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서울사대부고 가을 여행기(노년의 인생이 황혼에서 아름답다)
2017.11.01 12:10
2017년 춘계 여행을 가지못한 아쉬움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여 오던 참에 드디어 2017년 10월 25일
가을 테마여행 일정이 확정되었다.
문자로, 동창 회보를 통해서 이미 소식을 알고 있었지만 며칠 전 총무 홍승표한테서 참가여부를 묻는 문자가 날아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불문곡직 오케이! 내일이 벌써 2017년 10월 25일 서울사대부고 11회 가을 여행을 가는 날이다.
나는 시골 고향 소백산자락 한 반도의 내륙 오지 경북 영주에서 평생을 한 인생,
꿈도 없이 단조로운 일상의 생업 속 에서 연탄 공장이라는 작은 기업을 가업으로 경영하는 낙으로 위안삼아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따라 나이를 들어가며 지내고 있는 처지인 지라 당일 상경하여
아침 8시 50분에 여행 출발지인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반포 경남 아파트에 살고있는 딸 아이 집에 가서 하루 밤을 지내고 아침에 출발 예정지인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에 가면 안성맞춤이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날은 쾌청하고 기온은 섭씨 20도를 오르 내린단다. 여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다,
그런데 도대체 우리나라 굴지의 대 기업에서 이런 일이 다반사라니? 자정이 넘도록 야근을 하는 것은 일상처럼 되어 있단다.
사위 아이가 밤 2시가 가까워서 퇴근해서 집에 왔다.. . 밤 2시에야 겨우 잠 자리에 든 사위를 깨우기가 너무 안스럽고
미안해서 딸 아이한테 콜 택시를 부르라고 했다.
아무리 청년 실업이 엄중한 현실이지만 소위 글로벌 규모의 대 기업에서 저토록, 젊은 이들을 혹사(?) 시키고 있다니?
시골에서 평생을 한가롭게(?) 살고 있는 나에게는서울 생활이 여간 힘들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마음 속에 깊이 느껴진다.
아들 교육에 메달려 맞벌이를 하고있는 딸 아이가 마음이 쓰이는지 한 마디 건낸다.
아빠 오늘 나도 아침에 회사에서 회의가 없으면 아빠 모셔 다 드릴 수 있는데 …. 아서라!
예야 신경 쓰지마라, 내 마음도 편하고 너희도 괜찮고, 5분이 체 않되서 콜 택시가 도착했다.
현대백화점 주차장 까지는 20분 도 안 걸릴 거리다, 갑자기 딸 아이가 아빠! 오늘은 택시비는 제가 낼 게요.
도착해서 택시비가 더 나오면 아빠 돈으로 채워 넣으세요. ㅎ.ㅎ, 현금 만원을 주면서 손을 흔들며 구경 잘 하시고 내려가세요.
하고, 몇 번이나 뒷 걸음으로 가다가 뒤돌아 종종 걸음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어찌나 착하고 귀엽게 느껴지는지,
기특하구나. 자식 노릇 하겠다고 집 앞 도로까지 기어이 따라나왔다가 뒤 돌아가는 뒷 모습이…,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청명한 가을 날씨 만큼이나,.
누군가가 나에게 작은 축복이라도 보내고 있는 걸가?
주차장에 도착하니 택시비가 일만 일천 원 이란다. 주머니에서 카드를 꺼내다 말고 나는 깜짝 싶었다. 아니지!
그러면 우리 딸의 착한 마음을 무시하는 나쁜 아빠가 될게 아닌가?
제가 일부러 애비에게 택시비를 주었는데 그 돈으로 내어야지 ! 카드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
지갑에서 천원 한 장을꺼내서 딸이 준 만원 한 장과 합해서 일만 일천원을 택시비로 기분 좋게 지불하고
해 맑은 날씨 만큼이나 상쾌한 기분으로 주차장으로 들어서니 벌써 친구들은 먼저 와 버스 2대에 나뉘어 타고 대기중이다.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친구들과 대충 인사를 나누고 우리를 실은 버스2대는 드디어 번잡한 서울시내를 빠져나와
시원한 고속도로 위에서 오늘의 여행 목적지인 포천 아트 밸리와 산정호수를 향해서 달렸다.
모두들 고희의 나이를 지나 팔순을 바라보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때로는 무거웠던어깨의 짐을 ,
때로는 찬란했던 가슴의 명패를 훌훌 내려놓고 ,떼어놓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60년전의 티 없는 순수한 세월로빠져 들어가면서 차창 밖으로 흐르는 자연의 아름다운 가을 날의 풍취에 젖어 들어간다.
