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2016. 6.18)
2016.06.19 03:26
보복 운전을 당하고 두들겨맞아 기절까지 한 뉴스를 보고 가슴이 철렁내려앉은 것은 어제 저녁이었다.
택시 기사의 평에 의하면 이 지역 사람들은 교통규칙 잘 지키고 가끔 팁도 준다는 a little bit upper classes 곳
에서 오전 11시경에 목격한 일이다.
소인이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던 건너편 외제 승용차의 운전석 창문
(아주 진한 색으로 썬팅한 창문)이 내려지면서 담배를 낀 손이 슬슬 나오는 것을 무심고 멍하니 보았다.
그런데 이거 왠일인가? 손가락 끝에 있던 담배 꽁초가 아주 조용히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저런, 실수로 떨어트렸나?'했는데 창문이 바로 닫히는 것이 아닌가? 금방 불쾌해지며 내 옆을 훑어보았다.
중학생 또래의 여학생 하나, 어른 두어명이 나와 같이 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행자 신호가 열려, 우리는
건너 가면서 외제차 옆에 다달아 나만 아주 잠시 망설이었다. 그냥 못 본 척 해, 혼을 내, 말아?
큰 용기를 내어 담배꽁초를 주었다.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운전석 창문을 두들겼다.
창문이 내리고 썬 글라스를 쓴 젊은 친구와 그 옆에 비슷한 또래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건널목에서 어린 애들이 보고 있는데 이렇게 꽁초를 버리면 어떻게 합니까? 젊은 양반.' 하면서 꽁초를 건내
주었다. 이 친구는 아무 말도 없이 꽁초를 받았다. 바로 그때 자동차 신호도 바뀌어 차도 움직여 소인도 더 이상
채근을 하지 않고 가던 길로 갔다. 같이 길을 건너던 사람도 그냥 흩어졌다!
이때 만일 젊은 운전자가 차를 세우고 나왔으면 일은 크게 벌여졌을 것이다. 우선 소인이 지방 신문의 기자 신분증을
내밀었을 것이고, 경범죄 운운하면서 112를 불렀을 것이다. 아니면 얻어터지고 기절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시껄렁한 이런 일기도 끝 났을 것이다. 자다 벌떡 일어나 이렇게 쓰고 나니 잠이 올 것 같다. 지금 새벽 3시 반.
댓글 5
-
강창효
2016.06.19 03:26
-
강창효
2016.06.19 03:26
문태보고 돈키호테라고 한마디 했다가 크게 당했네..ㅎㅎㅎ
칭찬으로 알고 감사!! -
박문태
2016.06.19 03:26
인정해주어 고맙다. 진짜 돈키호테가 무엇인지 이참에 알려줄란다.
돈; 돈 많은 사람. 강창효 같은 사람. 진주의 갑부.
키: 키가 큰 사람. 강창효만큼은 커야 하는 사람. 고등학교 때 맨 뒷줄에 앉았으니.
호; 호남인 사람 또는 호걸인 사람. 강창효 정도는 되어야지.
테; 테크닉이 좋은 사람. 여러가지 테크닉을 두루 갖춘 사람.
역시 영어 잘하고, 잘 놀고(골프 싱클에 영국에서 홀인 원을 두번이나 했으면),
반찬 잘하고, 강창효 정도는 되어야 테크닉이 좋다고 할 것이다.
결론은 강창효가 진짜 돈키호테이다. -
김영은
2016.06.19 03:26
몰상식한 짓을 하는 젊은이에게 점잖게
한마디 해 주는 것이 나무나도 당연한 일인데
어른이 없는 요즘 세상이다 보니, 불의를 보고
지적을 한다는 것이 왠만한 용기 없이는 어림도 없지요.
박문태님이야 말로 제대로 어른 노릇하셨습니다.
그러나 봉변 당할까 두려우니 앞으로는 모른척
하셨으면 합니다... 슬픈 현실이지요? -
박문태
2016.06.19 03:26
우선 댓글에, 칭찬과 격려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러나 못 말리는 버릇입니다.
