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블록 쌓은 듯한 초호화 두바이 호텔,

한국이 지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지은 쌍용건설, ‘아틀란티스 더 로열’ 준공

오경묵 기자/조선일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Atlantis The Royal)'. /쌍용건설

94개의 초호화 수영장, 단독 인피니티풀을 갖춘 시그니처 펜트하우스, 레고 블럭을 쌓아올린 듯한 외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새로 생긴 특급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Atlantis The Royal)’이다. 두바이의 새 랜드마크를 지은 곳은 한국의 쌍용건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를 건설한 회사다. 쌍용건설은 아틀란티스 더 로얄을 80개월의 공사 끝에 최근 준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아틀란티스 더 로열은 44층 높이의 호텔 3개동과 39층 높이의 최고급 레지던스 3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호텔 791개 객실, 레지던스 231실이다. 두바이의 인공섬인 팜 주메이라

(Palm Jumeirah)에 들어섰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Atlantis The Royal)'에 있는 인피니티풀.

/쌍용건설

쌍용건설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은 2015년 12월. 당시 최대주주(현 2대주주)였던 두바이투자청(ICD)이 발주했고, 쌍용건설은 벨기에 베식스와 공동으로 사업을 따냈다. 걸프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 호텔은 초호화 시설을 자랑한다. 마리나베이샌즈의 상징인 인피니티풀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초호화 풀 등 수영장만 94개에 달한다. 모든 객실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고, 단독 인피니티풀을 갖춘 시그니처 펜트하우스도 있다.

/쌍용건설

외관도 독특하다. 하늘에서 보면 ‘S’자로 휘어있다. 정면에서 보면 레고 블록을 쌓은 듯한 모습이다. 호텔과 레지던스는 각각의 독립 건물이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것은 80m 높이에 설치된 스카이브리지다. 현장소장인 한승표 쌍용건설 상무는 “레고모양 블록을 모두 유선형으로 휜 건축물 시공 사례는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며 “외벽 마감으로 붙인 3만3000개의 패널이 모두 유선형일 만큼 복잡한 구조”라고 했다.

/쌍용건설

이 프로젝트는 설계부터 쉽지 않았다. 14개 국가, 54개 컨설턴트가 참여했다. 일부만 두바이에 지사가 있고, 나머지는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 각국에 흩어져 있어 의견을 조율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시공도 만만치 않았다. 공동 시공을 맡은 베식스 측도 세계 최고층(163층)인 부르즈 할리파 시공 때보다 어려운 현장이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도 덮쳤다. 공사 기간은 당초 계획보다 2년가량 연장됐다. 공사비는 수주 당시 8억4000만달러(약 8900억원)였으나, 최고급 호텔로 짓기 위해 설계 변경 등이 이어지며 4억1500만달러(약 6500억원)가량 증액됐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열(Atlantis The Royal)' 야경. /쌍용건설

호텔은 지난 1월 공식 오픈 이전 ‘VIP’를 초청해 사전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를 위해 초청된 가수는 세계적인 팝스타인 비욘세. 비욘세가 무대에 오른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인데, 이날 1시간 동안 공연을 하는 대가로 2400만달러(약 300억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측은 비욘세와 가족들에게 하룻밤 숙박비가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스위트룸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