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릉의 박물관을 만나다, 구리 동구릉
2017.06.07 12:29
태조의 건원릉부터 가장 늦게 조성된 추존 문조와 신정황후의
수릉까지 9기 17위를 모셨다. 건원릉을 조성한 뒤 능이 하나씩 늘어
'동오릉' '동칠릉'으로 불리다가, 1855년 수릉을 조성하면서 동구릉이 되었다.
4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조성되다 보니 왕릉이 변하는 과정이나 문석인과 무석인,
병풍석과 혼유석 등 조형물의 서로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봉분 하나에 한 분을 모신 단릉, 왕과 왕비를 함께 모신 합장릉,
봉분이 2기인 쌍릉, 정자각 하나를 중심으로 봉분이 다른
언덕에 있는 동원이강릉 등 형태도 다양하다.
건원릉과 휘릉, 혜릉은 단릉이고, 수릉은 합장릉, 원릉과 숭릉은 쌍릉,
현릉과 목릉은 동원이강릉이다.
경릉은 조선 왕릉 가운데 유일하게 봉분 3기가 나란히 배치된 삼연릉이다.
조선 왕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역사문화관을 둘러보면 왕릉과 조선의 역사가 좀더 쉽게 다가온다.
추존 문조의 능인 수릉을 가장 먼저 만난다.
문조는 조선 23대 순조의 아들로 22세에 요절했다.
학문과 예술 분야에 재능이 뛰어나 효명세자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 이영(박보검 분)이 바로 효명세자다.
수릉에 이어 만나는 현릉은 조선 5대 문종과 현덕왕후가 잠든 동원이강릉이다.
《국조오례의》에 따라 만든 첫 번째 능으로, 선대의 능보다 검소하다.
조선왕조를 개창한 태조의 능이고, 조선 왕릉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건원릉은 규모가 크고 조형물도 웅장하다. 봉분 위로 거칠게 자란 억새가 인상적인데,
고향을 그리워한 태조를 위해 태종이 함흥 땅의 흙과 억새를
가져다가 덮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목릉의 형태는 어떤 것일까요?"라고 물었는데,
한 사람이 "동원삼강릉이오"라고 해서 한바탕 웃은 일이 있다고 한다.
동원이강릉은 다를 이(異)에 언덕 강(崗) 자를 써서 정자각을 중심으로
다른 언덕에 조성된 능을 말하는데, 목릉이 세 언덕에 봉분이 있고
다를 이(異) 자를 두 이(二)로 잘못 이해했기 때문에 생긴 일화다.
조선왕조에서 가장 오래 재위한 21대 영조와 계비 정순왕후가 잠든 곳이다.
원래 17대 효종의 능이 있던 자리인데,
석물에 틈이 생겨 여주 영릉으로 옮기면서 원릉으로 조성했다.
원릉에서 나오면 삼연릉인 경릉, 단릉인 혜릉, 쌍릉으로 조성된 숭릉이 차례로 이어진다.
이들도 사람인지라 지극한 사랑도 있었고 시기와 질투도 있었다.
살아서는 뜻대로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죽어서는 그러지 못했다.
건원릉의 태조는 계비 신덕왕후 곁에 묻히길 원했으나 건원릉에 홀로 남았고,
영조 또한 정비 정성왕후가 있는 홍릉에 묻히길 원했지만 계비 정순왕후와
함께 원릉에 잠들었다. 가장 행복한 왕을 꼽으라면 헌종이 아닐까 싶다.
정비 효현황후, 계비 효정황후와 나란히 경릉에 잠들었으니 말이다.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와 3시에 문화재 해설 안내를 한다.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한강을 끼고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산 곳곳에 1500여 년 전 고구려의 군사시설인 보루가 있다.
장수왕이 남하 정책으로 한강 유역을 점령한 475년부터
한강 유역을 다시 빼앗긴 551년까지 고구려가 남긴 흔적이다.
아차산 일대 보루군(사적 455호)은 우리나라에 몇 안 되는 고구려 유적으로 가치가 높다.
특히 4보루는 복원되어 고구려의 웅장한 기상을 마음껏 상상해볼 수 있다.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촬영한 고구려대장간마을에는 아차산
고구려유적전시관이 있다.
아차산 일대 보루군에서 발굴된 투구와 도끼날, 마구인 등자와 재갈,
구절판, 밑바닥이 평평한 시루, 쇠스랑, 삽날 등 고구려 유물을 전시한다.
특히 아차산 4보루를 재현한 공간에는
일자형 온돌, 저수 시설, 배수 시설, 대장간 등이 갖춰져
이곳에서 군사들이 자급자족하며 한강을 경계로 대치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물을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아차산고구려유적전시관은
꼭 가봐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고구려대장간마을에서는 최근 드라마 <마녀보감>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어 10월 방영 예정인 <사임당, 빛의 일기>를 촬영했다.
초입의 가파른 오르막과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풍광은 오를수록 더욱 장쾌해진다.
산등성이에 이르면 아차산 5보루, 2보루, 6보루, 3보루를 거쳐 4보루가 나오고,
6보루를 지나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담기는 전망대가 있다.