정말 53년 전에는 왕십리에서 남의 가방을 날치기해서 튀는 놈의 발을 걸어 넘어트리고
구두발로 그 놈의 궁둥이를 냅다 내질러 가방을 찾게 해준 일도 있지요. 경찰을 부르지도 않고
그냥 훈방(?)해주었어요. 물론 신문에도 안 나고요. 용감한 시민 표창도 없었지요. 그걸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니깐요. 다시 한번 관심을 보여주어 고맙습니다.
|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 12655 | 여유와 휴식을 주는 클래식 [1] | 심재범 | 2016.07.01 | 141 |
| 12654 | 쉬었다 갑시다 / 2013년, 독일공연 가요무대 [1] | 김영송 | 2016.07.01 | 175 |
| 12653 | ' 영화 안내 ㅡ [1] | 하기용 | 2016.07.01 | 148 |
| 12652 | 인사회, 7월 6일 만나요. <홍승표씨의 'SmartEditor의소개와 활용법' 특강이 있습니다.> [6] | 이태영 | 2016.06.30 | 146 |
| 12651 | [re] 안양예술공원 스케치 | 이태영 | 2016.11.22 | 65 |
| 12650 | [re] '안야양예술공원'에 다녀오다 | 이태영 | 2016.11.23 | 132 |
| 12649 | 장마 철에는 [12] | 김동연 | 2016.06.29 | 168 |
| 12648 |
♡산책길에서(1)
[10] | 홍승표 | 2016.06.29 | 187 |
| 12647 |
유럽 자전거 여행
[12] | 박일선 | 2016.06.28 | 136 |
| 12646 |
[re] 추가 사진
[2] | 박일선 | 2016.06.28 | 116 |
| 12645 | ' 가요무대 ㅡ [2] | 하기용 | 2016.06.28 | 150 |
| 12644 | 쉬었다 갑시다 / 가요무대 6 25를 노래하다 메들리 [4] | 김영송 | 2016.06.27 | 164 |
| 12643 | 산우회(山友會) 소요산(逍遙山) 나들이 [6] | 이문구 | 2016.06.25 | 224 |
| 12642 | [re] 산우회(山友會) 소요산(逍遙山) 나들이 [2] | 정지우 | 2016.06.25 | 143 |
| 12641 | [re] 산우회(山友會) 소요산(逍遙山) 나들이 | 이문구 | 2016.11.11 | 53 |
| 12640 | 66년 전, 사선에서 / 동영상 6편 [1] | 김영송 | 2016.06.25 | 160 |
| 12639 | 푸치니, 나비부인 / 어떤 개인 날 / 마리아 칼라스 [6] | 김영종 | 2016.06.24 | 363 |
| 12638 | 소록도병원 방문 [19] | 김동연 | 2016.06.24 | 196 |
| 12637 | [re] 꼭 가보아야 할 고흥 소록도 [4] | 김영송 | 2016.06.24 | 162 |
| 12636 | 신선한 아침향기 같은 모닝 클래식 | 심재범 | 2016.06.24 | 101 |
| 12635 | 클래식 연속듣기 [2] | 심재범 | 2016.06.22 | 107 |
| 12634 | '헤더윅 스튜디오: 세상을 변화시키는 발상'展 <한남동 D 뮤지엄> [12] | 이태영 | 2016.06.21 | 239 |
| 12633 | 마음으로 듣는 클래식 명상곡 [1] | 심재범 | 2016.06.20 | 100 |
| 12632 | ' 명보극장 영화안내 ㅡ | 하기용 | 2016.06.19 | 131 |
| » | 일기(2016. 6.18) [5] | 박문태 | 2016.06.19 | 227 |
문태의 그런 점 높이 평가한다..혹자는 문태를 동키호테라고 욕할지
몰라도 나는 큰 박수를 보낸다..잘 했어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