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국에서(19)
2009.04.24 00:34
드디어 마지막 구간 18 킬로를 걷다. 날씨가 유난히 좋다. 다행이 올레 기간 10일 동안 단 2일만 비가 내려 줘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제주는 화산재가 쌓인 땅이라서 그런지 비옥하다. 한라 봉이라는 맛 좋은 귤, 마늘, 무, 홍당무, 보리, 감자 밭이 넓은 평야를 이룬다.
밭에는 무, 감자, 양파, 자기들이 필요한 것만 수확하고 나머지 동네 사람들이 주 서서 먹을 수 있게 밭에 남겨 놓는다. 자연이 아름다워서 그런지 제주사람들은 인심 좋고 친절하다. 밭에는 전부 아낙네들이 일하고 남자는 한 두 사람 눈에 띌 뿐이다.
12구간을 시작하는 곳에서 그 길을 만든 생태문화체험 골 책임자를 만나다. 그가 60년 전, 1948년 4월 3일 비극의 이야기를 들려주다.
공식적으로 3만 제주사람들이 학살당했는데 실제는 여자, 아이들, 노인, 아직 세상에 태나지 않은 태아까지 합치면 8만이라고 한다. 그 숫자는 그 당시 제주인구 24만이라 할 때 3사람 중 한 사람이 죽은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어찌하여 이토록 순박한 땅에 그런 비참한 일이 일어 날수 있단 말인가?
그에 대한진상 규명도 없이 지난 세월 제주사람들 마음엔 한이 사무쳤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대에 와서 처음으로 4.3사태에 공식 사과를 했고 그렇게 기다리든 그 사과 한마디가 제주사람들의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