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카고에서 바라보는 미시간호와 토론토에서 바라보는 온타리오호는 분명히 호수이지만 그 크기가 광대무변하고 바람이 일으키는 성난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호수라기 보다는 바다로 보이기 십상(十常)이다. 한편 밴쿠버의 Coal Harbour에서 바라보는 Burrard Inlet(灣)은 분명 북태평양의 한 자락이지만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날때 보이는 얕은 조류의 흐름을 제외하고는 항상 고요하고 잔잔하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바다인지 호수인지를 확인하기 일쑤이다. 그런데 이 호수같아 보이는 바다가 없었다면 밴쿠버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계속해서 뽑힐수 있었을까?
English bay에서 Burrard inlet의 가운데로 반도처럼 뻗어나온 Stanley park 뒷쪽에서 아름다운 사장교(斜張橋)인 Lions gate bridge가 절반쯤 자태(姿態)를 보여주고 있고 그 너머로 최상의 ski장을 머리에 이고 있는 밴쿠버의 3대 명산(名山), Cypress, Grouse, Seymour에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밴쿠버 최고의 주택지인 West Vancouver와 North Vancouver가 그림같이 펼쳐저있다. Burrard inlet의 동남쪽인 South shore에는 여름철에 하루에 5-6척 정도의 Cruise유람선들이 그 위용을 자랑하듯 10,000-15,000명의 관광객들을 쏟아내고 있는 부두가있고 또 호주의 시드니항의 상징인 조개 모양의 오페라하우스에 비견(比肩)되는 10개의 백색 돛모양의 지붕이 아름다운 전시및 컨벤션쎈터인 Canada Place, 그리고 지난달에 준공한 새로운 Vancouver Convention Center는 그 규모도 엄청나지만 친환경도시의 진면목을 보여주듯이 그 넓은 지붕 전체를 천연잔디로 덮었다. 새로운 명물이 탄생한 것이다. 새로운 Convention Center에서 Stanley Park의 입구에 이르는 약2km의 바닷가에는 지난 7-8년간 지은 30-50층 짜리 최현대식 condominium과 호텔들이 줄지어 늘어서있고 그 뒷쪽으로 도심의 중심인Vancouver downtown이 자리하고 있다.
내가 살고있는 콘도의 발코니 아래쪽에 있는 비행장에서 하루종일 뜨고 내리는 수상비행기(Sea plane or Float plane)와 그 너머로 유유하게 항해하는 유람선들을 내려다 보고 있노라면, 문자 그대로 금석지감(今昔之感)을 아니 느낄수가 없다. 20-30년 전만해도 우리들에겐 "그림의 떡" 이었던 유람선이나 수상비행기를 이용하는 우리 교포와 여행자들이 부쩍 늘어난것을 보며 우리가 지난 30-40년동안 이루어 놓은 성취를 기회 있을 때마다 칭찬하는Obama대통령의 웅변을 통하지 않고서도 실감할수 있기 때문이다.
밴쿠버의 예찬론자들이 말하는 맑은공기, 깨끗한 물, 아름다운 경관, 온화한 일기, 마음껐 운동 할수있는 공원들 이외에도 제가 이도시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도심의 구성이 아주 아기자기하고 간결하게 짜여있어 생활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이내에 은행, 관공서, 콘서트홀, 밴쿠버 아트갤러리, 한국총영사관, 쇼핑몰 그리고 중요한 식당들이 모두 자리하고 있어 차를 타고 이동할 필요가 없으니 특히 나 같은 초보운전자에겐 그야말로 "딱"이다. 또 인구의 약40%를 차지하는 아시아이민자(중국계가 28%)들 때문에 중국식을 필두로 일본식, 한국식, 월남식및 동남아식등 우리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음식을 도시의 어느곳에서나 손쉽게 먹을수있다. 음식 가격도 세계의 어느 대도시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 바닷가에는 격조 높은 서양식 bistro들이 즐비하여 바다에 떠다니는 요트, 유람선, 수상비행기, 그리고 바닷가를 산책하는 온갖 사람들을 바라보며 간단히 한잔 하거나 아침이나 점심등을 즐길수 있다. 그중 사람 구경이 제일 재미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밴쿠버 생활을 활기롭고 윤택하게 해주는것은 Stanley Park이다. 