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겨울철새
2024.05.02 04:37
눈을 부비며 깨알이 되어버린 글을 읽으면서 세월과 언어의 거리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시절은 이미 추억이 되어 버렸지만 문명의 물결을 타고
audio bud를 귀에 꽂고 무궁한 독서의 희열을 언제건, 어디에서건
향유할 수 있음에 나는 늘 감사한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는 2024년의 겨울철새가 되었다.
금년에는 낯익은 캘리포니아를 포기하고 아들이 이사하여 간
West Palm Beach, Florida로 망설임없이 날라갔다.
아이들의 소망에 따라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방문했던 Disney World를
손닿을 거리에 두고도 외면하고 우리는 손주들의 학교, 스포츠행사를 즐기고
우리에게 소원했던 Florida 주의 자연과 문화를 접하고 아들이 일하고 있는
직장도 방문하며 여유로운 겨울철새의 날들을 보냈다.
아열도의 기후로 문명의 개발이 뒤늦었던 Florida 주는
19세기말, 20세기 초에 이르러 산업개혁이 가져온 문명의 혜택에 힘입어
American Gold Era를 맞이하고 융성하게 발전하게 된 역사도 비로서 알게 되었고,
Atlantic 해안을 따라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California, Texas에 뒤이어
미국에서 세번째로 인구가 많고, 교육열이 높으며 사계절 계속되는 관광업,
농산물 생산이 풍요롭고, 주정부에서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으니 덥다고 외면해 오던
은퇴연령의 인구가 이주해 오고 뉴욬을 방불하는 번성하는 교통량이 Florida의
발전하는 모습을 눈앞에 보여준다.
특히 2019년의 Covid 발생후 주지사 De Saintis의 강력한 정치적 지도력이
발전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심에 자리하고 있는 “Norton Museum”과
“Henry Morrison Flagler Museum”을 우선 방문했다.
그리고 찾아간 광대한 ”Orlando Wetland”는 가슴이 환하게 트이는 듯한
평화로운 자연속에서 시간을 잊게 해 주었고 “Leu Gardens and Historic House”는
화려한 유럽의 궁전문화와 달리 겸허한 한 미국인의 꿈에 따라 온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켜 방대한 공원을 만들어 주민들에세 안식처를 제공하는 모습에서
미국이라는 나라의 저력에 새삼 감탄한다.
Henry Morrison Flagler는 열네살에 고향인 뉴욕주를 떠나 오하이오에 와서
Grain Industry에서 노동자로 시작하여 Standard Oil을 창립하게 되었고
1912년에는 Florida로 관심을 돌려 철도업을 비롯한 농업, 관광, 교육, 문화사업에
막대한 공적을 남긴 선구자로서 Florida 주민들로부터 지대한 존경을 받고 있다.
1902년에 Flagler는 West Palm Beach에 무려 75개의 방이 있는 궁전같은
“White Hall”을 건설하여 미국의 “Golden Era”의 화려한 Landmark를
남겼는데 지금은 후손들이 그 저택을 증축, 보완하여 Flagler Museum을 이룩하여
West Palm Beach의 명소지를 이루었다.
우리가 특히 관심깊이 Flagler Museum을 방문하게 된것은 Flagler College의
기숙사였던 금싸라기 땅을 우리 아들이 일하는 회사가 구입하여 현대식 고급주택
Condominiums를 신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호기심과 관심이 유달리 컷다.
아들이 하고 있는 일이 자랑스럽기 그지없으며 신속히 West Palm Beach skyline에
한몫 기여하는 날을 고대한다.
호사스러운 문화지를 방문하지 않은 날에는 우리들의 일상으로 돌아갔는데
이 또한 여유롭고 자유스러워서 반갑기 그지없었다.
날마다 밝은 해가 떠오르는 기후에 너무 크지 않은 여러 호수들을 목조교각으로 연결시켜 놓은
호숫가를 돌며 밤새 잠자고 나온 금수들과 약속한듯이 반가운 재회를 하는 기쁨은
군중이 모이는 Disney World에 가서 회전목마를 탄다거나 Magic Mountain이나
동화나라에 들어가 현란한 말초감각이 난무하는 즐거움과 비유할 수 있을가?
예전에 읽었던 Walles Stegner의 “Crossing to Safety”가 생각나서 다시 읽고,
벼르고 있던 Charles Dickinson의 “The Great Expectation”를 끝내고
어릴때에 번역판으로 읽다가 흥미를 잃고 있었던 Alexander Dumas의
”Count of Monte Cristo”를 드디어 끝까지 읽는 쾌거를 올리는 이 기쁨!
깨알같은 활자와 씨름하지 않아도 되고, 피부에 나려앉는 따사로운 햇살을 감미하며
독서유람을 하는 이 호사로움은 연륜을 살아 온 노년에 주어지는 특혜이리라.
길고 추운 미네아폴리스의 겨울은 삼월 중순이 되어도 물러설 기세를 보이지 않지만
뺨을 스쳐가는 찬바람 마저 나를 반겨주는 듯하여 그리 싫지는 않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현실의 빛갈에 맟추어 겨울코트를 챙겨입고 목에는 따스한
스카프를 두르고 채 녹지않은 얼음이 떠있는 Normandale 호반으로 조심 조심 내려간다.
오늘 나는 Florida의 햇볕이 그리워서 만나본 적이 없는 백만장자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받게 되는, Tuscany의 한 여인의 이야기, "These Tangled Vines"
(Fiction By Julianne MacLean)를 들으며 걷기로 한다.

