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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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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13일, 토요일, Petropavlosk-Kamchatsky, Hotel Edelveis




(오늘의 경비 U$56: 숙박료 950, 점심 300, 버스 10, 10, 10, 식료품 125 *환율 $1=25 ruble)




캄차카에서의 첫날밤인 어제 밤은 잠을 잘 잤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9시가 넘었다. 옴스크에서 왔다는 룸메이트 젊은이는 아직 자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서 화장실을 다녀오고 물을 끓여서 커피를 만들어서 마시면서 침대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젊은이가 후닥닥 일어나더니 세수를 하고 나서 짐을 챙겨서 “다스피다냐” 하고는 가버린다. 오늘밤엔 새로운 룸메이트가 들어올지 모르지만 당분간 나 혼자다.





나는 늑장을 부리다 보니 아침 11시가 지나서 공짜로 주는 아침도 얻어먹지 못했다. 가지고 있던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12시 반쯤 나갔다. 어제 밤에 내리던 비가 아직도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다. 버스를 타고 야마토 일식집과 인터넷 카페가 있는 Planeta Shopping Center로 갔다. 부슬비와 함께 안개가 자욱이 끼어서 앞이 잘 안 보인다. 이런 날에는 비행기도 못 뜨겠다. 왜 공항이 시내에서 30Km나 떨어져있는가를 이제야 알겠다. 아마 공항이 있는 곳은 안개가 덜 끼는 곳인 모양이다.





인터넷 카페부터 가보니 문이 잠을 쇠로 잠긴 채다. 문에 무어라고 써 붙여놓았는데 알 도리가 없다. 일식 음식점 “야마토”에서 점심을 들었다. 메뉴를 보니 초밥과 생선회는 너무 비싸서 덜 비싼 세트메뉴 점심을 선택했다. 젊은 웨이터가 영어를 좀 했다. 어제 밤에 이곳에 도착해서 영어를 하는 사람을 벌써 네 사람이나 만났다. 지금까지 다닌 러시아 도시와는 너무나 차이가 난다. 웨이터에게 이곳은 영어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왜 그러냐고 물으니 아마 관광지라 그럴 것이란다. 캄차카가 관광지란 말인데 처음 듣는 소리다. 생각보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점심 후에 갈 곳이 마땅치 않아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1번 버스를 타고 레닌 광장에서 내려서 근처에 있는 바닷가 구경을 하고 다시 1번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바닷가에 가니 안개가 좀 걷혀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항구에는 배가 몇 척 보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한산한 항구였다. 과연 여기서 알래스카로 가는 배를 찾을 수 있을까? 이 도시 풍경은 다른 러시아 도시와는 많이 다르다. 허다 못해 Yakutsk나 Magadan에도 유럽 풍 건물이 많았는데 이곳에는 전혀 없다. 그래서 미국이나 남미의 어느 항구 도시를 보는 것 같다.





이 도시를 다니는 버스는 전부 한국에서 가져온 중고 버스다. 버스에 “불편 신고는 ...” “남이 바쁠 때...” 등등 한국어로 된 사인이 그대로 붙어있다. 남의 나라 중고 버스를 사다 쓰는 러시아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한국 중고 버스인 것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





호텔이 있는 건물 한쪽에 대형 수퍼마켓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왜 “슈퍼마켓”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발음하기 어려운 “슈퍼”가 아니고 쉬운 “수퍼”인데.) 들어 가보니 금방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너무나 많다. 모두 맛있어 보인다. 내일부터는 점심을 사먹지 말고 이곳에서 음식을 사서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에 데워 달래서 호텔에 가지고 와서 먹어야겠다. 아침은 호텔 식당에서 먹고 저녁은 호텔 방에서 “도시락” 라면으로 간단히 먹으면 되고 점심 한 끼는 잘 먹어야 한다.





호텔에 혹시 인터넷이 있나하고 여자 직원에게 물어보니 내 컴퓨터가 있으면 돈을 내고 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있단다. 반가워서 내 컴퓨터를 가져와서 직원과 같이 해보니 무슨 문제인지 인터넷 접속이 안 된다. 건물에 인터넷 카페가 있다고 해서 가보니 인터넷이 안 된단다. 왜 안 되느냐고 물어보니 영어를 조금 하는 주인같이 보이는 친구가 인터넷을 제공하는 회사에서 인터넷을 꺼버린 것 같다며 내일 와보란다. 무선 인터넷도 그래서 안 되었던 것인가?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고, 정말 인터넷 한번 하기 힘 든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용납이 안 되는 일이겠지만 이 나라에서는 보통 일인 모양이다. 인도에서 전기나 수도가 나가는 것이 보통 일인 것과 마찬가지다.





오늘은 그저 푹 쉬기나 해야겠다.









내가 묵고 있는 Hotel Edelveis는 밖은 초라해 보이지만 안은 깨끗하다










시베리아 여행 동안 지겹게 봐온 레닌 동상은 오늘로 마지막이다









날씨 때문에 우중충해 보이는 Petropavlosk-Kamchatsky 시내 전경



이 도시 버스는 모두 한국에서 온 중고 버스다




이 도시에서 제일 비싼 음식점은 한국 음식점인데 러시아 "마피아" 소유란다 











호수는 오리들의 세상이다











멀리 불을 환히 킨 두 척의 배는 무얼 하는 배인가?









오가는 배들이 좀 보이는데 내가 타고 베링 해협을 건너서 알래스카로 갈 수 있는 배는 있을까?











해변에는 모래 대신 자갈밭이다









항구 시설은 매우 빈약해 보인다









산에는 단풍이 아직 남아있는데 안개 때문에 우중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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