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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사촌 두 친구 이야기

2012.07.23 00:51

신승애 조회 수:285


 

이야기 하나.

 

 


나는 아침마다 요구르트를 먹는다. 오경이가 씨를 주어 잘 보존하며 오래동안 먹고 있다.

 

그런데 며칠전 교회의 한 친구로 부터 요그르트 씨를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어제 아침으로 먹을 요구르트를 준비하면서 나는 생각하였다." 오늘 이것을 좀 나누어줄가?

 

아니야, 나누어 주기에는 좀 적어. 다음에 새로 만들어서 주자" 하고 나는 남은 요구르트를

 

홀랑 다 먹어버렸다. 아 글쎄, 나의 씨까지 다 먹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좋은가? 이런 바보,바보, 바보.......

 

오경에게 전화를 했다. 당장 가지러 오란다. 고마운 이웃 친구.

 

나는 2분만에 달려갔다. 나의 집에서 오경이네 집까지 내차로 2분이면 간다.

 

 

 









 

 

 

이야기 둘

 

 


여기는 권오경의 집 베란다.

 


내가 오경의 아파트에 들어갔을때 베란다에는 작은 나무탁자와 작은 의자 두개가 있었고(사진에 있는 탁자와 오경이가 앉아

 

있는 의자. 내가 앉아있는 의자는 다른 것이다) 그 탁자위에는 저 작은 커피메이커(높이 15cm, 직경 5cm 정도) 하나만이

 

 달랑 놓여 있었다. 내가 물었다. "얘, 저 작고 앙징맞은 것이 뭐니?" "에스프레소 커피 만드는 거야. 오래전에 미국에서 산

 

 아주 구식이란다. 내가 와플 만들어 놓은 것 있는데 커피 만들어서 같이 먹을레?"

 

나중에 알았지만 오경이는 그냥 인사치례로 말한 것이었는데 나의 대답 좀 보소, "좋지. 내가 발칸반도에 가서 에스프레소만

 

 마셨거든.그래 커피 마시자." 그래서 오경이는 커피를 만들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베란다에 앉아 있고 오경이는

 

부엌으로 갔다. 우선 원두커피를 갈아야 하는데 커피 가는 기계(그라인더;grinder)가 어디있는지 몰라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연세대 교수인 딸과 둘이서 산다. 기계를 찾기는 했는데 갈아지지가 않아 절절맨다. 내가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부엌으로 가서 기계를 다시 조립하고 해보아도 안된다. 전원을 체크해 보니 플러그가 빠져 있었다. 그래서

 

이제 커피는 넉넉히 갈아 놓았다. 가스불위에 석쇠를 올려놓고 그 위에 커피메이커를 얹어서 가열하며 커피를 만드는데

 

오경이가 이미 커피가루를 조금 넣고 가열을 해 놓아서 기계가 뜨거워져 새로 간 커피가루를 를 더 넣을 수 가 없었다.

 

내가 행주를 두껍게 접어서 기계를 싸잡고 윗부분을 겨우 열어서 커피가루를 더 넣고 물도 아래통에 더 부은후 불에 올려

 

커피를 올려받았다. 이 기계는 희한하게 물을 아래쪽에 부으면 다 된 커피가 위로 올라간다. 어쨋던 이런 야단법석 후에

 


에스프레소가 담긴 작은 유리잔과 와플 접시를 베란다의 탁자위에 놓고 우리는 마주 앉았다. 웃음이 터져나왔다.

 

 

커피냄새 향그럽고 창밖에는 우거진 녹음,

 

우리는 행복하였다.

 


작은 나무탁자와 의자는 오경이가 아파트 쓰레기장에서 줏어온 거라했다. 그 말에 우리는 더욱 크게 웃으며 즐거워하였다.

 

 

 



이야기 셋

 

 


에스프레소는 너무 쓰지않고 적절히 맛있었다. 거기에 홈메이드 와플은 부드러웠고 메플 시럽은 없었지만

 

오경표 과일 잼이 향그러워 더없이 우리는 즐거웠다. 내가 오경집에 가게된 연유에서 부터 에스프레소를

 

만들던 소란스럽던 과정, 줏어온 작은 의자와 탁자 등 뭐하나 재미없는 것이 없었다. 그렇게 웃으며 마시고

 

 먹다가 커피가 다 떨어져 갈 무렵 오경이가 목련꽃 차가 있다 하였다. 좋지, 그차도 입가심으로 마시자

 

하여 목련꽃차를 마시다가 나는 어이없이 잘리어버린 우리 마당의 그 우람한 목련나무를 생각하고 마음이

 

슬퍼졌다. 뿌리가 너무 퍼져나가 우리집 담을 받치고 있는 옹벽이 갈라지는 위험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렇게도 아름답고 고귀한 꽃을 피우던 그 큰 나무를 밑둥에서 부터 몽땅 잘라버린 것이다.

 

그 목련 나무를 나는 심히 서러워 하노라. 그 뿐 만이 아니다 단풍나무 주목 향나무 전나무등등이 어찌나

 

왕성하게 마당 중심을 향하여 공격하듯 돌진해 오는지 마당은 좁아지고 그늘만 넓어져서 금년에 그 모든

 

나무들을 반만 남기고 다 잘라버렸다. 이런 이야기를 실감나게 손짓발짓하며 나는 이야기 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나는 수다스러워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나는 갑자기 베란다 바닥에 있는 스테인레스

 

다라의 물속에 앉아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그 작은 나무걸상에서 타일 바닥에 있는 다라의 물쿠션으로

 

내려 앉아 있었던 것이다. 어머 어머 하며 우리는 또 웃었다. 나는 일어나려 했으나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었다. 친구들이 다 알듯이 오경이는 비실비실 힘이 없는 친구이다. 그러나 그의 그 작은 힘의 도움을

 

받아 나는 물을 줄줄 흘리며 일어났다. 다행히 나는 쿨스판이라는 요지음의 인공소재로 된 원피스와

 

속옷을 입고 있었다. 마른 타월로 물끼를 몇번 씻어내니 완전히 마른옷이 되었다. 분명히 그리 높지는

 

않지만 의자에서 떨어졌는데 딱딱한 타일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물쿠션이 받아준것, 내가 항상 입던

 

면소재 옷을 입지 않아서 간단하게 젖은 옷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모두모두 고맙고 재미있었다.

 

오경이는 전에 그 자리에 있던 제대로 된 의자(사진에서 내가 앉아 있는 의자)를 가져다 주며 앉으라

 

하더니 찍사 아니랄가봐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하다가 떨어진거지?, 나무얘기,

 

그 얘기 다시해 보자, 그럴가? 나는 재미 있어서 그 얘기를 다시 해 보았다. 어쩌다가 떨어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그저 웃웁고 재미있었다. 그렇게 웃다가 우리는 같이 나가 점심먹고 또 웃으며

 

헤어졌다.

 

 


10년은 젊어진 어느 한나절이었다.

 

두고 두고 추억할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그래도 다행스럽게 야구르트 씨는 내 손에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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