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잠들고 싶어한 6·25 참전용사들
발전한 한국보며 목숨 걸고 지킨 보람을 느껴
출처/ 조선일보
6·25전쟁에 참전한 전몰장병들이 잠들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지난달 22일과 30일에 일주일 간격으로 캐나다 참전 용사 고 윌리엄 존 크라이슬러 씨와 네덜란드 참전 용사 고 요하네스 호르스트만 씨의 안장식이 거행되었다.
1930년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태어난 고 윌리엄 존 클라이슬러씨는 1950년 12월 16일부터 1951년 11월 15일까지 6·25전쟁에 참전했고, 2024년 11월 24일 향년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70년대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인 여성과 가정을 이뤘고, 아들과 함께 태권도를 배우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길 원했다. 고인의 아들은 “대한민국은 아버지의 일부였고, 그의 유산이 됐다. 유엔기념공원에 아버지를 모시게 된 것은 우리 가족에게 큰 영예”라며 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의 승인과 관리처의 적극적인 협조에 고마움을 표했다.
1931년 네덜란드 론네커에서 태어난 고 요하네스 호르스트만씨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21세였던 1952년 자원 참전해 1953년까지 한국에서 복무했다.
그는 사 남매 가운데 큰형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22살의 나이로 전사하고 작은형이 소련군에 포로로 잡혀가 고문을 받는 것을 보며 공산주의에 맞서기 위해 입대를 선택했다.
2015년 11월 6·25전쟁 참전 용사 재방한 프로그램을 통해 62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거행된 영국 참전 용사 안장식을 본 후 큰 감명을 받고 유언장을 통해 전우들이 잠든 곳에 함께 안장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후 지난 7월 93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이번 안장으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에는 모두 14국 2332명의 유엔 참전 용사가 잠들게 됐다. 사후 안장은 2015년 5월 레몽 베르나르 프랑스 참전 용사를 시작으로 총 30명이다.
사후 안장이 늘어난 배경에는 참전 용사들이 한국의 발전상을 보며 “내가 이 전쟁에서 의미 없게 싸운 게 아니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 된 것도 이유라고 보훈부 관계자는 전했다.
부산 유엔묘지는 이런 축적된 일화들을 바탕으로 매년 11월 11일 ‘부산을 향하여 추모행사’(Turn Toward Busan)를 이어오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이날 6·25전쟁이 ‘잊힌 전쟁’이 되지 않도록 한국 시각 오전 11시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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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고(故) 윌리엄 존 크라이슬러씨와 네데란드의 고(故) 요하네스 호르스트만씨의 명복을 빌며,
두 분이 목숨바쳐 싸워주신 나라의 국민으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우리나라 후손들이 앞으로도 영원히
6.25 전몰장명들을 잊지않고 감사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