밴쿠버에 있는 2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들 중에 군계일학격인 Stanley Park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약130만평 규모의 urban park로 공원을 꽉채운 100년이 넘은 삼목(杉木)과 전나무류(類)인 Douglas Fir와 Hemlock Spruce등의 키다리 나무들(보통 30-50m이상)이 고대 신전의 기둥들 처럼 하늘을 향해 그 적갈색 위용을 자랑하며 서있고 그 사이로 쏟아저 내리는 금빛 햇살이 비추는 수백종의 각종 나무와 수풀과 꽃이 어우러진 숲속을 걷자면 하늘은 보이지도 않고 그저 달콤한 공기, 숲의 향기와 아름다운 새소리가 반겨줄 뿐이다. 현재 지구상에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열대우림인 아마존강 유역과 더불어 온대우림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다는 서부 카나다의 British Columbia에서 미국의 Alaska에 이르는 광대한 온대우림의 마지막 자락을 마음껏 즐기고 있음은 큰 행운이라 하겠다. Stanley Park를 일주하는 산책로는 한쪽은 공원의 나무숲을 다른 쪽은 태평양을 끼고 걸을수있는 해안가 길로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에서 출발하여 공원을 일주하면 약12km의 거리이다. 뱅쿠바에 있을때면 거의 매일 빼먹지 않고 이 길을 걷는다. 작년에 스페인의 순례길 "Camino de Santiago"-800km에 도전 할때도 이곳에서 몇달을 준비 훈련을 한 셈이다. 지난 7월11일 토요일 오전 5시 30분, 바닷물이 빠진 Stanley Park해변에 마침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받고 carpet처럼 아름답게 펼처진 진초록색 바다 이끼를 카메라에 담으려고 뛰다가 그 아름다움에 홀렸는지 넘어저 장딴지의 근육이 파열되어 911에 구조요청하고 ambulence에 실려 응급실 신세를 젔다. 다행이 아키레스건은 무사하여 수술은 피했으나 지난 주말까지 목발을 짚어야 거동할수있었다. 나이 생각하고 조심 또 조심 해야하는데.
5년전에 이곳으로 은퇴를 한 까닭은 밴쿠버가 은퇴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이유 이외에 나와 밴쿠버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5년전 이곳에 도착하여 아내와 같이 Stanley Park를 처음으로 산책하면서 밴쿠버수족관, Totem pole광장, 할렐루야 포인트(Hallelujah Point) 그리고 첫번째 등대를 지나면서 바다 건너로 보이는 North Shore에 수출을 하기 위해 야적(野積) 되어있는 유황(硫黃)과 Wood Chip(나무를 잘게 자른 제지용 원료)를 아내에게 보여주며 내딴에는 깊은 감상에 빠저 눈시울이 촉촉해젔다. 35년도 더 지난 1970년도 초에 아내와 어린 아들 둘을 단간방에 남겨놓고 자원무역을 하겠다고 뛰어 다닐때 처음으로 내가 교역했던 품목에 바로 눈앞에 보이는 부두에서 선적했던 유항과 Wood Chip도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평생을 자원교역(資源交易, Commodity Trading)에 종사한 까닭인지 자원의 보고(寶庫) 카나다의 최대의 수출항으로, 석탄, 유황, 구리, 아연, 알루미니움, 닉켈등의 지하자원을 위시하여 석유제품, 종이, 펄프, 목재와, 밀, 보리, 생선, 과일및 소고기등의 농산물등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역동적인 밴쿠바항(港)을 바라보면 부럽기도하고 가슴이 뛰기도 한다. 부존자원(賦存資源)이 거의 없는 나라에서 자원교역을 업으로 삼고 우리가 산업화 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구하기 위하여 지구의 방방곡곡을 뛰어 다니던 시절이 주마등같이 스처가기 때문 이다. 세계 구리 총생산량의 30%를 생산하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은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 쪽으로 2,000여km나 떨어진 고원의 사막이고, 파푸아 뉴기니의 구리광산은 아직도 식인종들이 있다고 알려진 Star Mountain에, 인도네시아, 필립핀, 호주, 페루, 멕시코, 남아연방등의 비철금속 광산이나 탄광들도 모두 오지(奧地)에 자리하고 있어 그곳에 접근 하기는 힘들지만, 막상 도착해서 지천(至賤)으로 널려있는 자원들을 바라보며 부럽기 그지없었다. 특히 석탄을 비롯한 몇가지의 광물은 노천광으로 그냥 포크레인으로 트럭에 퍼담은면 그만이라 지하 수백미터씩 내려가서 채굴하는 강원도식의 "막장"은 없었다.
