가 정답에 가까워요. 앞으로 AI는 변호사를 도와주는 파트너로서 계속 발전할 거예요.”

 

흠잡을 데 없는 답변이 돌아온다. 자신의 효용감에 회의를 느끼는 변호사의 감정에 대한 공감과 배려마저 느껴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실제로 AI가 해놓은 법률 상담을 보면, 이건 그대로 쓸 수는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AI는 어떤 사실관계에 적용되는 법률 조항이나 판례, 일반적 법리를 신속하게 찾는 데는 그 어떤 법학자보다 낫지만, 그것만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현실적인 방향 설정이 되진 않는다. 가령 요양원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나, 남자 친구와 성관계를 한 이후 생긴 성병에 대하여 상담했을 때, AI는 손해배상 청구 방법과 승소 판례에 대하여 줄줄이 늘어놓을 뿐, 실제 의료 소송이나 성병 관련 소송이 얼마나 까다롭고 어려운지 말해주지는 않는다.

 

홀로 소송을 해보려던 사람 대부분이 외국어 같은 법정 용어와 복잡한 절차의 벽에 부딪혀 결국은 변호사를 찾지만, 성병 감염이 인정되어 받을 수 있는 액수는 변호사 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나, 소송 비용 부담 판결이 나온다 하더라도 그 비용이 실제 변호사 비용 보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지 않는다. 이럴 때는 다짜고짜 소송하기보다는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보는 게 가장 좋다는 말도 해주지 않는다. AI가 하는 말만 믿고 소송을 하겠다고 덤볐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AI는 통계에 기반한 일반적 답변을 제시하는 데는 능하지만, 한 사람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태와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에 대응할 계획을 세울 수는 없다. 챗GPT만 믿고 병원에 안 가다가는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의사들이 경고하는 것처럼, 가장 좋은 건 일단 전문가의 진단을 받은 후, 그에 관한 세부 사항을 실천할 때 보조적 용도로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다만 오늘날 챗GPT 열풍이 전문가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바도 있다. 변호사, 의사, 세무사, 회계사와 직접 얘기하는 게 챗GPT보다 나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챗GPT에 매달리는 건, 우리 사회에서 전문가를 한번 만나려면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AI가 밥그릇을 뺏는 위협적 존재가 될지, 누구보다 든든한 조수가 될지, 그 또한 앞으로 우리 하기에 달려 있다.

 

출처   조선일보

 
  • ?
    연흥숙 2025.04.19 12:57

    신문을 멀리하는 저에겐 좋은 기사를 올려서 생각하게 하는 일을 택하신 것 유익합니다. 

    변호사를 대체하는 날은 어렵겠지요.

    변호사는 상대방이 말 할때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있지만 AI가 그걸 알 날도 올까요? 

    아마 유능한 조수는 되겠지요. 

     

  • ?

    변호사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다 해당되는 이야기겠죠

    요즘 신문을 보면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뉴스를 매일 접하게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기 챗 GPT는 변호사를 대신할 수 있을까?의 엄형의 의견을 듣고 싶네요

     

    화면 캡처 2025-04-20 073630.jpg

    세계 최초로 사람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함께 달리는 '2025 베이징 이좡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결승전을 통과하기 직전 텐궁 울트라의 모습. /더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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