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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의 양면성을 경계하라
2009.05.15 15:38
[열린세상] ‘엄마표’의 양면성을 경계하라 /김혜영 중앙대 영어교육과 교수 서울신문칼럼바로가기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0514030014 요즘 유행하는 표현 중에 엄마표라는 말이 있다. 엄마표영어, 엄마표교육, 엄마표여행 등 인터넷, 방송, 출판물, 강의 등에서 널리 활용되는 말이다. 엄마표라는 말을 매체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에 담긴 좋은 뜻과, 긍정적인 이미지 때문이다. 엄마표의 유래는 아마도 엄마표도시락, 엄마표김치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고 필자는 추정한다. 즉 엄마표란 ‘엄마의 정성이 담긴’이라거나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엄마가 직접 하는’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요즈음 사용되는‘엄마표’의 의미도 다르지 않다. 다만 엄마표가 수식하는 명사만큼은 바뀌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엄마표는 항상 ‘영어’, ‘과외’ 등 학습과 관련되어 주로 사용된다. 엄마의 역할이 변화하였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인 듯하다. 최근 한 사교육관련 모임의 조사에 따르면 ‘엄마표영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무려 89%였으며, 엄마표영어 관련 서적들이 수십만부의 이례적인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사회에서 어머니가 자녀의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것은 항상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실제 신사임당에서부터 최근 하인스 워드, 김연아에 이르기까지 사회에서 성공한 것으로 일컬어지는 수많은 인물 뒤에는 현명하고 희생적이며 의지가 굳은 어머니가 있었다. 학습지광고에서 지극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어머니는 가장 좋은 선생님입니다.”라고 끊임없이 속삭일 때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자식 성공시킨 어머니를 칭찬하고, 부러워하며, 배우고 싶어 한다. 따라서 국내 토종으로 아이비리그에 합격시켰거나, 학원 안 보내고 토익 만점 받았거나, 모두 일류대학에 입학한 자녀를 둔 어머니는 예외 없이 인기강사가 되거나 베스트셀러 작가,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되는 프리미엄을 얻게 된다. 자녀의 성공을 일군 자타공인 엄마표의 승리인 것이다. 그러나 엄마표의 숭고한 정신과 화려한 성공담 이면에는 기혼 여성들에 대한 부당한 사회적 요구가 숨겨져 있음을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엄마표에 대한 대중매체의 호들갑은 대다수의 평범한 자녀를 사랑으로 돌보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자식성공은 내가 만들어 내야 한다는 과도한 책임을 떠안기며 이른바 슈퍼맘 신드롬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또한 그 나름의 최선을 다하여 자녀를 길렀으나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자녀를 둔 어머니들에게 그간의 헌신과 노고를 평가절하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육아, 살림, 경제활동에 더하여 성공적 학업성취까지 요구하는 과도한 희생의 강요는 이 시대 젊은 한국여성에게 강박증, 과도한 사교육 지출, 나아가 출산·결혼기피 등을 조장하고 있다. 자녀들에게만 엄친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엄마들에게 엄친아를 소개하고 강요하기를 지극히 즐기고 있다. 엄마표교육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의존형 교육방식에 있다. 과거에는 대학에 수석합격을 하면 그 학생의 공부법에 관심이 있었으나 지금은 어머니의 학습매니저 역할에 더 주목한다. 스스로 알아서 공부를 했다는 대답보다는 특별한 방식으로 아이를 지도했다는 말에 더 솔깃해한다. 평생 해나 갈 공부에 자기주도성은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에도, 어머니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학습을 지향하게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엄마표 학습이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쌓아가는 자녀 스스로의 학습법만큼 강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학습주도성은 대학입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우리나라 교육의 비뚤어진 점을 비판하면서도 그 원인을 또한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엄마표보다는 학습자 자신의 브랜드를 귀중히 여기는 풍토를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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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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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09.05.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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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범
2009.05.15 15:38
딸이 엄마보다 훨씬 낳아 보인다고 하면 엄마에게
결례일까요??? -
김숙자
2009.05.15 15:38
은근히 둘째딸 자랑하네 ..
자랑할 만 하지 너무 늦게 했어
엄마표의 양면성 공감가는 제목이다
자식의 성공이 엄마의 성공이라고
그렇지 못한 엄마는 죄의식 느끼고,
혜영이 쓴글에 해답이 있네
주도적 학습은 학생 스스로 하기
바람직한 결론이네. -
김동연
2009.05.15 15:38
숙자야, 딸이 쓴 글이라서가 아니라
이 글이 내 생각하고 너무 같아서 감동했어.
너도 공감이 간다니 반갑다. -
현형규
2009.05.15 15:38
아들이라면 父傳子傳 ,
딸이라면 母傳女傳 ,
공감 못 하면 엄마도 아니지요 , 물론 딸도 아니지만 ~
훌륭한 어머니에 훌륭한 딸 !!! -
김동연
2009.05.15 15:38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딸은 스스로 학습한 자의 본보기입니다.
나는 딸에게 해준 것이 하나도 없답니다.
그 점 항상 미안해 하고 있습니다. -
박성순
2009.05.15 15:38
훌륭한 따님을 두셨습니다.
그러나 더욱 훌륭한 것은 진정한 엄마표의 교육을 받으신 따님이라 생각합니다.
이같은 글이 우리 젊음 엄마들에게 마음에 와 닿는 시간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스스로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쌓은 실력"
이게 머리에 꽉 입력되고 참실력이지요.좋은 글입니다.
우리 부고 졸업생 모두 참 실력꾼들 입니다. -
김영송
2009.05.15 15:38
훌륭한 따님을 두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무리 해 준 것이 없다지만 母傳女傳이 아닐까요? -
하기용
2009.05.15 15:38
* 암! 그렇고 말고요.
그 엄마에 그 딸이지요 .... 추 카 입니다. -
황영자
2009.05.15 15:38
엄마가 딸을 자랑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딸의 생각과 엄마의 생각이 같다는 것도 역시
잘 자라준 딸 보면
항상 엄마는 해준 것이 없어 미안하게 생각되는 것 역시 엄마 생각이지.
딸들은 결코 그리생각하지 않을것이라 난 늘 자위하며 산단다.
나도 우리 아들 딸에게 해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을 했는데
그애들이 잘자라 사회에 공헌하며 사는 것 보면 마음이 흐뭇하지
모든 엄마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
김동연
2009.05.15 15:38
영자야, 내가 이글의 필자가 딸이라는 말을 한 걸 후회하고 있어.
그 말을 빼고 이 글을 올렸다면 글 내용에 촛점이 맞추어 졌을텐데...
딸 자랑에 그만 이성을 잃었어. 늙으면 사람이 못쓰게 되는 건 확실해. -
이문구
2009.05.15 15:38
늦게야 발견하고 뒤늦게 축하드립니다.
훌륭한 둘째 따님 김혜영 교수의 멋진 글을 보고.... -
권오경
2009.05.15 15:38
어이구 딸 자랑할만하구나. 축하한다.
기고한 이 글 내용에 공감한단다. 그렇구말구. 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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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교수가 제 둘째 딸이기도 하구요. 위의 주소(서울신문 칼럼)에 들어가면
사진이 있으니까 궁금하시면 열어 보세요. (자랑이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