세계는 지금 치열한 자원전쟁을 치루고 있다. 총체적인 자원부족, 각종 테러위협으로 인한 생산활동 위축, 중국, 인도등 인구 과밀국가들의 자원소비 증가, 자원부국(富國)들의 자원의 무기화, 다국적 자원재벌회사들의 독과점 등으로 국제정치의 판도가 가공할 무기가 아닌 천연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냉전체제로 바뀐지 이미 오래다. 우리와 형편이 비슷한 일본은 이미 30-40년전 부터 막강한 자본력을 갖고있는 종합상사등을 통하여 필요한 각종 자원을 확보해 왔으며,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자원수출국에서 하루 아침에 자원수입국이된 중국은 지난 10년동안 정부의 최고 지도자들이 직접 자원 생산국들을 방문하며 총력을 경주(傾注)한 결과로 많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 이란에 $700억을 투자하고 필요한 자원을 확보한것이나 아르헨티나의 석유회사를 인수한것도 좋은 예라 할겄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자원회사인 Rio Tinto사를 인수합병 하려다가 실패하자 이회사 직원 4명을 뇌물제공및 기밀유출 혐의로 체포하여 세계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것도 중국이 얼마나 자원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이들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자원확보는 지지부진 하다. 세계적인 규모의 동(銅)제련회사와 아연(亞鉛)제련회사를 가지고 있으면서 변변한 자체 광산을 하나도 소유하지 못하고 있으며, SK(유공), GS칼텍스(호남정유), S-Oil(쌍용)등 국제규모의 정유사는 있으나 자가유전은 거의 가지고 있지 못하다. 최근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무총리에게 "자원총리"라는 이름을 붙여가면 노력했지만, 그 성과는 실망 스러울 뿐, 특히 혈맹(血盟)이라는 특수관계를 내세우며 확보했던 북부이락의 유전개발 지분(持分)도 중앙정부의 veto로 물거품이되었고, 카작스탄과 체결했던 광물확보 계약도 무산되었단 소식이다.
한편 민족자본이 취약한 우리나라는 선진국과의 금융자본시장에서의 경쟁에서도 언제나 underdog의 입장에서 벗어 날수가 없다. 하기야 1961년 5.16혁명후에 시작된 1차경제개발 계획도 일본에게서 굴욕적으로 받아온 청구권자금 $3억 plus alpha로 시작한 형편이었으며, 그 후에도 산업화를 위한 거의 모든 투자가 해외에서의 차입금에 의존할수 밖에 없었으니 냉혹한 국제금융재벌들의 농간에서 헤어나기가 힘들다. 더우기 화폐발행권을 가지고있는 은행들을 소유하고있는 금융자본가들이 자의(恣意)로 통화의 팽창과 수축을 계속하면서 경제의 거품과 긴축을 유도하며 이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기는 한, 해외에서의 차입금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거의 속수무책이라 하겠다. 1990도에 시작 되었던 일본의 소위 "잃어버린 10년"도, 1997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각국에 밀어 닦첬던 외환위기(IMF위기)도 또 작년에 미국에서 시발된 sub-prime mortgage 사태도 이들에 의해 과도하게 쌓였던 음모성 거품이 일시에 빠지면서 발생한 급작스러운 신용경색(국가및 개인)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사태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민족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를 괴롭힐 것이다.