드디어 첫 목적지 포천 아트 밸리 ,
기암 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폭포수의 장관은 우리들의 눈 길을 모으고
주위를 둘러 싸고 있는 높지 않는 산 등성이에는 모닥불처럼 번져가는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모두들 다투어 가을에 물든 자연의 아름다운경관을 ,삼삼오오 앉아서 담소하고있는 친구들의 정다운 모습을,
담고있는 동안 벌써 시간은 그침없이 흘러 시장기가 살며시느껴지는 정오를 지나 1시를 향하고 있었다.
음식점의 명소 이동 궁전갈비 집으로 이동하여 달달한 양념 갈비와 술 잔을 건내면서
즐거운 점심시간을 지나 약간의 막간을 이용해 휴식을 가진 후
마지막 여행 목적지 산정호수로 넘어왔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가을의 풍경은 그야말로 절정을 이루어 우리들을 반갑게 기다리고 있었다.
단풍은 가을 볕에 데인 듯 빨갛게 물들어 있고
가을 오후의 따가운 볕은 눈부신 은빛 윤슬을 잔잔한 호수위를 흐르게 하네.
호숫가 양지 밭엔 함초롬이 피어 있는 코스모스, 가을 잠자리 유혹하고
건너 편 그늘진 솔 숲은 새 단장을 뽐내는 단풍을 부러워하듯 고적하고 고졸하다.
가을 쾌청한 날 고요한 산정 호수의 물결처럼 한가롭고 여유로이
즐거운하루를 소중하게 보낸 53명의 노년의 인생은 황혼에서 아름답다.
이렇게 우리들은 2017년 10월 25일서울사대부고 11회 가을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53명을 실은 2대의 버스는
잠실역에 무사히 도착해 어둠이 서서히 내리는 오후 5시30분경 각기 즐겨웠던 시간을
가슴에 새기며 아쉬운 작별로 소중한 하루를 추억 속으로... 끝.
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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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7.11.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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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1 20:23
일선이! 나 역시 자네를 만나면 반갑고 자네가 대단하게 느껴진다네. 더욱이시골의 단조로운 일상 속에 묻혀 살아온 나에겐
아마 모든 지구 촌의 문화와 인종 습관 경관 들을 섭렵할 수 있는 자네의 그능력이 어디에서 나왔을가? 그져 감탄할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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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
2017.11.01 19:53
수필가처럼 자연스레 흐르는 문장에 담긴
솔직한 감정이 마음에 감동으로 와 닿네 그래.
코스모스와 폭포 두 장의 사진도 작가 작품같이 느껴지는군.
오늘 인사회에서 즐겁게 어울렸는데 내 사정으로 인사도 못하고
먼저 와서 미안하이.
서로 건강하게 지내다가 다시 반갑게 만나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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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1 20:47
이 교수 잘 가셨는가? 늘 반갑게 대해주니 고맙지 뭔가?
미운 놈은 아무리 이뿐 짓을 해도 밉살스럽기 그지없는 것이 사람의 심정이지,
날 곱게 봐줘서 감사해. 이 교수
건강이 이젠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서로 절감하면서 유의해서 자주 만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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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17.11.01 20:08
황영호님 글솜씨는 알고 있었지만 글 속에 사진을 넣는 방법은 새롭고 멋집니다.
가을 소풍 다녀오신 소감과 코스모스와 폭포가 참 잘 어울립니다.
사부님이 안오셔서 실망하셨겠지만 그래도 공부시간에 열심히 하셔서
멋진 작품 올리신 것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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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1 21:00
고와워요, 김동연님 오늘 유치원생 데리고 수고가 아주 많으셨어요.
늘 용기를 불러넣어 주시니 머뭇거리다 가도 앞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부가 없는 만큼 또 다른 소득을 주셨으니 즐겁고 반가웠지요.
축하 받을 작품은 아니지만 글 속에 사진 삽입은 봉사(장님) 팔맹이에 참새가 맞았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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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2017.11.01 21:41
글과 사진모두가 멋있게 균형을 이루어 名品이 되었습니다. 노력하고 배우는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것 같아서 마음든든 합니다.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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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2 09:51
아이구 엄 군수님 , 이제는 사부로 모시겠습니다.
사부께서 극찬(?)을 보내니 좀 민망한 기분이나 용기를 얻게되니 고맙소.
앞으로 좋은 사부 되어주시기 기대하겠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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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창섭
2017.11.02 12:49
말씀은 고마우나 우리는 同門受學하는 관계임을 잊지말고
서로 격려 하면서 열심히 배워나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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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17.11.01 21:43
어쩜 글쏨씨가 그리도 좋으신지 읽을때마다 수필집을 읽는 기분입니다.
먼곳에서 다니시느라 따님도 자주보고 좋으시겠어요.
