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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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sitting
2011.08.19 22:22
휴가를 간 이주동안 딸과 사위가 출근하는 동안에 손주들을 봐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Half Timer으로 은퇴한 덕분에 기꺼이 응낙할 수 있었다. 시간이 넉넉하니 궂이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어 더욱 여유롭다. 우선 다섯살, 세살 반, 15개월 반짜리를 아침을 먹인 후 큰아이 둘을 함께, 혹은 각각 Gym Class와 Summer Nature Camp에 데리고 다니고 먹이고, 책 읽어 주고, 낮잠 재우고, 밖에 나가 데리고 놀고, 손주들 낮잠자는 틈에 혼자 동네 공원을 한바퀴 걷고 아이들이 깨면 데리고 나가 공도 던져 주고 그네도 밀어 주고 동네 산보도 데리고 다니다 보면 딸과 사위가 올 시간이 된다. 할미와 함께 하는 Full Time Job이다. 둘째 주에는 Summer Camp가 끝이나서 동물원과 Children's Museum엘 데리고 가기도 했는데 겨울이 긴 미네아폴리스에도 사람은 살게 마련, 듣던데로 많은 도시안의 건물들이 Sky Walk으로 연결되어 있어 밖에 나가지 않고 찻길 건너지 않고도 사방으로 다닐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재가 되었다 . 손주녀석들은 지칠 줄을 모른다.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솟아 오르는지! 우리 아이들 클때도 그랬던가? 아닌것 같은데...아니면 우리가 늙어서 그런가? 워낙 Baseball Fan인 사위는 마침 진행되고 있던 Boston Red Sox와 Minnesota Twins의 씨리즈 게임에 온 신경이 쏘여 있다. 신기한 것은 다섯살짜리 손자가 제 아빠와 짝이 맞아서 서로 스코어와 선수들의 상황을 주고 받고 아침마다 신문이 오면 제일 먼저 스포츠난을 열고 전날 게임 결과를 첵크하는데 시합 결과만이 아니고 어느 팀의 어느 선수가 어느 inning에서 어쩌고 저쩌고 하며 주절대는 데에는 입을 벌리고 쳐다 보지 않을 수 없다. 나야 워낙 Baseball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손자녀석의 설명을 듣다 보니, 또 손자와 대화를 주고 받으려니 어느틈에 나도 야구광이 되고있지 않는가! 마침 사위가 노는 일요일에 Chicago 의 White Sox와 Twins Game이 있다고 손자와 셋이 Ball park엘 가자고 한다. 내 생전에 처음 가는 프로 야구게임이다. 더위가 한창인 삼복 여름인데도 아랑곳 없이 관중들이 자리를 메꾸고 Pop Corn이며 Hot Dog, Ice Cream이 불똥 튀듯 팔리고 축제 분위기이다. Audio, Video Entertainment Program도 놀랍도록 다채롭고 다양하다. 어쨋건 손자녀석 덕분에 생전 처음으로 야구장에서 프로 야구 게임 구경을 했다. 아쉽게도 Twins가 형편없이 졌지만 승부에 별로 개의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재미있는 건 한 밤중에 진행되는 Boston Red Sox와의 네번째 씨리즈에서 Twins가 모처럼 이기고 있으니까 사위가 흥분하여 자는 손자녀석을 깨워서 서로 주고 받으며 게임을 함께 보는거다. 싱글 벙글하며 흥겨워 하는 그 모습이라니! 열흘간 아이들 다친데 없이 아무 탈없이 임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엔 몸은 다소 피로해도 마음이 풍만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한 동네에 사는 큰딸네 아이들이 수시로 이모집엘 드나 드니 장보기도 바쁘고 겨우 세발짝도 못 떼고 뛰뚱 넘어지던 막둥이 외손자를 열심히 걸음마 연습시킨 보람에서인지 지가 준비가 되어서인지 여하튼 겁내지 않고 뛰듯이 걷게 되었고 둘째는 training wheel을 떼어 달라고 졸를 만큼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를 타고 큰 손자녀석은 야구 연습이 너무 재미있어서 할아버지가 지치는 줄도 모른다. 집으로 오는 길에는 밀워키에 들려서 특이한 현대건축양식으로 유명한 미쉬간호반에 날렵하게 날개뻐친 듯 앉은 밀워키 뮤지움을 둘러 보고 다음날 쉬카고를 지나며 중부시장에 들려 김밥과 참외며 밑반찬등 한국음식 장을 두둑히 보고 오니 소풍다녀 오는 기분이였다. Half Retired Life가 가져 온 여유로울 수 있는 할아버지, 할미 생활, 이번 주말에 골프 샷만 맞아 주면 더 무얼 바랄 것 있으랴.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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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1.08.19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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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영
2011.08.19 22:22
김. 조박 올 여름 베케션을 뜻있게 손자들과 보내는 모습 잘 보았다네.
손자들이 건강히 잘 자라니 얼마나 행복한가 두분도 건강하기를 기원
하면서 멀리서 박수를 보낸다네.