Norton Museum 입구, West Palm Beach

Henry Morison Flagler Museum, Ball Room

Henry Morrison Flagler Museum, White Hall Entrance

Friends

Blue Heron

Orlando Wetland

The Three Chos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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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4.05.0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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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4.05.03 07:39

동연씨, 지루한 내 긴 글을 세번이나? 황공하오이다!
그래도 내 마음을 읽어 주는 친구가 바다건너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어.
요즈음은 오랜만에 최근에 출판된 "Table for Two", by Amor Towles를
hard cover로 사서 읽으면서 페이지를 넘기는 맛, 잠자기 전에 침대에 앉아서
책장을 넘기는 멋을 맛보고 용기가 났어.
나도 펄벅의 작품을 다시 읽으려고 책을 찾고 있는데 서로 독후감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네.
자상하게 써 준 덧글, 고마워.
아무리 시력이 약해졌어도 무궁한 보배인 작품들을 읽을 수 있는 지금이 감사한 날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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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4.05.03 08:45
김 승자 님의 글을 머릿속으로
현 두 분의 모습, 아드님의 역할, Henry Morrison Flagler의 업적 등
여러 가지를 영상으로 그리면서 천천히 읽었습니다.
노년의 두 분 한마디로 환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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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4.05.03 23:50
뒤늦게 기어 오는 듯한 이곳의 봄을 기다리는 요즈음 궂은 날씨에
산책회님들이 봄동산을 산책하시며 서울의 멋있는 곳을 다니시며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늘 부러워합니다.
이 방을 통해서 근황의 소식을 서로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하지요.
친절하신 덧글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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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호
2024.05.03 18:25
두 분 이번 겨울에는 길고 추운 미네아폴리스의 겨울을 잠시 떠나서
아드님이 이사가 살고 있는 환희로 가득찬 천혜의 땅, West Palm Beach, Florida로 가셔서
말 그대로 여유롭고 축복받는 여가를 보내시고 오셨군요.
두분 언제나 지금처럼 아름답고 축복받는 삶이 이어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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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4.05.04 00:00
무르익은 영주의 봄속에서 온갖 꽃동산을 즐기시는 황선생님 비디오를 보며
부러운 마음이 가득해서 우리 소식을 전하느라고 졸필을 올렸습니다.
황선생님댁도 여전히 건강하시고 일일권인 서울 나들이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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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4.05.03 21:53
따뜻한곳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구나.
항상 건강한 소식 들어 감사하구나.
아드님도 너무 자랑스럽고 축복된 삶을 사는 승자내외분
항상 건강 유지하시면서 서로 이렇게 연락주고 받고 살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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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4.05.04 00:06
