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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6)

2020.02.22 19:51

박문태 조회 수:149

 

(6)

   우리는 세상사 모든 일이 인과적(因果的)으로 해석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가 이렇게 妓生蟲으로 존재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만은 반쪽, 그것도 어머니 쪽에만 시선(視線)을 꽂고, 폭삭 늙어 80이 다 되어 알게 된, 내가 ‘妓生蟲’이라는 한(恨) 맺힌 고백에 방점(傍點)을 찍은 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도 하지 않겠다고 다른 테이블로 가버리는 양반(兩班) 동창의 人心에, 나는 목구멍에서 가시가 솟아오르고, 입술을 잘 못 깨물어 피가 나와, 누가 볼 세라 소리 없이 핏물 침을 삼켜버린 일이 있다.

   인도 뭄바이에는 유명한 타지마할 호텔이 있다. 이 호텔에서 복도 바닥에 두 무릎을 구부린 채, 엎드려 걸레로 바닥을 닦고 있는 不可觸賤民(?)의 깡마른 중년 남자를 보고, 단순 호기심에서, 잠시 그의 앞에 서 있다가 그의 걸레 잡은 어깨를 살짝 잡아보았다. 그는 벌떡 일어나 진짜로 깜짝 놀라며 자기가 뭐, 잘 못한 일이 있냐는 눈길을 보내며 뒷걸음 쳤다. 나는 미안하다는, 멋쩍은 표정(?)으로 별다른 해명도 없이, ‘내 몸에 손을 대지 말라’는 그의 표정(?)을 바로 잡아주지도 않고, 그 자리를 떠났다. 그는 妓生蟲 벌레를 본 것이 아니라 극동의 ‘한국 남자’를 본 것이다. 그것도 자기 팔을 다정하게 잡아주는 사람, 벌레가 아닌 ‘사람’을 본 것이다. 내가 전라도에, 그것도 벌레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느냐고 여러 지식인들에게 항변하고 싶다. 그래서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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