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옛적에
2025.10.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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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옛날 옛날 아주 가까운 옛날 시계가 밥 먹던 시절에
추워도 다 같이 춥고 고파도 다 같이 배고팠던 시절에
집에서 태어나서 집에서 저 세상 가던 시절에
일그러지고 찌그러지고, 뒤통수 벗겨진 색경 보고 바리깡으로 상고머리 빡빡머리 깍던 시절에
쥐를 잡자, 저축의 달, 불조심, 방공방첩 가슴에 표어를 달고 살던 시절에 신문지로 모자 접고 비료 포대로 글로브 만들던 시절에
남자들이 미장원에 가면 큰일나고 여자들이 겨털 깍지않던 시절에 아무데서나 엄마들이 저고리 올리고 아기들 젖 먹이던 시절에 신문이 오면 TV방송 편성표, 오늘의 운수 먼저보고 고우영의 수호지 보려고 일간스포츠 사던 시절에
밤마다 천정에서 쥐새끼들이 운동회하고 두툼한 전화번호부를 베고누워 텔레비전 보다 깜빡 잠들던 시절에 외국인은 모두 미국인이고 토요명화는 미국영화, 외국 노래는 모두 팝송이던 시절에
급해서 뛰어가다 가도 국기하강식에 걸리면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야간민방위훈련 때 민방위대원이 “불 꺼요” 하던 시절에
경인역전마라톤대회 맨발의 아베베 선수가 달리고 외국 대통령이 오면 단체로 길에 나가 국기 흔들던 시절에
수놈은 다 쫑(john,요한), 암놈은 무조건 메리(Mary,마리아) 동네 덕구(dog)들이 죄다 미국이름의 요한이요, 성모 마리아였던 시절에
구두닦이, 상이군인, 연탄가스, 토큰, 회수권, 장수만세, 주택복권, 말표신발, 왕자표신발, 범표신발, 흰 고무신, 검정 고무신, 커피는 맥스웰 하우스, 프림은 동서식품, 감기엔 판피린, 소화제는 훼스탈 매 맞아 멍든데는 안티프라민, 이명래고약, 송충이잡기, 칙뿌리캐기, 요괴인간, 우주소년 아톰, 여로, 아씨, 법창야화, 오제도 검사, 전설의고향 대연각호텔, 대왕코너, 시민회관, 쥬시후레시, 스피아민트, 껌은 오~오~..롯데껌,
김일의 박치기, 당수왕 천규덕, 시발택시, 크라운택시, 포니, 한강다리 전찻길엔 전차가 느리게 달리고, 아이들은 열쇠키를 만든다며 전차 철길에 대못을 올려놓고 도망가고, 우리 삼촌은 전차비 안내려고 뛰어 내리다 다리가 부러져 삼각지 뼈 접골에 다녔던 시절에
다마네기, 다꽝, 벤또, 빠게스, 다라, 와루바시, 모찌, 일본말이 너무많아 우리랑 같이 살던 시절에..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떳어도 고뿌 없이는 못 마시던 시절에
시골영감이 처음타는 기차 놀이에 차표파는 아가씨와 실갱이하면서 이 세상에 에누리없는 장사가 어딧어 따지던 시절에
오후반이면 오전반 끝날 때까지 공기하고, 고무줄 하며 기다리고 소풍가기 전날, 비가 올까봐 연신 하늘을 살펴보던 시절에
아랫목에 묻어둔 밥그릇 엎어지면 이불에 묻은 밥풀 떼어먹고 낮잠 자고 일어나 아침인 줄 알고 가방메고 다시 학교가던 시절에
이소룡의 정무문, 성룡의 취권, 왕우의 외팔이 시리즈 추석,설날 명절 특집 영화는 중국무협영화이던 시절에
운동장을 돌며 맹호부태, 백마부대 군가 부르고 옥수수빵 배급받던 시절에
씹던 껌을 벽에 붙여놨다가 다시 씹고 덴찌 후라씨로 편먹고 놀던 시절에
어린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하며 엄마에게 자기 죽으면 양지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노래하던 시절에
딱지치기,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달고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오징어게임이 생활이던 시절에
당구장에 갔다고 학생부에 끌려가 뒤지게 맞고 극장에 갔다가 걸리면 처벌받던 시절에
안소영이 말을 타고 가슴 출렁이며 해변을 달리고 키스신이 나오면 단체로 휘바람 불던 시절에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 혼자서 잠자고 있던 기분 야릇했던 시절에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는 아직도 몸 성히 성히 성히 잘 있느냐? 옛날 옛날 아주 가까운 옛날 우리 모두가 이제 막 피어나는 연두색이던 시절에....
아 ~~ 그립구나 그 시절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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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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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25.10.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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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영
2025.10.14 08:19
우리 세대는 위 열거된 시절을 모두 경험하고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지요
때로는 그립기도 하지만 너무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지요
아마 오천 년 역사상 이렇게 잘 사는 시대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K 팝 K 방산 K 뷰티 K 푸드 등 K자 돌림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 시절이 된 것 같은데
이 모든 것이 과거 시절이 아니고 후손까지 오래오래 이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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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2025.10.16 19:48
정말 옛날 옛적일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피난시절 쌀밥과 고기국을 먹고싶어 제사날을
기다리던 그 시절이 그런대로 어린 마음에 잘견디곤 했지요.
이렇게 잘사는 시절이 올줄이야 미래가 좋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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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긴 하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