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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Long live the queen!

2010.02.28 13:34

이신옥 조회 수:174




                                                                                      나리, 뉴욕에서 (7-2009)

 




엊그제 2/25 (목요일), 자정이 넘은 시간에 우리는 드디어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는 Performance를 볼수 있었다.


나는 그 이틀전 (2/23), Short Program 을 볼때처럼 무척  긴장이 되었다.
갑자기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추워서 털 스웨터를 입고, 식탁 한쪽을 꽉 붙잡고 앉아서 보았다.  


나는 지금까지 우리 아이들 때문에도 이렇게까지 안절부절 해본적이 없다.

 너무나 조마조마하고, 신경이 쓰이니까 차라리 녹화를 하고, 나중에 볼까도 생각했다.


  우리는 사실 이번 올림픽이 시작하던 날부터 내내 이 푸로를 기다려 왔다.
두번째 주, 거의 끝나가는 판에 일정이 되어 있는것이 연아에게 연습 시간은 더 주는지 몰라도
  stress 도 길어진다.  초조한 기다림은 우리에게도  비슷하게 고역스러운 일이였다.


그동안 "연아, 드디어 Vancouver 입성" 이라던가 경박스럽게  "Condition 최고예요." 하는 
한국 TV 방송 interview  따위는 일부러 멀리 했다. 
옆에서 자꾸 그렇게 떠드는것이 그애에게 더 Pressure 가 될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애가 모든 Program 을 잘 끝내고 나면 그때 느긋하게 들여다 보리라했다.


내가 실력이 뛰어나다는 연아를 놓고 이렇게 안절부절, 초조했던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가을 미국에서의 Program 때 그애가 한번 넘어지는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주 잘한다고 해서 처음 보았는데 우선 자그마하고,  날씬하고, 예뻐서 마음에 쏙 들었다.
바로 전에 빠리에서 世界 新記錄의 점수를 땄다고, 이제 연아를 對敵할 사람은 아무곳에도 없다.
앞으로는 자신과의 싸움일 뿐이라고 Media는 떠들썩했는데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은빛 neck lace 가 달린 어여쁜 blue dress 를 입은채...



그때 너무도  실망이 컸다. 중계하는 사람도 깜짝 놀라서 이야기를 했다.
연아도 Super Human 이 아니라 그냥 人間일 뿐이라고.


우리집은  옛날부터 남편과 아이들이  Figure Skating 보는것을 좋아했다.
야마구찌가 금 메달 딸때부터 Tonya Harding, Nancy Kerrigan,  Michelle Kwan, Sarah Hughes, 등등.
東洋人으로는 일본과 중국계가 판을 쳤고, 한국은 언제나 시작하려는지 요원하기만 했다.
그런데 갑자기 김연아라는 한국 최초의 Figure Skater 가 나왔을 뿐아니라 금 메달깜이라는것이다.


 Figure Skating을 볼때 내가 제일 못 견뎌 하는것은 jump 하는 중에 " 꽈당" 하고 넘어지는 것이다.
이럴때는 내가 다  앞이 캄캄하고, 가슴은 철렁 내려앉고,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


꿈속처럼 하늘을 나르는 jump에, 안무 (按舞)에 황홀해 있다가 갑자기 냉냉한 빙판의 차거운 현실로  돌아온다.
이렇게 황당하고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하게되면 나는 너무 화가 나서 흉을 많이 보았다.
World Best 라는 사람이 온 세계가 注目하는 앞에서 저렇게 느닷없이 넘어지다니, 너는 아직 멀었다.
가서 더 많이 연습해가지고 百發百中,  안 넘어질 자신 있을때 다시 나와라.


엄마는 저게 얼마나 어려운건지도 모르고 그런 소리한다고 아이들은 말했다.
나는 눈하나 깜짝않고 응수했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 사람의 能力으로 不可能하다면 안하면 될것 아니냐?
무슨 놈의 jump 는 그리 많은지 조마조마해서 못 보겠다.
진짜 Expert 라면 Jump 세개 해야할때 두개쯤 하면서라도 볼상 사납지않게 마무리하는 요령이 있어야한다.
최소한 아무 대책없이 빙판에 탁 ~ 너머져서 보는 사람을 불안 공포증으로 몰아가는 그런 不祥事는
없어야 한다는것이 나의 持論이다. 


김연아는 이름을 가끔 들어 보긴 했으나 정작 그애를 유심히 보기 시작한것은 작년 여름 8월 쯤이였다.
첫 인상에  날씬하고 유연한 performance 가 압도적이였다.
연아는 꿈속의 요정처럼 날렵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은반에서 춤을 추었다.
Arthletic and artistic!  She has every quality needed for figure skating.
온 세계 사람들이 讚辭를 보냈다.


사실 Skating 이 상당한 운동일텐데 많은 西洋의 선수들은 뚱뚱하고 무겁게 보인다.
게다가 어떤 나라 선수들의 의상은 눈뜨고 봐줄수 없이 한심해서 이런것만 보고 다니는 사람이  한마디했다.
They deserve better outfit.
연아는 이번 두 종목에서  의상도 세련되고,  날씬한 몸매가  완벽했다.
누가 보아도 品格이 몇수 위였으니 많은 점수 차이로 금메달을 따게 된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지난 몇달동안 남편은 자기 손녀 딸처럼 연아의 스케이팅은 다 "즐겨 찾기"에 모아 두었다.
교무님도 연아만 나오면 전화를 했다.
"유산님, 지금 BADAUS Sports 에 연아가 나옵니다."
남편은 감탄감탄하며  틈만 나면 혼자서 하루에도  몇번씩 들여다 볼뿐 아니라 내게도 보라고
성화였다.
우리는 옛날에 그애가 LA에 와서 한것까지 찾을수 있는것은 다 찾아 보았다.
지난 9월에 생일을 맞아 Toronto 에서 친구들과 19살 파티를 하는것까지도 보았다.



나는 그동안 연아가 별별 광고에 얼굴을 내 놓을때마다 걱정이였다.
배우도 하고, 모델도 하고, 그런건 얼마던지 나중에 할수있다.  우선 올림픽을 잘 끝내야한다.
다시는 넘어지는 일이 없도록  jump 나 억만번이라도  연습해야한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그애는 자신만만하다는건지 광고는 계속 줄지어 나왔다.


그리고는 이번 Short Program 직전,  Warm Up 하는 중에 연아는 또 넘어졌다.
그애는 너무나 의외라는 표정이였으나 내 가슴은 또 다시 철렁 내려 앉았다.
지난번 미국에서 jump 하면서 넘어지던 그날의 그 표정이 다시 한번 再現되고 있었다.


관중들의 우려를 눈치챈듯  중계하는 여자 아나운서가 자신있게 말했다.
"Yu-na is the one who can shake off this little mishap."
그러나 나는  영 자신이 없었고 지프라기라도 잡듯 그녀의 말을 믿고 싶었다.   Luckily, she was right.
Program 이 아직 채 끝나지도 않았을때 그녀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또 말했다.
"This  is glorious.  This is one of the greatest performances I have ever seen."



연아가 史上 最高 의 點數를 기록하며 무사히 끝을 냈을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숨 죽이며 지켜보던 관중들의 환호가 쏟아지는 속에서  이번엔 남자 아나운서가 큰소리로 외쳤다.
"The coronation is complete.  Long Live the queen!" 
마침내 금메달은 당연히 받아야할 사람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안도감으로 우리는 서서히 편안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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