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미안한 일"
2020.03.12 15:41
[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미안한 일
둔해 알아먹지 못하고 이것저것 보기 좋은 것 많습니다. 막 밀고 올라오는 것들입니다. 끄집어 당기는 햇빛입니다. 개운한 바람입니다. 그 덕에 깊숙이 잠겼던 미소도 오랜만에 번져 올라옵니다. 저절로 저절로 그리합니다. 순리의 세계로 들어가니 그리합니다. 나도 무언가 밀고 올라온 듯 대견합니다. 이쯤 되면 보이는 모든 것, 느낌의 모든 대상이 너나없는 한 백성입니다. 어라, 좀 이른 듯싶은데 개구리가 있습니다. 성질 급한 놈입니다. 도망은 커녕 덤벼들 자세입니다. 짐작으로는 '성을 내며 따지는 게 틀림'없습니다. 대단히 '미안한 일'입니다. '좌선'을 방해한 거지요. 순간 '늙은 두꺼비'가 되어 눈을 맞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미물들 속에서 함께 미물이 되어 보는 공부는 어떨까요? 흉한 욕망의 악다구니를 피해 무릎을 땅에 대보는 것은 어떨까요. 소중한 '말씀'이 거기 있지 않을까요?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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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0.03.12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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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3.12 23:11
둔해 알아먹지 못하고 뒷목만 긁습니다.
봄날 하루,
함께 미물이 되고 싶은 마음, 돌처럼 굳었던 매말랐던 땅 뚫고
막 밀고 올라오는 튜립 새순이 됩니다.
끄집어당기는 햇빛을 향해 깊숙이 담겼던 미소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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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0.03.13 07:07
미한한 일, 참 아름답고 간결한 시로군
개구리 특유의 모습을 보고 이런 시를 그려낸다니
글을 쓰는 분들의 순간의 아이디어가 부럽네
실수가 다시 연습을 반복하는 계기가 되니 오히려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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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3.13 09:07
여기 저기 봄 소식이 전해오지만 봄을 향한 마음은 아득히 멀어...
훈장의 너그러움이 마음을 달래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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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20.03.13 14:33
'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열독하는 독자입니다.
오늘은 개구리를 앞세운 봄이 주제로군요.
둔해 알아 먹지 못한다 나는 뒷목만 긁는다 눈만 꿈벅거린다.
재미있는 표현, 재미있는 개구리 그림을 보며 봄은 이미 와 있네요.
우리의 마음에...
한강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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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3.13 19:54
아 그러시군요?
저도 자주 읽어보는 편이지만 열독하는 독자는 못되지요,ㅎㅎ
뜻밖에 개구리 한 마리가 좌선을 하고 있는데.
미쳐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미안한 마음이 생겨납니다.
봄날 하루 미물과 함께 미물이 되어보는공부를 해 봅니다.
흉한 욕망의 악다구리를 피해 순리의 세계에 들어와
한 백성이 되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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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0.03.14 00:01
봄처녀 노래와 함께 봄의 소식을 개구리로 맞이하게 되는군요.
"장석남의 시로 가꾸는 정원" 을 무척 좋아 하시는군요.
저도 동기생님 덕분에 재미있게 읽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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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3.14 09:06
장석남의 시로 꾸는 정원을 좋하한다기 보다 그냥 자주 읽어보는 편이랍니다.
왜냐구요? 이젠 긴 장문의 글은 게을러서 읽기가 싫어졌답니다.ㅎㅎ
분홍 매회꽃 송이 고운자태 파란 하늘에 아름답습니다.
동기생님 봄 소식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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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호
2020.03.14 15:54
투박함을 잔뜩 머금은 순수함으로 시를 써 내려가는 장석남 시인을
사귀고 싶네요. 그만은 못해도 얼추 먼발치 까지라도 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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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0.03.14 16:49
허허 성 박사, 어인 욕심이 그리 크단 말이요?
法古創新의 정신으로 山川의 깊은 뜻이 담긴 被寫體를 涉獵 하시며
藝術에 버금일 수 없는 寫眞을 자랑하고 계시지를 않소이까?
마음만 계시면 성 박사야말로 먼 발치가 아니라 바로 그곳에
곧 가까이 가고도 남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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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하루, 미물들 속에서 함께 미물이 되어 볼까요?
튤립 새순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함께 들풀이 되어 보았습니다만
미물은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삽화가 참 재미있습니다.
<봄처녀>>노래도 듣기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