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스런 겨울, 2010 (己貞氏)
2010.02.17 11:45

올해는 예년과 다른 이상스런 겨울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Washington, D.C., New York 같은 곳은 그동안 눈이 너무 와서 고생이다.
그런데 매년, 겨울 내내 눈이 내려서 쌓이던 西北部는 봄날같이 비가 온단다.
西北쪽에 와야할 눈이 올겨울에는 무슨 까닭으로 東北쪽으로 옮겨진것 같다.
기후가 라 니냐 (La Nina, girl) 에서 엘 니뇨 (El Nino, boy)로 바꾸어지는 때문이란다.
I have no idea what they are talking about.
東北部, 특히 D.C.는 전기가 다 나가고, Miami 로 치면 Hurricane 온것 같은 비상사태다.
반면에 마침 동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Vancouver 는 好事多魔 라고 하필 올겨울에 눈이 부족하다니
보기에 민망하다. 이런 큰 행사는 88 서울 올림픽처럼 우선 하늘이 도와야 하는것 아닌가?
New York 은 벌써 눈을 대형으로 5번이나 치우고 났는데 오고 또 온다는 예보란다.
오랫만의 雪景, 몇 십년만의 White Christmas 는 멋있었지만 지금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푸념을 할 지경이다. 어떤 똘똘한 꼬마는 이 눈을 밴쿠버에 팔면 좋겠다고.
그나 저나 동북부에 닥친 寒波는 누가 감기들면 누가 재채기한다고, 이곳 마이아미까지 영향이 있다.
정확하게 우리는 작년 12월 24일까지 화씨 80도가 계속되어 더운 날씨가 너무 지겨웠다.
그러더니 하루 아침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서 집집마다 Heater 를 틀기 시작했다.
몇년째 Heater 를 안 켜고 살던 집도 그게 필요할 만큼 갑자기 추워졌다.
가게마다 Heater 가 동이 나버렸다는데 2월 중순인 지금까지도 날씨는 써늘하다.
Everglades 에서
Lover's key
지난 1월에 Everglades 와 서해안, 또 Key West 쪽을 가보니 많은 fish 들이 죽어 있었다.
여기 바다는 살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너무 깨끗해서 재미없다고 불평했는데 그게 아니였다.
새들은 또 전부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꼼짝을 하지 않았다.
Aligator 들은 물 속에서 나와 사람들 걸어 다니는 길에까지 엎드려서 잠을 자고 있었다.
울타리도 없이 너무나 가깝게 나와 있어서 혹시 물릴까봐 겁이 났다.
나무들도 잎새가 누렇게 변하고, 옆을 스쳐만 가도 우수수 다 떨어졌다.
어떤 나무는 서늘할때 가지 친다고 좀 잘라 냈더니 더욱 꼴이 사나워지고, 곧 죽어 버릴것만 같았다.
작년 여름 드물게 풍작이였던 망고 나무는 재작년 12월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었다.
대개는 1월이면 滿開해서 골치 아픈 냄새가 진동하는데 올해는 2월 중순인 지금에서야 슬슬 피기 시작한다.
우리집 망고는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늦게나마 피기 시작한것만 무척 다행이다.
하지만 올해는 꽃도 열매도 많이 늦어지니 맛도 달라지는것이 아닐까 궁금하다.
그런데 이렇게 요상한 날씨에도 굳세게 꽃망울을 피우는 蘭이 하나 있다.
이 蘭과 뉴욕에서 가져온 공작 선인장 화분은 햇볕이 나면 얼른 Patio 한 가운데로 내놓는다.
그러다가 밤에 비가 오면 얼른 또 처마 밑으로 깊숙히 들여 놓아야 한다.
찬 비가 오고 나면 그 다음날, 기온이 뚝 떨어 지는 때문이다.
올해는 이짓을 벌써 몇번째 되풀이 했는지 모른다. 이젠 추위가 다 갔나보다고 화분들을 햇볕 쪼이게
꺼내 놓으면 밤에 비가 왔다.
북쪽에 눈이 올때마다 여기는 잠간 동안이지만 무섭게 비가 쏟아졌다.
명색이 熱帶地方 이라는 마이아미다. 먼 북쪽에서 힘들게 가져다 준 선인장은 기필코 잘 살려내야 한다.
오늘도 차거운 타일 방바닥이 을씨년스럽고, 털 스웨터는 입었다가 벗었다가. 변덕이 죽 끓듯한다.
예방주사를 맞은 때문인지 감기 안 걸리는것만 천만 다행이다.
Heater 에서 곧 바로 Air Conditioner, 또 Air Conditioner 에서 Heater 로. 계속 바꾸어야 하는것이 짜증스럽다.
Where is the nice, comfortable, and heavenly winter weather here?
엘 니뇨가 다시 시작이라니 올 여름 Hurricane 상황도 달라질것 같아 지금부터 은근히 불안스럽기도 하다.
The Promise of Spring ( Everglades 1-2010 )
우리도 여기서 non stop 으로 Olympic 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죽 한끼나 먹었는지 얼굴은 노랗고, 삐쩍 마른 안현수를 처음 보았고 이호석과 함께 solo, Relay 에서 금메달 따는것을
신나게 구경했지요. 안현수가 다쳐서 올해 못 나온다고 해서 크게 실망했어요.
Qualifying race 에서 이호석이 잘했는데 정작 경기에서 망친것을 보고 너무 애석했습니다.
안톤 오노는 거저 얻어진 메달도 염치없이 받아 챙기고.
해설자가 한국선수들을 Korean speed skating machine 들이 나온다고 해서 삐딱하게 들렸는데 아들 말에 의하면 칭찬이랍니다.
오늘 이름도 모르던 모태범 선수가 금메달, 며칠전 이승훈이 은메달, 너무 기쁘네요. 그런데 이성화 (?) 선수는 아직 못 보았어요.
한국이 동계 올림픽에 나온 역사도 짧은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보여주니 놀랍지요.
김연아는 너무 조마조마해서 차마 입에 올리지도 못하고, 숨 죽이며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김연아는 한국 최초의 figure skater 인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으니 이번에도 유감없는 실력 발휘를 바랄뿐입니다.
우리 사대부고가 어느 겨울에 신설동 경마장에서 빙상대회 한것 기억하시죠?
선수들이 앞에 와서 Curve 돌때 넘어지는것이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다들 깔깔대며 박수를 치고 ...
끝나고는 친구들 데리고 집에 와서 뜨끈뜨끈한 콩나물 국에 밥을 먹던것까지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