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편지 훔쳐보기(3)
2020.06.14 22:28
필규에게(3),
重光은, 영화감독 김수용씨와 함께 자신의 고향에 제주에 갔다가 아버지의 작은 마누라 집에 가서 배다른 형제가 4명이나 있다는 것과
그 여자가 젊은 해녀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때는 고창렬이 아니라 걸레스님이 이었다. 이건 重光이 어떤 자존심을 세우는 자랑으로서
보여준 것이 아니었다. 영화제작을 위한 기초 작업의 일부분이었다.
重光을 오랫동안 補佐했던 頂宇스님은, ‘스님은 사시면서 한 번도 다른 사람을 흉보거나 욕하신 적인 없으신, 이른 봄 梅花 같은 분이셨습니다.’
고 말씀하신다. 이어서 ‘스님의 걸림이 없는 行은, 그냥 나타내는 道人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 중광스님처럼 스스로에게 철저하고, 다른 이에게 관대하셨던 분은 근세사에 없었습니다.’에 서양사람,
Lancaster 교수 같은 사람은 이 글의 뜻을 공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설령 Lancaster 교수가 우리 동양화의 ‘餘白’을 감상할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해도, 전남 강진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감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는 낱말 하나 'chanllenge' 로 重光을 물리학의 아인슈타인에 비유했다. 물론 자신은 뉴턴이 되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다음 문장에 있다.
One of the most interesting people in my life was Jung Wang. He challenged my assumptions and he open up vistas of art and wisdom. ---.
이 낱말 ‘challenge’에는 ‘네가 감히 나에게 挑戰해?’가 含蓄(connotation)되어 있다. 직설적으로 'insult'를 안 쓰기 다행이다.
(계속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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