시야는 잠실종합운동장부터 관악산, N서울타워, 인왕산, 북한산 인수봉까지 거침없다.
성곽이 복원된 아차산 4보루로 정상에 올라서면 가장 뛰어난 풍광이 펼쳐진다.
고구려대장간마을에서 아차산 4보루까지 왕복 2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이 고만고만한 거리에 있어 둘러보기 편하다.
구리타워는 지상 100m 높이에 전망대와 레스토랑이 들어서
구리시 일대를 조망하기 좋다.
이웃한 구리시곤충생태관에는 곤충전시관과 나비전시관이 있다.
특히 나비전시관은 나비의 일생을 관찰할 수 있도록 생태조건을 최적화한 곳이다.
남방부전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별선두리왕나비 등 남방 계열 나비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에 사는 나비가 태풍에 떠밀려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
나타나는 미접(길 잃은 나비)을 만나는 공간이다. 특히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우화해 나비가 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흥미롭다.
구리한강시민공원에는 10월이면 코스모스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강 변에 흐드러지게 핀 하얀색·분홍색·자주색 코스모스가 장관이다.
코스모스 길을 따라 산책로와 포토 존이 마련되어 초가을 정취를 맘껏 즐길 수 있다.
<당일 여행 코스>
구리 동구릉→고구려대장간마을→아차산(고구려대장간마을~아차산 4보루)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고구려대장간마을→아차산(고구려대장간마을~아차산 4보루)→장자호수공원→돌다리곱창골목
둘째 날 / 구리 동구릉→구리타워→구리시곤충생태관→신·재생에너지홍보관→구리한강시민공원
관련 웹사이트 주소
구리시 문화관광 www.guri.go.kr/brd/board/1045/L/menu/2091
동구릉(조선왕릉 홈페이지) royaltombs.cha.go.kr
고구려대장간마을 gbv.guri.go.kr/main/goguryeotown
구리타워&신·재생에너지홍보관(구리시 자원회수시설 홈페이지) guritower.guri.go.kr
구리시곤충생태관 www.guribugs.go.kr
문의전화
구리시청 문화예술과 031)550-8353
구리 동구릉 031)563-2909
고구려대장간마을 031)550-2363
구리타워 031)550-2880
구리시곤충생태관 031)551-8816
신·재생에너지홍보관 031)553-2282
구리한강시민공원(구리시청 공원녹지과) 031)550-247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잠실역 6번 출구에서 1115-6번 버스 이용, 동구릉 정류장 하차, 약 50분 소요.
[지하철] 경의중앙선 구리역 2·3번 출구 롯데백화점 정류장에서
2-1·10-5번 마을버스 이용, 동구릉 정류장 하차, 약 15분 소요.
* 문의 : 서울특별시 교통정보센터 http://topis.seoul.go.kr
자가운전 정보
서울외곽순환도로 구리 IC→구리·태릉 방면 진출→100m 직진, 동구릉으로 좌회전→동구릉
숙박 정보
호텔아프리카 : 구리시 안골로57번길, 031)566-3256
호텔팝 : 구리시 안골로57번길, 031)555-5556
부티크호텔 여기 : 구리시 체육관로172번길, 031)557-7900
식당 정보
두메골 : 한정식, 구리시 동구릉로, 031)573-5558
어랑추 : 고등어조림, 구리시 동구릉로, 031)568-6866
황가네밥상 : 갈치조림, 구리시 동구릉로, 031)555-8509
시골산장 : 옻닭, 구리시 벌말로70번길, 031)557-9638
골목안채 : 낙지볶음, 구리시 경춘로, 031)569-2665
시골식당 : 동태탕, 구리시 검배로15번길, 031)551-1113
주변볼거리
장자호수공원, 돌다리곱창골목, 광개토태왕비, 신·재생에너지홍보관, 망우산묘역, 구리 명빈묘
· 글, 사진 : 문일식(여행작가)
· 기사 제공 : 한국관광공사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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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17.06.0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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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17.06.07 21:51
왕릉의 박물관 구리 동구릉에 가서 코스모스를 들판을 보려면
가을을 기다려야겠습니다. 귀 홍보영상물 재미있게 보았으니 홍보 성공입니다.
커피도 맛있게 마셨으니 구리 동구릉을 꼭 방문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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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송
2017.06.08 09:38
두분 모두 커피를 맛있게 드셨다니 다행입니다.
인사회에 자주 참석치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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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흥숙
2017.06.15 15:42
어릴 때 소퐁은 그냥 김밥먹으러 갔었나봐요.
아차산은 제가 다닌 경동국민학교 일학년, 이학년에
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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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찬찬히 읽어도 비슷한 어휘로 뚜렷하게 구별이 힘드네
건원릉 봉분위에 자란 풀을 보고 오해를 했는데 내용을 읽고나니 억새풀의 무성함을 이해했어
얼마전에 이문구 동문이 올린 고구려대장간마을이 역사적 가치가 대단하네
오늘 모처럼 나와서 뒤풀이로 커피 스폰서를 해줘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