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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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훈(趙芝薰)선생의 해학(諧謔)
2009.08.30 13:35
청록파 시인 조지훈 선생의 본명은 동탁이다.
선생은 천수를 다 누리지 못하고 48세에 이슬처럼 떠났다.
하지만 짧은 생애임에도 겨레에게는 주옥같은 글을
제자들의 마음속에 '참 선비 상’을 남긴 분이다.
선생의 강의는 동서고금의 이야기가 산만한 듯
하면서도 조리가 있고, 우스개 소리임에도 해학과
지혜로움이 있었다.
그 분의 강의에는 음담패설도 자주 등장했다.
다음은 . . .
호(號)인 지훈(芝薰)의 유래에 대해 선생이 스스로
밝힌 내용.
내 호가 처음에는 지타(芝陀)였지.
마침 여학교 훈장(경기여고)으로 갔는데,
내 호를 말했더니 학생들이 얼굴을 붉히더군....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니. . .
<지타>라는 호(號)야 아주 고상하지만,
성(姓)과 합성하니까, 발음이 <조지타>가 되는데
걔네들이 내 호(號에)서 다른 무엇(?)을 연상했나 봐.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훈" 으로 고쳤어."
다음은 선생이 강의 중에 든 예화이다.
옛날에 장님 영감과 벙어리 할멈이
부부로 살았는데, 마침 이웃집에 불이 났어
할멈이 화들짝 방으로 뛰어 들어 오자,
영감이
“무슨 화급한 일이냐?”라고 물었어.
할멈은
영감의 두 손으로 자기 젖무덤을 만지게 한 후,
가슴에다 사람 인(人) 자를 그었대.
그러자 영감이
“불났군?”하면서(참고:火)
“누구네 집이야?”라고 다급하게 물었지.
그러자 할멈은 영감에게 입맞춤을 했대.
그러자 영감은
"뭐? 여(呂)씨 집이!"라고 하면서 놀란 후,
"그래, 어느 정도 탔나?" 라고 물었다나.
할멈은 영감의 남근(男根)을 꽉 잡았대.
그러자 영감은
"아이고, 다 타고 기둥만 남았군."했다더군.
그러면서 선생께서는
학생들에게 한자의 파자(破字)에 대해 질문하셨다.
" 달밤에 개가 징검다리를 건너는 글자는?"
“그럴 ‘연(然)’자입니다.”
“나무 위에서 ‘또 또 또’ 나팔부는 글자는?”
“뽕나무 ‘상(桑)’자입니다.”
“그럼, 사람이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글자는?”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 자네도 참, 그렇게 쉬운 글자도 모르다니...
그건 말이야 . . .
.
.
.
.
.
.
한글 '스' 자(字)라네."
ㅋ
ㅋ
ㅋ
** 완화삼(玩花衫) - 조지훈(趙芝薰)
[나그네를 읽고 木月에게]
차운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七百里)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 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이 詩는 고교시절 읽어서 낮이 익지요....? ㅎㅎㅎ / 매조)


댓글 18
-
김영종
2009.08.30 13:35
-
김동연
2009.08.30 13:35
조지훈님의 해학에 맞게 영상물이 해학적입니다. -
임효제
2009.08.30 13:35
말씀 하시는 것도...
항상 해학적이십니다. 꾸ㅡ벅~ ㅎㅎ -
박성순
2009.08.30 13:35
출석부에 우연히 두 학생의 이름이 묘하게 이어져 있어
그 순서를 바꾼 기억이 납니다.
"어수성" 학생 다음에 "조용희" 였는데...
출석을 부르는 과정에 학생들이 시끌 시끌 소란스런 분위기...
앞에서부터 부르던중 "어수성"(어수선으로 들림)호명을 하자 "예"하고 학생이 대답...
모든 학생이 그를 주시...그러던중 다시 "조용희"(조용히로 들림)
라 하니 순간 학생들이 정말로 조용히했지요...
그런데 어느 학생이 "예"라고 하니 다시 그 학생에게로 눈이 집중...
그 다음 모든 아이들이 박장대소.....
그 다음 "어수성" 과 "조용희" 두 학생의 번호를 띄어 놓았지요......
그 친구들 이제 60할아버지들 지금도 잘 만나는 제자들.... -
임효제
2009.08.30 13:35
어수성과 조용희..
그 이름은 정말 띄어 놓야 되것구만요.
특이한 이름이 한 반에서 만나다니요.... 허 허 허 허 -
윤여순
2009.08.30 13:35
재미있는 말씀이네요.웃음이 절로 절로... -
임효제
2009.08.30 13:35
재미있게 보셨다니...
고맙습니다. ^^* -
김세환
2009.08.30 13:35
매조 자주 글좀 올리시게나.
항상 기다리네. -
임효제
2009.08.30 13:35
요즘은 손이 떨려서...
자주 오타가 되어 자주 올리기가 힘이 듭니다요. ^^* -
김인
2009.08.30 13:35
매조야!
조지훈과 박목월의 주고받는 詩 글 따라서...
나도 한번 엉뚱 자작글 붙여 보겠네!
" 가도가도 황토길 붉은 황토길 ....
그 길위로 발가락 하나 또 떨어졌네...
가도가도 멀고먼 하늘 닿는 (고행) 열반길...
그 길위로 한가닥 무지개색 그림자 비추었네...."
하나운과 내가 이렇게 동무해 봄은 가당치도 않겠지요 ? ! 매조, 건강하시게. -
임효제
2009.08.30 13:35
회장님~
조지훈과 박목월
그리고 하나운은.. 다 유명한 시인이지요.
단지 하나운은 문둥병을 앓은 것만 틀리지요. ^^* -
김숙자
2009.08.30 13:35
나무로 만든 해학적 조각품이 일품 입니다
인간들은 일회적 나그네 들이지요
조지훈님의 시가 마음에 닿는군요. -
임효제
2009.08.30 13:35
김 여사님!
요즈음은 꿈적도 안 하시니 궁금합니다만...
그래도 댓글이라도 자주 뵈우니 걱정은 안 합니다. ^^* -
황영자
2009.08.30 13:35
그그림 초록ㅇ에서 점점 어두워져 검게 되더니
다시 초록으로 되는가 했더니 붉은색으로
재미있군요.
청록파시인의 시에서 나올만한 그림입니다.
전 시보다 그림보며 ㅎㅎㅎㅎㅎ -
임효제
2009.08.30 13:35
황 여사님~
꿩보다는 닭인가요..? ㅎㅎㅎ -
김승자
2009.08.30 13:35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참 운치있는 싯구절입니다. -
임효제
2009.08.30 13:35
우리네가..
딸아 가기는 재주가 남 다른 사람이지요. ^^* -
박문태
2009.08.30 13:35
허, 이 사람들. 하나운이 아니라 한하운일세. 다 고등학교 시절의 국어 선생님 실수 였겠지. 낙화유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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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저 시 모른다 ㅋㅋㅋ
아 저 장님 기둥뿌리 이야기가 저분이 하신 말이 었네 그려
내 생각해도 참 무식타 그자 !!! 워낙 얌전하니 선상님 시키는 대로 영수 공부만 하다 보니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