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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미사일 지침

2021.05.24 11:19

엄창섭 조회 수:111

 

[만물상] 미사일 지침

이동훈 논설위원 

 

한 나라의 힘은 그 나라 무기가 닿을 수 있는 영역과 비례했다.
더 멀리 더 정확하게 적을 타격하는 무기를 선보인 것이 곧

인류의 전쟁사다. 활과 투석기는 화약 추진력으로 멀리 날아가는

발사체 기술로 이어졌다. 중국 당나라 화전(火箭)이 최초다.
발사체 사거리의 획기적 진전은 갈릴레오와 뉴턴에게 빚을 지고

있다.갈릴레오가 속도와 가속도의 개념을 정립하고 뉴튼이 운동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탄도학이 등장했다.

 


▶독일이 1944년 세계 최초 탄도 미사일 V-2 3000기를 영국으로
날렸다. 사거리 300㎞. 전쟁 말기에 개발됐으니 망정이지 일찍
등장했다면 2차 대전의 승패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전쟁이
끝나고 V-2 개발자들을 데려오기 위한 미·소 간 경쟁이 벌어졌다.
미군은 브라운 박사와 연구 인력을 손에 넣었다. 소련은
로켓 생산공장을 점령해 부품들을 입수했다. 소련 물리학자

코롤료프는“이 무기가 일본에 투하된 핵무기와 결합해 궁극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예상대로 됐다.

▶1978년 9월, 충남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미국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닮은 탄도미사일 ‘백곰’이 불기둥을
뿜었다. 세계 7번째 탄도미사일 보유국이 되는 순간이었다.
사거리 180㎞, 휴전선에서 북한 평양까지 거리다. 연구원들은
가족에게 해외 출장 간다 하고 안가(安家)에 숨어 개발했다.
미국은 백곰이 나이키 허큘리스보다 한 단계 발전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미 8군 사령관이 ADD를 직접 찾아왔다. 개발 중단을
요구하는 공식 서한도 보냈다. 노재현 국방 장관은‘사거리 180㎞

이상은 개발하지 않겠다’고 서한으로 화답해야 했다.'미사일 지침’

의 시작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사망으로 휴지기에 들어간 미사일 개발은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재개됐다. 우리 군은 1986년 백곰을 개량해
정밀도를 높인 탄도미사일 ‘현무’를 선보였다. 하지만 1999년
까지도 사거리 180㎞에 묶여 있었다. 그 이후 4차례 개정을
통해 탄두 중량 제한은 풀었지만 사거리는 800㎞가 최대였다.

▶한·미 정상이 양국의 미사일 지침을 폐기하기로 했다. 사거리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족쇄에 묶여 42년간
제자리걸음 하는 사이 북한은 사거리 1만㎞ 전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개발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완성을 앞두고 있다.
만시지탄이다.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동북아에서 생존하려면 최소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건드리는 나라는 자신들도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인식시켜야 한다.핵무기를 억지력이라고

내세우는 북한도, 그런 북한을 비호하는 중국도 그 어떤 시비를 할

자격이 없다.


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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