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LA - 네팔 입국을 앞둔 아름다운 날들<회고담 series 7/N>
2021.02.03 16:40
네팔 입국을 앞둔 아름다운 날들<회고담 series 7/N>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 될 때 까지 고향 마을 문학리를
그리고 초등학교 졸업시까지 고향 정남면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또한 신문지는 보았으나 신문은 본적이 없었다
대청마루 기둥에는 쾌종시계가 있었으나 몇시 인지를 알기위해
시계를 본 기억은 없었다
중학교 입학식을 하려면 서울로 가야했다
나는 도강증을 갖고 노량진에서 하염없이 미군트럭을 기다리고 있었다
군트럭은 서울로 들어가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미군트럭은 한강을 건너 남대문에서 그리고 동대문에서 정차하여 타고온
사람을 내려주고 동두천으로 향해갔다.
남대문과 동대문에서는 음식 썩는 고약한 냄새가 진동했고 주변은
오물과 쓰레기 더미였다
거리옆 건물의 총맞은 흔적은 흉칙하게 보였다.
나를 데리고 서울로온 사람은 피난민으로 시청 청소과 직원 이었는데
숭인동의 소 시장과 도살장에 접한 관사인 적산가옥에 살았다
이곳은 동묘가 접해 있었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학교가 성동공업중고교 였다
나는 서울에 오기전 서울에 무슨학교가 있는지를 전혀 몰랐다
나는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사범과 사대부고 입학시험을 보았다
고향 어른들은 내가 학교 선생이 되기를 원했다.
서울사대 부고는 숭인동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인문고교였다
나는 중2시절 급성 맹장 수술을 그리고 같이 생활하던 주인집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있을 곳을 잃은 나는 당장 있을 곳과 먹고 살 방도가
막막하게 되었다
나는 서울에 와서야 많은 학교가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먹고 잠자고 하는 일의 중요성과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되었다
객지생활의 고달품은 여러면에서 나 자신을 성장시켜 주었으며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 주었다
시공간의 개념. 확장의 의미를 깨달은 것은 엄청난 것이었다,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이 있다는 사실, 신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 만으로도 충격적 이었다
외무부에 입부한 후에야 서울에는 부고 외에도 좋은 고등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외무부에 입부시 부직원 총수는 380명 이었는데 모두가 나보다는 훌륭하게 생각되었고
모든 면에 자신 만만하게 생각했던 나 자신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나는 서서히 10년이라는 긴 동굴을 빠져 나오기 시작하고 있었다.
나는 목욕탕에 가서 목욕과 이발관에 가서 이발을 하였다
새로이 양복도 맞춰 입었다
물론 구두도 새로 바꿔 신었다
나는 출근시에는 반드시 거울을 보기로 하였다
신문도 주요 일간지 2개 그리고 영자지 1개를 이잡듯이 읽었다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으나 6개월이 되니 좀 수월해 졌다
거울은 나 자신을 보기 위함이고
신문은 속에서 국내와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볼수있어 신문이 세상사를 볼 수 있는
큰 거울로 생각되었다.
외교부 정보과에서는 국내 신문 5~6개를 눈빠지게 읽었고 주일 대사관 정무과에서는 일본
주요 일간지 6개 (한개신문은 36면)을 힘들게 읽고 중요도를 판단 요약정리 보고하는 일도 하였다
이렇게 하여 세상을 보기 시작하였고 신세계로 가는 준비와 희망의 날들이 계속되었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가자면 바다를 점프하여 나가야 한다 물론 북쪽접경에는 소련과 중공이 있었으나
이들 국가는 이념을 달리했기 때문에 ...
홍콩 공항에 도착 3시간 체류했는데 영어로 방송되는 말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옆에서는 속도 모루고 무슨 소리냐고 계속 물어왔다
새롭게 접하는 모든 환경은 나 하나를 추스르기에도 힘들었다
옆에서 나에게 큰 기대를 걸며 잘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계속 물어보는 옆사람의 모습읗 보면
웃음이 절로 나곤 했다
이것이 내가 유학시험 준비 과정으로 코라아 헤럴드에서 1년 공부한 것을 생각할 때 내 영어실력은
한심스럽기 그지없었다.
방콕 공항에 내리니 훅하고 무더운 공기가 숨막히게 닥아왔다
대사관 직원이 나와서 나를 안내하여 seafood market에 들려 생선과 야채를사고 그곳에서
요리를 부탁하여 근 3시간 식사를 하고 호텔 숙소로 가서 짐을 풀었다 다음날은 시장에 들려
간단한 취사도구 쇼핑을 예정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PS. 네팔의 아름다운 날들을 생각하며 < series 8/N>로 계속됩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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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1.02.0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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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1.02.03 22:10
자서전을 쓰고 싶어하는 나이가 되었지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글로 또는 말로 이야기하고 싶을 겁니다. 모두 자기나름대로 하고싶은 쌓인 이야기가 많을테니까요.
최종봉님 자서전도 재미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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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봉
2021.02.04 23:53
영호형, 동연님!!
어제는 만물이 겨울 잠에서 눈을 뜨는 입춘 이었습니다 입춘대길,건양다경 !!.
과거의 아름다운 날들을 랜덤으로 회상하는 글에 대해 언제나와 같이 의미있는
배려와 삶의 용기를 주신 댓글 반갑고 즐겁고 기분 좋습니다
과거는 모두 잊었다. 나는 미래만 보고 있다 --에디슨
I don’t think of the past.
The only thing that matters is the everlasting present
춤과 노래가 본업은 아니라도 일생을 춤추며 노래하며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떻게 보면 본업이 아니면서도 마음이 내킬 때 춤추며 노래하며 사는 편이 춤과 노래를
생업으로 일생을 사는 사람보다 훨씬 행복할 것 같다. 어쩌다 나는 외교와 춤추며 살게됐다
처음 서툴겠지만 외교관으로 밟아야하는 스텝을 하나씩 하나씩 익혀 나가기로 작정했다
그러면서 내가 외교와 춤추는 것이 아니라 외교가 춤추는 속에 휘말리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만 그렇게 싫지는 않게 느껴졌다
흔히 외교는 주고받는 흥정을 하면서 조금주고 많이 받는 기술이라고 하는데 춤을 잘추면
그런 흥정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게 된다.그리고 그런 춤을 추는 것이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니고 때로는 참으로 힘들고 말할수 없이 괴롭기도 할 것이다 ( 망상으로 횡설수설 하였습니다)
영호형, 동연님!!
어설푼 글 읽어주신 영호형 그리고 동연님께 고맙습니다
삶의 의욕을 북돋아주신 두분의 후덕 잊지않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매사 건승하세요!!
-
이태영
2021.02.05 08:48
최형의 자서전 진지하면서도 재밌네요 다음 글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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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봉
2021.02.06 20:15
태영형!
오랜만에 뵈니 한층 반갑고 즐겁습니다
형께서 올리시는 작품 감상하며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배려 넘친 댓글,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받겠습니다
환절기에 건강 챙기시고 매사 건승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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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보람으로 가슴 가득했던 지난날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생생하게 떠올리고 계시는구려.
참으로 소중했던 날들이였소 . 종봉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