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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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님의 편지
2009.05.20 15:27
선종하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이 천국에서 편지를 보내 주셨습니다.
생전에 몇번 진료해드린 인연을 잊지 않으시고 옛 비서수녀 김성희 유스티나 수녀님을
통해 저에게도 편지를 보내 주셨기에 동문 여러분깨 일독을 권합니다.
† 사랑하고 사랑하는 신부님,수녀님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에게 베푼 보잘 것 없는 사랑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선택된 자로 살아온 제가 죽은 후에도 이렇듯 많은 분들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으니 나는 행복에 겨운 사람입니다.
감사하며 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러분에게 생전에 하지 못한 마지막
부탁이 하나 있어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불교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라는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을 쳐다본다.”
달은 하느님이시고 저는 손가락입니다.
제가 그나마 그런대로 욕 많이 안 먹고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분의 덕분입니다.
성직자로 높은 지위에 까지 오른 것도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다 그분의 덕입니다.
부자들과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분의 덕입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유머로 넘긴것도 사실은 다 그분의 덕입니다.
나중에 내가 보고도 약간은 놀란,내가 쓴 글 쏨씨도 사실은 다 그분의 솜씨였습니다.
내가 한 여러 말들 ... 사실은 2 천 년 전 그분이 다 하신 말씀들입니다.
그분의 덕이 아닌 내 능력과 내 솜씨만으로 한일들도 많습니다.
빈민촌에서 자고 가시라고 그렇게 붙드는 분들에게 적당히 핑계대고 떠났지만
사실은 화장실이 불편할 것 같아 피한 것이었습니다. 늘 신자들과 국민들만을
생각했어야 했지만.. 때로는 어머니 생각에 빠져 많이 소흘히 한 적도 있습니다.
병상에서 너무 아파 신자들에게는 고통 중에도 기도하라고 했지만 정작 나도 기도를
잊은 적도 있습니다. 이렇듯 저는 여러분과 다를 바 없는 아니 훨씬 못한......
나약하고 죄 많은 인간에 불과 합니다.
이제 저를 기억하지 마시고 잊어 주십시오. 대신 저를 이끄신 그분,
죽음도 없고 끝도 없으신 그분을 쳐다 보십시오. 그분만이 우리 모두의 존재 이유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말...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실 제가 한 말이 아니라 그분의 말씀입니다.
저는 손가락일 뿐입니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그분을 쳐다보십시오.
천국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여기서는 더 이상 추기경 아닙니다.)
댓글 4
-
황영자
2009.05.20 15:27
-
임효제
2009.05.20 15:27
찬미 예수님!
박 회장님께서 받으신 편지는 잘 읽었습니다.
저의 침대 머리 쪽에 붙은 이 땅에서의 '김 추기경의 사진'을 한 번 보고 웃으면서 이 글도 읽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먼저시지요.
인간이 그 분을 기억하는 것도, 소외된 자들에게 너무도 많은 훌륭한 일을 하셨기 때문이지요.
오래간만에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 -
권오경
2009.05.20 15:27
감사합니다. 받으신 글 내 놓으신 박희서님. 그런 일 하셨었군요..!
하느님의 이끄심. 내가 아니라 그 분의 손길! 그만 걸핏하면 내가 잘했다고 착각, 뻐기곤 하는데...에그 부끄럽습니다. -
신승애
2009.05.20 15:27
김수환 추기경의 신실한 믿음이 잘 드러나는 글입니다.
스스로를 한없이 낮추는 그 겸손함으로
모든 영광을 그 분에게 돌리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이글은 누가 언제 쓴 것일가요?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추기경 스스로 쓰신 것?
그렇다면 죽은 후에도 분에 넘치는 많은 사랑을 받으니 ...라는 글의 처음 부분이
이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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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하십시오"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입니다.
친구들 !!!!!!
우리도 서로 사랑하며 즐거운 생활을 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