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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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 억새
2009.10.26 14:10
18일 강원도 정선에 있는 민둥산을 찾았다. 일요일이라 차도 사람도 많았다. 차를 간신히 도로에 주차해 놓고 등산을 시작했다.
등산객이 많아 앞에 가는 사람 발뒤꿈치만 보며 가는데 날이 가물어 흙먼지가 어지럽게 날린다. 그런데 가도가도 억새는 보이지 않고 배추밭만 나온다. 7년 전에 왔을 때는 이런 가파른 길이 아니었는데 하며 걸었다.
하산하는 등산객 중에는 배추 한보따리씩을 안고 들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배추 어디서 사셨어요?"
"산게 아니고요, 산모퉁이 돌아가면 버려진 배추가 지천이에요. 그냥 뽑아오면 돼요."
"주인이 뭐라고 안해요?"
"주인 없어요."
하더니 휭하니 가버린다. 주인이 없으니 마구 가져가도 된다는 말투다.
좀 더 가 보니 넓은 밭에 배추가 그냥 버려져 있다. 적기에 비가 안와 농사를 그르친 모양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 중 괜찮은 것을 골라 챙기고 있다.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큼지막한 배추 3덩어리가 땅바닥에 나뒹군다. 곧이어 60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의 볼멘 소리가 들린다.
"난 못해."
"여보, 이거 고냉지 배추예요."
"김치 안먹으면 안먹었지 못 들고 가겠어."
하며 꼼작 않고 서 있다. (간 큰 남자 같으면 서 있지 않고 혼자 내려갔을 텐데.)
"그러지 말고 어서 들고 갑시다."
애 달래 듯하며 나뒹구는 배추를 다시 끈으로 묶는다.
.............................
내려오면서 보니 배추가 없다. 아마도 간 큰 남자는 아니었나보다.
민둥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마을
멀리 정상이 보인다.
억새가 아직 덜 핀 상태
해발 1119m의 민둥산 정상
댓글 17
-
박일선
2009.10.26 14:10
아 멋있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 카메라 너무 혹사하는 것은 아닌지... -
홍승표
2009.10.26 14:10
카메라가 아니라 내가 혹사당하는 건데. -
정해철
2009.10.26 14:10
몇년 전에 홍형 부부가 민둥산 간것은 아느데 그게 벌써 7년이나 됬어?
억새가 보기는 좋으나 한번 자라기 시작하면 나무는 못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억새있는 곳은 매년 억새축제가 열릴 정도입니다. -
홍승표
2009.10.26 14:10
민둥산 억새가 유명세를 타서 산 입구에 민둥산역이 생겼고
축제 기간 중에는 기차가 정차한다고 합니다.
한번 가보심이 어떨지...
맨날 아래것만 시키지 말고. -
김영종
2009.10.26 14:10
카메라가 혹사 당하든 홍찍사가 혹사 당하는 것이든 난 아랑곳 없네
그냥 저 힘든 발품을 안팔고도 민둥산도 보고 멋진 억새 귀경도 하니
하여튼 더 혹사 당하길 바라요
산위의 밝은 태양에 자란 저 억새 참 좋의이 (물론 프로가 아님 안되는 것이지만 ) -
홍승표
2009.10.26 14:10
혹사 당하길 바라는 친구도 있으니 좋구만. -
김동연
2009.10.26 14:10
민둥산이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해 질 수 있었네요.
억새산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억새가 많군요.
가을냄새가 물씬나는 작품들입니다. -
홍승표
2009.10.26 14:10
억새가 많긴 한데 아직 덜 피었어요.
좀더 활짝 피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늘 느끼는 거지만 시기를 맞추기가 참 어렵네요. -
한순자
2009.10.26 14:10
민둥산의 높이가 1119m면 상당히 높은 산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 갔군요.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는 억새들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
홍승표
2009.10.26 14:10
먼지를 뒤집어 쓸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
김영은
2009.10.26 14:10
장가계의 웅장한 산이 아직도 눈에 어른거리는데-
억새 나부끼는 민둥산~어머니 품같이 포근하고 소박하네요.
역시 우리산이 좋아, 저마다 위용울 뽐내는 전국의 이름있는 산을 생각하면서~~ -
홍승표
2009.10.26 14:10
처음 오르는 길은 꽤나 가팔랐으나
정상 부근은 두리뭉실 편한 길이었습니다. -
황영자
2009.10.26 14:10
민둥산의 억새 밭에서 웬 고냉지 배추
한국사람들은 역시 김치를 먹어야 하니까....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인데 언제 가보나. -
홍승표
2009.10.26 14:10
배추 작황이 나빠 농사꾼은 손해를 봤을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한 번 다녀오시지요. -
김숙자
2009.10.26 14:10
민둥산 하면 나무들이 별로 없는 산을 말 합니까?
옆으로 누우면서 흔들리는 억새가 참 멋집니다
밑에서 세번째 작품 가져 갈께요. -
홍승표
2009.10.26 14:10
아마도 나무가 없어 붙여진 이름 같기도 합니다.
작품이랄 것도 없는데 가져가신다니 기꺼이... -
윤여순
2009.10.26 14:10
민둥산이라 해서 나무도 없는 산인줄만 알았더니 그렇지도 않군요.
억새의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좋은 모습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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