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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핀 꽃 한 송이’ 김수철

2020.03.19 17:09

김동연 조회 수:211

 
 
김필규님이 카톡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언젠가 김수철님을 한 번 만난적이  있어서
너무 반가운 나머지 급히 이 좋은 소식을 여러분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동아일보에 난 기사를 조금 편집했습니다.)
 
 

         ‘못다 핀 꽃 한 송이’ 김수철,

                     생애 첫 공로상 “국악공부 40년 후회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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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남산에서 레이저가 내려옵니다. 이게 31빌딩으로 발사되면 웅장한 클래식 테마가 짜자자잔!

  • 이제 레이저는 63빌딩으로 갑니다. 국악 장단 등장! 빛은 다시 63빌딩에서 쌍둥이빌딩으로. 테마는

  • 뉴에이지풍으로 바뀌죠. 자, 모든 빌딩 옥상엔 50대의 스피커를 설치…. 빛이 남산으로 돌아갈 때!

  • 록이 합류하고 모든 장르가 융화돼 ‘콰과광’ 때려 부수는 겁니다!”

  • 1987년, 경기도 모처에서 비밀리에 열린 ‘서울올림픽 전야제’ 연출 회의. 당시 30세의 음악가가

  • 도면을 설명하자 좌중이 웅성거렸다.

  • “‘이 모든 장면은 헬기 8대를 띄워 상공에서 중계한다!’ 그러니까 미친놈 소리를 들은 거죠. 흐하.”​
    16일 오전 만난 김수철(63)이 파안대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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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입에서 금방이라도 “치키치키차카차카”가 쏟아져 나올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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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철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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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 중요한 건 아직도 제가 그 꿈을 안 버렸단 거예요. 히히”

  • 그는 “코로나19와 싸우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 사태가 호전돼 국민에 희망을 주는 공연이 열린다면

  • 87년에 구상한 저 연출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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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철9.jpg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생애 첫 공로상 받은 김수철

 

      김수철이 생애 처음 공로상을 받았다. 지난달 열린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다. 그는

     “과대평가해주시니 큰일 났구나  싶다”고 했다.

 

     ‘못다 핀 꽃 한 송이’ ‘젊은 그대’ ‘정신 차려’ ‘나도야 간다’ 등 숱한 히트곡. 국내 최초로 100만 장 이상 팔린

    사운드트랙인 영화 ‘서편제’를 비롯해 ‘황천길’ ‘팔만대장경’ 같은 국악과 서양음악의 만남. 애니메이션 ‘날아라

    슈퍼보드’ 음악. 1986  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 월드컵 등 국제 행사 음악…. 김수철이 새긴

    궤적은 경부고속도로처럼 장쾌하고   미스터리 서클처럼 신비롭다.


     “국악 공부를 한 지 올해로 꼭 40년이에요.  대금 소리 발견하는 데만 10년이 걸렸죠.”

 

 

김수철3.jpg

 

 

 

     2002년, UN본부 총회의장에서 10분 넘는 ‘기타산조’를 뿜어낸 순간을 그는 못 잊는다. 코피 아난 당시 UN

   사무총장을  비롯해 각국 대표자들을 앞에 두고. 그해 낸 ‘기타산조’ 앨범에 장고, 대금, 가야금과 12현 전기

   기타의  대화를 담았다.   기타로 산조에 도전한 것은 1986년부터다.


     “국악 신작을 녹음할 때마다 긴장과 기대가 교차했어요. 이 분야에서는 롤모델이 없었으니까요. 억지 접목이

    아니라 진짜  조화를 원했거든요,”     

 

김수철4.jpg

 

 

  • 스스로 꼽는 대표작은 ‘황천길’(1989년)과 ‘불림소리 마’(1992년). 그는 “황천길은 태평소를 컴퓨터 음악과

  • 붙여 솔로 악기로 끄집어냈고, ‘불림소리 마’는 국악 타악을 주연으로 세운 뒤 외국 타악까지 아우른 것으로서

  • 평생의 보람된 작곡이었다”고 돌아봤다. 김 씨는 ‘팔만대장경’(1998년)을 작곡하며 말로 먹던 술, 하루 몇 갑 씩

  • 태우던 담배를 똑 끊었다. 취미라곤 음악뿐. 이날도 오전에 기타 연습을 두 시간쯤 하고 나왔다고 했다. 솔직히

  • 외롭지만 이 길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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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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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에 쌓인 신작이 앨범 20~30장 분량은 돼요. 빌딩 한 채 없는데 음악 빌딩은 무지하게 쌓았죠. 포크,

  • 록,  솔,  클래식…. 장르별로 10년간 신작을 낼까 해요.”


  • 진짜 빌딩을 사뒀다면 초저녁에 갑부가 됐을 터다. 1990년대 초, 국제행사에서 억대의 작곡료를 받았다.
  • 100억 대에 김수철 음악 전곡의 권리를 사겠다는 ‘회장님’도 있었다.

    “작품 하나 내면 1, 2년간 두문불출해 공부하고…. 그게 저의 자양분이었어요. 세상 돌아가는 데 밝았다면

  • 음악가가 아니라 사업가가 돼있을지 모르죠.”

    그는 요즘 케이팝의 선전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아쉽다고도 했다.

    “너무 우리 것이 없어요. 잘 보존된 전통문화를 이 시대의 언어로 재창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김 씨가 요즘 가장 몰두하는 것은 ‘동서양 100인조 오케스트라’ 작품.  세계에 없는 편성. 지휘와 전기기타

  • 연주를 병행할 작정이다.  발표할 여건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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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철7.jpg

     

     


    그는 일찌감치 반골이었다. 최근 EBS ‘싱어즈-시대와 함께 울고 웃다’에 출연해 ‘못다 핀 꽃 한송이’가 고

  • 함석헌 선생(1901~1989)을 향한 곡이라 밝혀 화제가 됐다.

  • “‘한 송이 꽃이 될까’(‘내일’)는 원래 ‘차라리 돌이 될까’였어요. 가사의 90%가 사전심의로 바뀌던 시절.

  • 늘 흑백에 머리가 잘려나간 사진으로 점철한 앨범 표지에도 저의 성향이 반영됐죠.”

  • 그는 TV 음악의 달인이다. ‘사랑이 뭐길래’ 등 드라마 음악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 방송~’ 하는 KBS 채널 시그널을 비롯해 여러 방송사의 수많은 뉴스 음악을 만들었다. 이쪽 이력은 아는

  • 이가 많지 않다.  “몇 초짜리 뉴스 시그널이 20분짜리 대곡보다 만드는 데 더 오래 걸립니다. 객관성과

  •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니까요.  그만큼 명예로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  

    지난해에는 한국무용협회가 40주년을 맞아 한국 무용 음악 대표작으로 그의 ‘불림소리’를 뽑았다.

  • 음악에 미쳐 달려온 인생, 혹여 후회나 미련은 없을까.

  • “좋아하는 것에는 후회가 없어요. 현실과 상관없어요. 오늘 열심히 한다, 이 얘기밖에 드릴 것이

  • 없어요.”

     

  • 임희윤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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