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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망고...

2010.07.20 09:41

이신옥 조회 수:182

 









또 망고 (7-2010)






야이 ~~~~
망고가 인기는 있나보다.  망고 이야기를 하니 전부들 입을 열었네.
금방 들은 정보에 의하면 서울에선 망고가 아주 고급 과일로 부페식당에나 가야
두어쪽 얻어 먹는다고.  누구 약 올리느냐는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내년부터는 망고가 나오면 아예 싸들고 서울로 가서 팔아야겠다.
여비도, 서울 체제비도 충분히 떨어질것 같다.


우리 동네는 옛날에 망고 과수원이였던것을 밀어내고 집을 지었다.
그래서 거의 집집마다 망고 나무가 있는데 우리는 세 나무, 우리 앞집은 열두 그루나
있단다. 우리 남편은 순진하게 집을 짓고난 다음에 사람들이 망고나무를 심은거라고
우겨서 논쟁을 했다. 여기가 공산주의 치하도 아니고 다들 개성이 뚜렷한데
누가 망고 나무 심으란다고 일제히 심을것 같아요?  어림도 없어요.


필라에 사는 우리 후배님 하나가 아침에 망고 이야기를 읽자마자 전화를 했다.
남편이 오면 자기가 관광을 시켜 주거나 점심이라도 사겠단다.
싫다고, 무슨 그런 폐를 끼치느냐 극구 사양했더니 나중에 슬쩍 하는 소리가
망고 하나 얻어 먹으려고 그런단다.  ㅎㅎㅎ
남편은 커다란 망고 한 짐에다 또 이 후배 준다고 서너개를 따로 들고 갔다.
내 동생 용한이(15회) 동기라니까 남편도 기꺼이 만나보고 싶은 기색이였다.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집은 1992년에 남편이 잠간 한국 가있는 동안 내가 샀다.
물론 동의는 얻었지만. 그래서 이것저것 집에 문제가 있을때마다 남편은 나를 탓하는데
우리는 그때 마당에 망고 나무가 있는지도 몰랐다.


사월말에 이사를 했는데 그해 8월에 커다란 태풍이 와서 집이 다 망가졌다.
집 앞에는 갑자기 시커먼 흙탕물이 흐르고 집안은 부서지고, 깨지고, 천정은 새고.
난리통 속으로 꼭 육이오 사변을 다시 보는것 같았다.
창문 유리는 산산조각이 났고, 풀은 커다란 웅덩이가 되어 밤이면
개구리 소리 요란한데 그해에 망고가 무지 많이 열렸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멍하니 있으면 익어서 떨어지면서 터져서 마당이 전부
오렌지 색으로 벌레는 꼬이고, 억망이였다.
옆집의 고등학생 녀석은 마당 한구석으로 망고를 보울링하듯 던져서 커다란 봉분을
만들어 놓았다. 차라리 길가에 내 놓았으면 다른 사람들이라도 집어다 먹을터인데...


우리집에는 망고 나무가 겨우 세개인데 오래되고 커서 많이 나온다.
 차츰 요령이 생겨서 남편은 망고 따는 길다란 채를 만들었다.
탁 떨어져 깨지기전에 따서 남들도 주고 얼리기도 한다.
어느해는 200불을 받고 망고를 나무째 팔았다.


여름마다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원불교 훈련을 하는데 이 망고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시기가 운좋게 딱 맞으면 생과일을 들고 가지만 그렇지 못할때는 수건으로 몇겁씩
싸서 얼린것을 가지고 갔다. 망고가 아주 큰 선물꺼리가 되었다.


그런데 생것과 얼린것을 다 맛본 교무님들이 요청을 했다.
될수있으면 얼린것 말고 생과일을 가져오라고.
누구는 그게 더 맛있는줄을 모르나?  Timing이 안 맞으니까 그렇지.
 修道하는 사람이 우리가 무거워 찔찔매는건 생각도 않고 얼린것, 생것 가린다고
나는 속으로 흉을 보았다.


망고가 쏟아져 나올때마다 나는 무척 감사하면서도 도덕적인 부담감을 느낀다.
육이오 사변때 배고팠던 기억 때문에 조그만 조각 하나도 허술히 버릴수가 없다.
다시 또 그런 끔찍한 벌을 받을까 무섭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적게 나오는 해라도 줏어다가 남도 주고, 벗겨서 얼리는 일이 너무 고되다.
이제야 농사꾼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조금 이해할것 같다.


어떤 중국 아이가 말하기를 자기 시어머니가 그랬단다.
이런 과일 나무는 징그럽게 일이 많으니까 집에 심는것이 아니라고.
그러나 나는 그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정반대로 집 안팍이고 길거리고
전부 이런 과일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거리에 과일 나무가 지천이라
누구든 따 먹을수 있으면 이 세상이 천국 비슷이라도 할것 같다.


그 무서운 태풍이 지나간후 집 앞에 심었던 참 나무( Live Oak) 가 십여년 잘 크더니 죽어버렸다.
"Flowers outside, fruits inside" 라는 通念을 무시하고 나는 오렌지 나무를
그 자리에 심었다.
무럭무럭 잘 커서 누가 따 먹던 오렌지가 잔뜩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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