"사랑보다도 인간을 더욱 농락 시킬수 있는겄은 돈 밖에 없다"라는 옛 말이있듯이, 더욱 많은 돈을 손쉽게 벌고싶은 탐욕 때문에 유혹에 걸려들기 쉬운 인간의 어쩔수없는 취약성을 노리는 금융사기는 장구한 역사를 가지고있다. 1770년대 초에 프랑스의 재무장관(루이 15세때)으로 부임했던 스코트랜드인 John Law(1671-1729)는 인류 최초로 투기를 통한 주식투자로 자신은 물론 수많은 투자자들을 불과 몇개월만에 엄청난 부자로 만들어 주었다가 불과 얼마후에 모두를 쪽박을 차게 만들어준 사람이다. 증권투자의 거품이 무었인지, 벼락경기(boom and bust)가 무었인지, 투기의 끝은 어디인지를 John Law라는 천재(?)가 300년전에 후손들에게 자세히 가르처 주었으나 탐심(貪心)에 눈이 어두어진 어리석은 후예(後裔)들은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고 있다. 최근에 와서도 1980년 중반에 일어났던 미국인 Michael Milken의 "Junk-bond(위험도는 높은 고수익 주식+채권) trading", Ivan Boesky의 inside trading(내부자거래), Nick Leeson이라는 한 직원이 파생상품 거래로 입힌 손실때문에 당시까지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Barings Bank(1762-1995)가 한순간에 파산한 사건 그리고 최근에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Charles Ponzi 수법으로 $500억의 손실을 입히고 150년 형을 언도 받은 Bernard Madoff의 사건에 이르기 까지 그 끝이 없는듯하다. 국내에서도 사건의 규모는 적으나 꾸준하게 노력하기(drudgery)보다 투기(speculation) 한방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패가망신한 인사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이점은 국가나 개인이나 마찬가지 일겄이다. 금융산업이나 천연자원산업의 뒤에는 언제나 금(金)이 버티고 있다. 금은 모든 화폐의 마지막 교환 수단으로 쓰여 왔고 천연자원의 꽃도 금이다. 석유도 검은황금이라 부른다. 그런데 금이 태생적(胎生的)으로 지니고있는 이중적인 아우라(Aura)인 부와 권력 그리고 탐욕과 폭력성 때문에 인류가 황금을 추구하는 탐욕을 버리지 않는한 금은 인류에겐 축복이며 동시에 저주라고 할겄이다.
민족자본(民族資本)과 자연자원(自然資源)이 태부족(太不足)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모두 합심하여 40-50여년전 처럼 허리띠를 질근 동여매고 죽을 각오로 달려 들어도 냉혹한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을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고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울하기만 하다. 소고기수입반대 촛불데모, 용산역 철거민 방화사건, 전직대통령 자살사건, 북한의 핵실험 강행, 비정규직 노동자문제, 미디어법 개정문제등 끊이 없는 반목과 투쟁으로 영일(寧日)이 없다.
5,000년 역사속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중국에 큰 소리 치며 살아온 지난30-40년이 자랑스러웠다. 실제로 우리는 중국의 선망의 대상 이었으며, 그들의 role model 이었다. 이제 그 알량한 자산을 다 까먹고 잊지 않는가? 무섭게 쫓아오는 인도나 중국에게 우리의 자손들이 다시 업신여김을 받게된다면 그 죄값을 누가 치루어야 될까?
오늘은 Stanley Park를 걷는 중에 비가 내렸다. 길에 우산이나 우비를 입은 사람은 없다. 가랑비가 촉촉하게 얼굴울 적셔주어도 그냥 맞겠다는 마음으로들 걷는겄 같았다. 나도 그 중에 한 사람이다. 홀로 사색하며 걷는 길에 파도소리도 실컷 들을수 있고 경치구경, 사람구경도 실컷 할수있다. 조수가 빠진 바닷가의 파란 이끼가 햇빛에 반짲반짝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갑자기 고려시대의 학자 목은(牧隱) 이색(李穡)의 시조가 생각나서 조용히 읊어 봤다.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끝.
B.C.주의 요청으로 石炭資源 조사차, 당시 광업진흥공사 사장이 단장.
상공부 자원조사과 1명. 포스코 2명. 한국전력 2명. 광진 2명 계 8명이
벵쿠버 공항에 내려 B.C.주 자원조사국장의 안내로 영화에서나 보던
으리으리한 식당에서 B.C.주 정부관료 8명과 마주보며 만찬과 한담을 ...
벵쿠버에사 제일 좋은 호텔에서 첫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새벽 4대의
고급 승용차로 방문한 곳이 Stanley Park 의 멋진 공원 산책.
그 후로 몇 번 방문 했지만 지금도 아련히 생각납니다.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