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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헤더윅의 노들섬

2024.06.01 09:51

엄창섭 조회 수:146

 
 

 

토마스 헤더윅의 노들섬

김태훈 논설위원/조선일보 

  일러스트=이철원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잘 지은 건축물이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모범 사례다. 사람만 많고 특징 없던 대도시 서울에 DDP가 세련된 문화 도시 이미지를 가져다 주었다. 샤넬, 루이비통 등이 이곳을 전시장으로 택했다. 외벽을 활용한 대형 미디어 파사드 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개관 첫해 방문객 688만명으로 시작해 올가을이면 누적 방문객 1억명을 돌파한다. 세상은 이를 ‘DDP 효과’라고 한다.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가 ‘곡선의 건축가’라면, 토마스 헤더윅은 인공과 자연을 융합해 전에 없던 도시 풍경을 창조하는 건축가다. 뉴욕 허드슨강의 인공섬 ‘리틀 아일랜드’와 상하이 푸둥지구의 대규모 복합 주거단지 ‘1000 트리즈’ 등 주로 콘크리트와 나무를 독창적으로 접목해 전혀 새로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지난해 11월 도쿄 도심에 등장한 ‘아자부다이힐스’에도 참여했다. 330m 높이 빌딩 상부와 나무가 우거진 곡선 형태의 하부 녹지를 결합한 설계로 준공 반년도 안 됐는데 벌써 도쿄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헤더윅의 다음 목표가 서울 한강 노들섬으로 정해졌다. 서울시의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 공모에 그의 설계작 ‘소리풍경(Soundscape)’이 29일 최종 선정되면서다. 헤더윅은 지난해 ‘헤더윅 스튜디오:감성을 빚다’ 서울전에서 노들섬의 미래 모습을 먼저 공개했다. 우뚝 솟은 콘크리트 기둥들 위로 공중 정원이 펼쳐졌다. 많은 이가 ‘내가 아는 그 노들섬 맞느냐’며 감탄했다.

 

▶노들섬은 1917년 일제가 한강 인도교를 놓으며 만든 인공섬이었다. 1960년대 한강 개발 때는 건설용 모래 공급지였다. 1970년대 유원지로 개발하려다 무산된 후 오래 방치됐다. 이명박 시장 때 이 섬에 오페라하우스 건축을 추진했고 오세훈 시장도 예술섬으로 만들려 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박원순 시장이 채소를 키우는 ‘노들텃밭’을 조성하기도 했다.

 

▶헤더윅은 당초 1조5000억원을 들여 40m 높이 기둥 위에 정원을 조성하고 부속 시설도 화려하게 지으려 했다. 그러나 최종안은 3500억원을 투입하고 기둥 높이도 20m 정도로 낮춘다고 한다. 규모가 작아져 아쉽다. 당장은 돈이 좀 더 들더라도 국민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념비적 건축이 결국 더 큰 이익이 된다. DDP도 원안보다 크게 축소됐다. 지금은 “초기 이미지대로 만들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것”이라며 아쉬워 한다. 노들섬이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한강에서 만나는 첫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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