은영아, 우리는 삼월 중순에 집에 돌아왔어.
두어달 떠나 있으면 아무리 추워도 집에 오고 싶어서 더 있질 못해.
돌아 와서는 왜 벌써 돌아왔나하고 후회하면서 이 글을 썼단다.
이야기가 나누고 싶은데 여기는 아직 봄이 미쳐 오지않아서 보여 줄 사진이 없어.
슬슬 꽃망울이 터지는 걸 보며, "아, 여기도 봄이 오는구나!" 한단다.
역시 집이 좋아!
늘 건강하게 산책회, 인사회모임 즐기고 재미있는 모임소식을 이방에서 전해주기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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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
2024.05.05 15:49
'24년 겨울철새에 자신을 비유하여 쓰신 '픽션' 잘
읽었습니다. 지구상의 자연 역사 기록을 얶어 時ㆍ空 차원의 몸서 지리생활 리듬을 간결하고 담백하고 깔끔하게 엮으신 글 .... 내 평생을 지리(學)을
업으로 삼고 살았지만 여사님의 '겨울철새' 같은 글
을 써보지 못했답니다 ^^
어저께 읽고 끝낸, '윈스턴 처칠, 운명과 함께 걷다'
라는 신간 서적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박지향 지음.
서울대 사학과 명예교수(67), 존경하는 이인호 교수 30년? 후배.
* 나는 이 책을 젊은 정치가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에게 권허려고 합니다. 김포에서 ^^♡ -
김승자
2024.05.07 21:57
ㅎㅎ 김교수님, 오랫만입니다.
그런데 저의 졸필을 fiction이라고 오해하셨네요.
그저 할일 없이 쓴 일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Erik Larson이 쓴 "The Splendid and the Vile"이라는
Churchil의 전기를 오래전에 audio book으로 읽었습니다.
틈나면 다시 한번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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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24.05.05 23:47
올 겨울에는 미네소타 "겨울철새" 부부가 캘리포니아를 떠나서 플로리다로 가셨네요. 풍경이 캘리포니아와는 많이 다르네요. 저는 이달 중순경에 큰손녀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LA에 잠깐 다녀올 예정입니다. 미네소타는 아직 추은가요. 바쁘신 것 없으니 천천히 돌아가시겠죠. 남은 나날들을 플로리다에서 아드님 가족과 즐겁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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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24.05.07 22:09
벌써 집에 돌아온지 달반이 되었지요,후회했었지요.
이제 미네아폴리스에도 드디어 꽃피는 봄이 왔습니다.
큰손녀가 대학을 졸업하는군요. 축하드립니다.
저희는 네번째 손자가 9월에 대학에 진학하는데
요즈음 캠퍼스의 시끄러운 모습에 전에 느끼지 못했던
불안과 염려가 앞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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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고 아들의 일터 Flagler condominiums신축지도 둘러보며 자랑스러워 하는 너의 기분 나도 함께 느꼈어.
귀에 ear buds를 꽂고 읽고있는 책이야기로 행복해하며 길게 쓴 글 재미있게 읽었어. 깨알 같은 글자로 쓴 긴 글을
읽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렸어. 3번은 읽어야 네글이 이해되는구나.ㅎㅎ(뇌가 퇴행했음에 틀림없어)
나는 아직도 ear buds는 산책때 음악 듣는 용으로만 쓰고, 책은 ebook으로 보거나 듣고 있어.
지금은 펄벅의 Lividng Reed를 읽고 있어. 며칠전 펄벅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구입해서
깨알같은 활자책으로 보고있단다(아직 ebook이나오지 않아서). 젊었을때 읽을때는 너무 재미없었다는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은데 지금은 너무 재미있어서 어제밤에도 눈을 혹사하면서 1시간을 읽었단다. 눈과 귀가 어두워진 후에
열심히 책을 읽고 행복해하는 네 모습에 자극받아 나도 꾸준히 책을 찾아 봐야겠다.
우리 둘이 이웃에서 살았으면 독후감을 서로 주고받느라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