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2016. 10. 25) 할 일 없는 사람이나 읽을 글입니다
2016.10.25 11:08
지난 10월 21일, 대학 때의 운주(정범모 교수)선생님의 골프 대회를 마치고 저녁 식사자리에서 오간 이야기 중에 오늘(10.25)까지 되씹게 되는 '우리 국민교육의 핵심'이 되는 사항이 있어 여기에 기록한다. 이 대회는 소인이 ‘운주배 대회’라고 명명했기에 애착이 가는 대회다.
이 자리에서 소인이 선생님께 건의를 드렸다. ‘선생님은 아직도 정정하신데, 최근에는 ‘창의력과 공의식-선진국의 요건-(2016)’까지 집필하셨는데, 50년 전에 출판하신 ‘교육과 교육학(1966?)’의 개정판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부러워한 것은 거기 학자들은 계속 개정판을 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올해로 94세이시다. 아직도 별아 별 것을 다 기억하실 정도로 기억력 좋고 또한 무서우시다. 소인의 돌발성 건의에 선생님은 소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실 뿐 아무 말도 안 하시고 다음으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소인이 개정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교육과 교육학’에 선생님의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관(關)한 것이 아니라, 교육에 대(對)한 순수한 한국인 정범모의 정의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은 인간의 행동을 계획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작용이다.’ 여기에 ‘계획’에는 ‘과학적’이다는 기본전제(前提, basic assumption)가 들어간다. 하여 혹자는 선생님의 교육을 ‘과학주의’라고 비평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 점에 선생님께서는 정색을 하시면서 ‘과학’은 본질적으로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다. 또한 속아 넘어가서도 안 되는 것이다고 부연 설명을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여기까지 말씀하셨지만 소인이 이를 확장하여 객관적이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윤리적으로는 ‘정직’과 직결되는 것이다. 과학자가 정직하게 연구에 몰두해야지 ‘허세’, ‘위선’, ‘거짓’으로 과학 하는 척하면 안 되는 것이다고 덧붙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나 이 말을 하지 못했다. 그 식사 자리의 몇 사람이 허세(순수한 자기의 생각을 책으로 낸 것이 없고, 대부분 미국의 책들을 제대로 소화도 시키지 못 체 그냥 옮겨 적고 대학의 학자인양 허세를 부리고 있어서), 위선(남의 돈과 노력을 감언이설로 긁어모아 결과물 없이 사무실 문을 닫아버리고도 한마디 해명도 없이 착한 말만 늘어놓고 있어서), 거짓(운주선생님이 골프를 규칙대로 쳐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 이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터치 플래이는 기본, 스코어 기록에서 더블하고 보기라고 케디에게 인상 쓰며 결과적으로 우승상까지 챙겨가는 잡배의 행동)의 당사자들이 있어서 헛웃음만 보내고 나왔다. 나는 비겁한 놈이었다. 그 때, 그 자리에서 지적해주어야지 겨우 이런 홈페이지에 아무 상관도 없는 친구들에게 넋두리나 늘어놓고 있으니 참 한심한 사람이다. 불쾌한 얘기를 여기까지 읽어주신 동창 여러 분 캄사합니다. 참, 우리 국민 교육의 핵심은 '정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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