밀워키 이름만 들어도 반갑다네, 1988년 시카코에 출장가서 택사코의
안내로 오일 파이프라인 따라 밀워키 까지 안내 받아 가봤다네 그곳에
기억은 독일인들이 많이 와서 산다고 하드군 그래서 독일 스타일 집들
많아 신기하게 생각하였다네 기후가 독일 자기 고향 기후와 비슷 하다나. -
연흥숙
2011.08.19 22:22
조성구님, 조부와 손자사이에 야구이야기가 재미있을것 같군요.
저도 옛날에 큰 딸이 중학교때 야구를 좋아해서 따라갔는데, 집에서
내가 본 딸이 아니더군요. 신나게 응원하는 모습 참 귀엽지요.
사진과 글이 조용하면서 맑고 좋습니다.
사모님곁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 어깨 너머 아이들,
마지막 사진 두장 모두 좋습니다.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
박일선
2011.08.19 22:22
두 분 큰일 하셨습니다.
"Story Time" 사진이 너무 멋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하라고 하면 못하시겠지요? -
하기용
2011.08.19 22:22
* 제일 밑의 사진 두 장이
가장 맘에 듭니다 .... 브라보 ! -
권오경
2011.08.19 22:22
한폭의 동화를 보는 것 같다. 승자야. ㅎㅎ.
박물관의 생김이 아주 멋들어져유..하하하..웃고 또 웃자. 하하하.. -
김영종
2011.08.19 22:22
벌써 또 보고 싶어 지셧을 텐데 ㅎㅎㅎ
매일 이라도 아이들과 놀고 싶은 마음이니
아마도 아이들 에미는 할배가 기피 인물 일듯 ????
글 과 사진 보면서 우리 아이들 생각 만 하였답니다 -
김승자
2011.08.19 22:22
여기서 아이들 듣지않게 하는 농담이 있어요.
"아이들이 오면 와서 좋고, 가고나면 가서 좋다."라고. ㅋ ㅋ
어쩌다 한번씩 할 일이지요.
더구나 부모가 어딜 가고 없으면 못할거라고 고개를 절래, 절래,
아이들 키우는 때가 따로 있나봅니다.
그저 데리고 놀다가 제 에미, 애비에게 돌려보내는 재미나 봐야지요. -
김동연
2011.08.19 22:22
나는 아주 오래전에 손자 손녀 키워 주었는데
지금은 다 잊었어, 승자야.
아이들에게 이야기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너무 이뿌다. 이모가 아니냐? -
최경희
2011.08.19 22:22
할미,할배의 즐거움을 망낏했구나.!!
손주에 둘러있는 네 모습이 행복의 극치다.!!!
박물관의 모습들 깨끗하면서 아주 현대적이고 멋있다. -
김영은
2011.08.19 22:22
아이들에 둘러 쌓여 책 읽어 주는 할머니,
여유롭게 유모차를 밀어 주는 할아버지,
그림같이 예쁜 며칠을 보내고 왔구나. 힘은 들지만!! -
김숙자
2011.08.19 22:22
아이들 자라는 모습이 너무 예쁘지
할아버지 할머니 역활 하기도
만만하진 않아 집에 돌아와서 몸살은
안 났는지. -
박성순
2011.08.19 22:22
건강하고 행복하신
두분
사진으로 손주들과 함께 계심을 보니 너무 좋네요
건강하세요 -
김승자
2011.08.19 22:22
여러분들의 친절한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한가지, 뒤늦게 수정합니다.
제일 마지막 사진은 마침 열리고 있는 특전중 작품중에서 찍은 것이라
제작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뜻이 생각보다 심오한 작품이네요.
중국의 현대 작가 Yue Minjun의 설정 조각품(Installation Sculptural Art)인데
일제히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모습의 시민들 모습을 Xian의 terra cotta 무인들에
비유하였군요. 진지한 얼굴 표정 대신에 천진하게 일률적으로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얼굴로
"see no evil, hear no evil, speak no evil"을 야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해설합니다. -
신승애
2011.08.19 22:22
요지음엔 미술관 자체가 예술품이라고들 하더니만
MAM, 그 건축물이 대단하구나.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보고 놀랐었는데
MAM도 그에 못지않네.
행복한 두 babysitter여, 그 행복 영원하여라. -
김승자
2011.08.19 22:22
내가 MAM을 제대로 소개하지 못했는데 햇볕을 가리는 blind가
나르는 날개, 활짝 편 돛처럼 하루에 두번씩 펴진다고 하는데
마침 무슨 고장이 있는지 당분간 작동을 못하고 있었어.
가장 sexiest museum으로 평을 받은 기발한 건축물,
Spanish architect의 작품, 10주년을 맞이 한다고 해.
쉬키고에서 한시간 좀 넘게 북으로 떨어져 있는 치즈고장.
승애, 건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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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진도 좀 찍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인사회에 가서 배울 수 없으니
웹 페이지에 올리는건 wife의 신세를 질수 밖에 없습니다. 조성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