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함께하는 부고인
  
함께하는 부고인
  

AI 커닝

2025.11.10 07:07

엄창섭 조회 수:104

 
 

AI 커닝

 

출처/ 조선일보

 

일러스트=박상훈

 

조선 시대 가장 중요한 시험인 과거에 부정행위가 적지 않았다. 답지를 대신 써주는 전문가 ‘거벽(巨擘)’이 성행할 정도였다. 조선 후기 이옥이 지은 한문 소설 ‘유광억전’은 거벽으로 활약한 유광억 이야기다. 시험 감독관이 조사해보니 장원부터 3등까지 모두 그가 적은 시험지였을 정도였다. 작은 책자나 종이에 필요한 내용을 빽빽하게 적어 들어가는 ‘협책(挾冊)’도 있었는데 ‘커닝 페이퍼’의 원조인 셈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정행위도 진화했다. 손바닥과 책상 등에 예상 답을 적어두는 대신 기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5학년도 수능에선 일명 ‘선수’가 시험장 안에서 몸에 부착한 통화 상태 휴대폰을 정답 번호 숫자만큼 두드렸다. 그러면 시험장 밖 후배들이 그 답을 다른 수험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부정행위를 했다.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 314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됐다. 이 사건 이후 시험장에 모든 전자 기기 반입을 금지했다.

 

▶중국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는 학생들 인생이 걸려 있는 시험이라 경쟁이 치열하다. 부정행위에 등장하는 장비도 기상천외하다. 펜촉에 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영어 단어를 자동으로 번역해주는 특수 펜, 정답 수신 기능이 있는 자, 옆자리나 뒷자리 답안을 확인할 수 있는 특수 안경 등이 나오고 있다. 딥시크 등 중국 AI 기업들은 가오카오 기간에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아예 시험 문제 사진을 올리면 문제를 풀어주는 기능 자체를 중단시킨다.

 

▶‘챗GPT’ 등 인공지능(AI)이 등장하면서 마음만 먹기 따라 커닝은 너무나 손쉬워졌다. 재작년 서울의 한 사립대에선 책과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오픈북’ 방식의 시험이 치러졌다. 취업 준비하느라 수업을 제대로 듣지 못한 한 학생은 그저 챗GPT가 알려준 대로 답을 적어냈는데 80명 중 22등을 했다. “수업을 열심히 들은 친구는 24등을 했더라”며 양심에 걸렸다고 했다.

 

▶연세대 한 강의의 중간고사에서 집단적인 부정행위가 발견됐다고 한다. 담당 교수가 적발된 학생들의 점수를 모두 0점 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 시험은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객관식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는데, 적지 않은 학생이 몰래 챗GPT 등 AI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과목이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라는 것도 아이러니다.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시대에 무조건 못 쓰게 막는 수는 없는 일이다. AI를 효과적으로 쓰는 능력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시험 자체를 바꿔야 할 것인가.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951 여의도 한복판에, 또 하나의 세종문화회관이 생깁니다. [2] file 이태영 2025.11.15 171
18950 2025년 서울사대부고 제11회 동창회 [1] file 연흥숙 2025.11.14 149
18949 <경기도서관> 방문기 [3] 김동연 2025.11.13 121
18948 경기도서관 개관 [2] 이은영 2025.11.13 97
» AI 커닝 [2] 엄창섭 2025.11.10 104
18946 화성의 서문 화서문 산책 [3] file 이태영 2025.11.08 115
18945 외국 길거리에서 최백호의 명곡을 부르자 그들의 반응은 [6] 김동연 2025.11.05 157
18944 미네아폴리스에서 김승자가 보낸 사진 [6] file 김동연 2025.11.04 146
18943 2015년 유럽 여행기, 헝가리 편 - Budapest [2] 박일선 2025.11.02 94
18942 '지자체 최대' 경기도서관 문열었다 [2] file 이태영 2025.11.02 120
18941 이제 원자력 잠수함 시대, 탈원전 미신 망령도 종지부를 [3] 엄창섭 2025.10.31 113
18940 서울시가 우남시가 될 뻔했던 적 아십니까? [3] 김필규 2025.10.31 138
18939 10월 25일 오후, 광화문 스케치 [3] file 이태영 2025.10.27 134
18938 2015년 유럽 여행기, 헝가리 편 - Budapest [2] 박일선 2025.10.26 77
18937 原電 결단 못 하면 AI 100조 예산 바다에 버리는 격 [4] file 엄창섭 2025.10.26 238
18936 25년 10월 산우회 [5] file 이은영 2025.10.25 118
18935 화성 네번 째 이야기 [17] 김동연 2025.10.21 205
18934 2015년 유럽 여행기, 헝가리 편 - Szentendre [2] 박일선 2025.10.19 84
18933 편안히 머물며 예술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2] file 이태영 2025.10.19 114
18932 바스키아 작품에 왕관이 많은 이유 [3] 김필규 2025.10.16 148
18931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 [2] file 엄창섭 2025.10.15 109
18930 추억의 사진 한 장 [5] file 이태영 2025.10.15 140
18929 2015년 유럽 여행기, 헝가리 편 - 수도 Budapest [2] 박일선 2025.10.12 80
18928 2025년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3] file 이태영 2025.10.11 107
18927 옛날 옛적에 [3] file 김필규 2025.10.11 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