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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여 아자자! 33년 만에 돌아온 작은 거인의 응원

내달 초 정규 음반 발매하는 가수 김수철
 
출처/조선일보


내달 초 33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가수 김수철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더 늦기 전 아직 기운이 남았을 때 제 출발점인 록 음악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했다."라고 말하며
"노래 ’그만해’는 1989년 발매했던 ‘정신 차려’의 후속편 격”이라고 했다. /조인원 기자
 
 

33년 만에 정규 솔로 음반을 내는 ‘작은 거인’ 김수철.

손에 든 기타는 제조사 펜더의 스트라토캐스터 모델을 주문 제작한 것으로

2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새 앨범 8곡을 전부 이 기타로 직접 연주했다”고 했다. /조인원 기자

 

 

가수 김수철(66)이 내달 초 33년 만의 정규 음반 ‘너는 어디에’를 낸다. 최근 만난 그는 “1991년 9집 이후 신곡으로만 채운 솔로 음반을 오랜만에 선보인다”고 했다.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로 국악 공부를 들었다. 1977년 데뷔 이후 지금까지 국악 음반 25장을 냈다. “그간 국악 공부라는 꿈을 쫓는 데 몰두했어요. 더 늦기 전 아직 기운이 남았을 때 제 출발점인 록 음악으로 돌아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김수철은 자신의 승용차에 타라고 하더니 신곡을 미리 들려줬다. 그는 “직접 카오디오를 조정해 음악 듣기에 최적화시킨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김수철이 운전대를 잡고 삼청동 골목을 출발해 북악스카이웨이를 40여 분 도는 동안 신곡 8곡이 흘러갔다. 드럼, 신시사이저, 기타 등 악기 소리를 직접 연주·제작해 채워 넣었다.

 

가장 돋보인 건 역시 기타 연주. 김수철은 “오랜만의 대중음악 녹음인 만큼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쳤다”고 했다. 로큰롤 기타 연주로 흘러간 세월을 새겨넣은 곡 ‘휙’은 30년간 공백이 무색할 만큼 1990년대 전성기 시절 정서를 담뿍 담았다. 국악인 김덕수와 즉흥 녹음한 8분짜리 ‘기타 산조’는 ‘김수철’이란 이름이 한국 록 연주 역사를 개척해 온 세 글자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타이틀 곡으로는 발라드 장르인 ‘너는 어디에’를 택했다. “’꿈과 우정에 힘을 쏟던 과거 모습을 잃고 물질만 쫓아다니는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자’는 뜻을 담은 가사로 스스로의 다짐을 대변한 곡”이라고 했다. “다들 제가 ‘별리’ ‘못다 핀 꽃 한송이’ 같은 히트곡만 낸 줄 알지만, 사실 망한 국악 음반이 더 많아요. 왜 돈 안 되는 짓만 골라 하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 김수철은 “솔직히 망하는 게 썩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걸 좇는 사람이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김수철은 이번 음반 준비 중 최근 별세한 가수 김민기가 많이 떠올랐다고 했다. “대학 때 만난 (김민기) 형은 금지곡 상황으로 쌀을 꾸어 생활할 정도로 처지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한 곡을 쓰는 걸 외면하지 않았다”며 “내가 본받고 싶은 음악의 참모습”이라고 했다.

 

마지막 솔로 음반을 냈던 1991년에 비해 최근 가장 많이 변했다 느낀 것은 “팍팍한 삶에 지친 청년들의 표정”이라고 했다. 첫 시작부터 ‘둥딱둥딱’ 고막을 강타하는 드럼과 기타 소리로 흥을 돋구는 응원가 같은 노래 ‘아자자’는 “청년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서 ‘아자!’에 한 글자 기운을 더 붙인 ‘아자자!’를 후렴구에 연달아 내뱉었다”고 했다.

 

“정신 차려 이 친구야! 그만해!”를 호쾌한 기타 연주 사이로 외친 노래 ‘그만해’는 변질된 우리 사회에 대한 보다 직설적인 일침을 담았다. 김수철은 “’그만해’는 1989년 발매했던 ‘정신 차려’의 후속편 격”이라고 했다. “30년 전에는 적어도 대화는 오갔다. 민주화라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고, 나무처럼 청년들을 이끌어주는 든든한 큰 어른들도 많았다”며 “지금은 너무나 서로 편을 나누고, 대화조차 하려 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만해!’라고 일갈한 것”이라고 했다.

 

김수철은 이번 앨범에 ‘데뷔 45주년 기념 음반’이란 타이틀을 붙였다. 2년 전부터 녹음을 준비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가을엔 홍대 소극장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DMZ 피스트레인 록페스티벌에 참가했는데 젊은 관객들로부터 기를 엄청 많이 받았어요. 저 역시 그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는 음악 교류의 장을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김수철 1977년 밴드 ‘퀘스천’으로 데뷔했다. 이듬해 합류한 밴드 ‘작은 거인’이란 이름은 김수철을 부르는 대중음악계 애칭이 됐다.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 등이 대표곡. 1986년 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음악 감독으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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