사진도 작품같습니다 코스모스가 하늘 하늘 맑게 빛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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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2 10:39
언제나 따뜻한 말씀으로 과찬을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이은영님,
그래요 우리 딸이 아주 착해서 자주 들러보면 좋겠는데 시골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마음 뿐일때가 있어 아이들 한테 좀 미안할 때가 있지요.
요즈음은 여기저기 우리 동창들 모임 덕분에 서울 구경을 자주 하게 되네요.
더구나 서울 가는 길이 동서울이다 보니 늘 이웃 사촌생각을 하게되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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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7.11.01 22:14
가을 볕에 익어가는 맑은 가을 낮을 점점이 채색하신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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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2 11:00
김승자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조 박사께서도 건겅하시지요?
모처럼 시골에서 올라와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친구들과 반갑게 어울려
가울 좋은 날 야외에서 즐거운 하루를 적어보고 싶었지만 않되네요.
김승자님의 수려하고 아름다운 글이 늘 기다려지는데 왜 안 올려 주시지요?
자주 올려주시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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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호
2017.11.02 12:05
오랫만에 보는 정다운 얼굴들중에 황사장을 보고
그 먼데서 어렵게 여행에 참가한 열성에 감동 하였네.
단체사진 찍을때 참가인원이 줄어가는구나... 아쉬웠어요.
건강하고 오래 살아 우리들 인연을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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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2 13:05
항상 깊은 정을 보내주는 성 박사에게 고맙게 느끼고 있어요.
멀리 있어도 한결같은 마음에 감사하오.
맞아요 성 박사, 친구들이 하나 둘 우리 곁을 떠나가는 것을 보니
이제 우리들의 나이가 인생의 황혼이고 계절이라면 가을이고 하루라면 저녁 노을같구나 하는 생각이드니
나도 같은 생각이 나구려, 남은 인생 성 박사 지론처럼 건강하고 품위있게 즐기고 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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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표
2017.11.02 19:48
멋진 글, 아름다운 사진이 어울어져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하네.
멀다 않고 참여해줘 고마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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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2 21:56
내가 고맙지,
항상 잊지않고 시골에 있는 나 한테 보내는 승표 자네의 각별한 정은
60년전 우리가 교실에서 나누던 그 우정 그대로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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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은
2017.11.02 23:04
테마 여행의 하루를 잔잔하고 정감있게 그려 주시니
저도 한마음 되어 뒤 돌아 보고 흐믓합니다.
꾸밈 없는 선~한 웃음 띄며 나타나신 어제 인사회에서도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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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3 08:58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 수있어서 저역시 흐믓하고 즐거운 기간이였지요.
김영은님 을 뵈올때 마다 젋은 시절 고향에 사시다가 떠난 정들었던
고향사람을 만나듯이 향수같은 기분을 가지지요. 늘 따뜻하게 대해주시니 감사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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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17.11.03 19:42
영호, 내가 외국여행을 가는 바람에 수요 인사회에서 만나지 못했어 미안하네
실은 영호의 글이 조금 늦어서 기다렸는데
오늘 멋진 글, 사진을 보고 감탄을 했네... 기다린 보람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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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3 20:36
어! 태영이 , 잘 갔다왔구먼?
지난 수요일 난 자네가 외국여행 가는 줄도 모르고 p.c 까지 준비해서 올라갔지,ㅎ
내 옆 자네 자리가 텅 비어 있지 뭔가? 그 바람에 동연님이 고맙게 부역을 해 주어 덜 서운했지,ㅎㅎ
다음주 시간이 되면 올라갈가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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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17.11.04 06:05
다음주 언제라도 좋으니 만나야지 기다리겠네
동연씨와 상의해서 연락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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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흥숙
2017.11.07 15:52
먼곳에서 사는 사람으로 이심전심으로 읽었습니다.
한장의 사진으로 멋진 이야기가 다 함축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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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7 21:31
그래요, 연흥숙님 항상 깊은 마음으로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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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경
2017.11.08 19:29
황영호님 세종대왕께서 참으로 기뻐하시겠습니다.
우리 한글을 이렇게 멋지게~!!! 그 날의 일기를 읽게 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더불어 코스모스 뒤에서 반짝이는 은빛윤슬! 지금도 찰랑이고 있겠지요? 쨩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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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17.11.08 22:43
세종대왕께서 이 시골에 묻혀사는 촌놈이 대견해 기뻐해 주신다면 태여난 보람이 있지요.
권오경님의 칭찬 만으로도 감지 덕지 이지요. 감사헤요 권오경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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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영주 시골 신사 황영호를 자주 보게 되어서 기분이 좋다. 요새 젊은 세대가 그렇게 힘들게 일하는 줄 몰랐네. 덕분에 나라가 그나마나 지탱되고 있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