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미필자가 장군에게 호통치는 분단국가
2024.07.03 12:21
|
군 미필자가 장군에게 호통치는 분단국가 김규나 소설가
나는 사람들 앞에서 엄중한 심문과 가혹한 비난의 대상이 되어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그의 기분이 어떨까 궁금했다. 인간의 가장 보편적인 권리인 상호 간의 인격 존중, 심지어 자유까지도 맡겨놓고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외투처럼 되었다는 사실에 피고인은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던 것이다. 나는 피고인의 그 두려움, 극심한 좌절감, 처절한 외로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연약한 감정들 대신 굳건한 의무감이 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이것이 내가 할 일이다.
-스콧 터로 ‘무죄추정’중에서
요즘은 경찰과 검찰도 피의자에게 함부로 하지 못한다. 교사도 개인 감정을 앞세워 아이들에게 교실 밖에 나가 서 있어라, 벌주지 못한다. 그런 일이 드러나면 부모와 인권위원회가 가만있지 않는다. 그런데 국회의원 앞에 서는 증인에게는 최소한의 인권이나 자기 보호 권리조차 없는 모양이다.
소설 속 수석 부장 검사 러스티는 재판정에 설 때마다 국가를 대변한다는 자부심과 정의감으로 피고인을 매섭게 몰아세웠다. 그런데 그 자신이 살인 혐의를 받고 피의자석에 앉는 사건이 벌어진다. 정황상 범죄를 확신한 동료 검사들은 법정에서 러스티를 가혹할 만큼 몰아붙인다. 그제야 러스티는 자신이 심문할 때 피의자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돌아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권력이 하늘을 찌른다. 지난 6월 21일, 그는 증인으로 나온 군 장성들에게 입 다물라, 일어나라, 나가라, 반성하라, 명령하고 호통쳤다. 그도 국민을 대표한다는 자부심에 빠져 있었을까? 그러나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이었을 뿐, 그에겐 검사나 판사처럼 죄의 유무를 추궁하고 판결할 자격은 없었다. 더구나 증인들은 나라와 국민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일생을 바친 군인들이었다.
법사위원장은 1989년 주한 미 대사관저를 점거, 폭탄 투척과 방화 미수로 징역 2년을 살았고 그 때문에 군대에 가지 못했다. 그가 근엄한 표정으로 “사단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입니까? 제가 보기엔 부끄럽고 비굴한 군인일 뿐이에요”라며 현역 장군을 비난하는 장면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다.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병역 의무를 마친 사람만 피선거권을 갖게 하는 법이 생길 리는 없겠지만,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에서 군인이 어떤 이유로든 전과자나 군 미필자에게 조롱거리가 되는 일이 허용돼선 안 된다. |
댓글 8
-
심재범
2024.07.03 17:20
-
황영호
2024.07.05 05:14
스스로 무덤을 파고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동연
2024.07.03 21:53
이번 기회에 전과가 있고 저질인 국회의원은 다 물러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만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
황영호
2024.07.05 05:17
곧 현명한 우리 국민들의 상식과 양심이 용납하지 않겠지요.
-
이은영
2024.07.04 19:11
하자가 있는 정치인들의 하차 시키는 방법이 없을까요?
-
황영호
2024.07.05 05:19
현명하고 슬기로운 우리 국민들의 행동하는 양심이 아쉽습니다.
-
이태영
2024.07.04 22:16
며칠 전 조선일보에 게재된
'완장 찬 듯한 정청래 위원장의 군복 모욕과 조롱'이라는 제목으로
정 위원장을 비판한 사설을 읽었어
김규나 소설가의 글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군
-
황영호
2024.07.05 05:30
그래 태영이,
나 역시 같은 생각이야, 몸은 비록 늙었지만 가슴에는
젊은 피가 끌어 오르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었어.
먼 전날 젊은 시절에 가슴에 새겼던 군인의 길을 떠올리면서
나라 되어가는 꼬라지에 가슴 답답한 안타까움이 몰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지금이야.
|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
| 18551 |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3] | 김필규 | 2024.07.20 | 173 |
| 18550 | 잠실 야구장 '취객 난입' 황당 소동 [1] | 심재범 | 2024.07.20 | 110 |
| 18549 | 산책회가 <서울약령시 한의약 박물관>으로 갔습니다. [6] | 김동연 | 2024.07.19 | 204 |
| 18548 | 무기 들고 달리며 시끌벅적… 문명 접촉 없던 '은둔부족' 영상 찍혔다 [4] | 엄창섭 | 2024.07.18 | 2986 |
| 18547 |
숲속 '카페인 중리'에서 커피 한 잔
[3] | 이태영 | 2024.07.16 | 200 |
| 18546 |
두 왕따 지도자의 '도원결의'
[2] | 김필규 | 2024.07.16 | 185 |
| 18545 |
아직도 당나귀를 타는 나라... 그래도 소년들은 행복합니다
[1] | 이태영 | 2024.07.15 | 140 |
| 18544 | 2014년 유럽 여행기, 독일 편 - 맥주 축제의 도시 Munich "뮨혠" [1] | 박일선 | 2024.07.15 | 50 |
| 18543 | 인간관계의 법칙 [1] | 최종봉 | 2024.07.14 | 63 |
| 18542 |
너희가 싸우거나 말거나, 우리는 귀신 잡으러 해병대 간다!
| 심재범 | 2024.07.14 | 143 |
| 18541 | 무궁화 길을 걸었습니다. [6] | 김동연 | 2024.07.13 | 151 |
| 18540 | The Sons of Tenors [2] | 김필규 | 2024.07.12 | 152 |
| 18539 | 스타워즈처럼… 레이저 쏴 北드론 잡는다 [2] | 엄창섭 | 2024.07.12 | 146 |
| 18538 |
무더운 날씨지만 뭉게구름이 마치 가을 하늘 같다.
[4] | 이태영 | 2024.07.10 | 177 |
| 18537 | 해질 무렵의 한강변 [8] | 김동연 | 2024.07.09 | 146 |
| 18536 |
푸틴·김정은, 미녀들에 둘러싸여 활짝 웃었다… 이 사진 알고 보니
[2] | 이태영 | 2024.07.08 | 616 |
| 18535 | 2014년 유럽 여행기, 독일, 오스트리아 편 - 아름다운 소도시 Krems [1] | 박일선 | 2024.07.07 | 56 |
| 18534 |
밀가루 두 포대의 기적, 대전 성심당
[2] | 심재범 | 2024.07.05 | 144 |
| 18533 | 美 특허청은 그를 에디슨과 함께 '명예의 전당'에 올렸다 [2] | 엄창섭 | 2024.07.05 | 166 |
| 18532 | 프랑스가 사랑하는 한국 작가 '이배' [6] | 김필규 | 2024.07.04 | 199 |
| 18531 | 하루를 시작하는 기도 [2] | 최종봉 | 2024.07.03 | 116 |
| 18530 | 아리랑의 참 뜻 [2] | 최종봉 | 2024.07.03 | 132 |
| » |
군 미필자가 장군에게 호통치는 분단국가
[8] | 황영호 | 2024.07.03 | 196 |
| 18528 | 리움 미술관 필립 파레노 <보이스> [4] | 김동연 | 2024.07.03 | 151 |
| 18527 |
6월의 산우회
[3] | 이은영 | 2024.07.01 | 131 |
저런 새끼는 잡아다가 때려 죽여야 나라가
바로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