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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옛날 Europe 여행기 #5

2010.03.05 06:54

이신옥 조회 수:122




                                              




6/7/2005 (화요일)

 




영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여전히 화장실은 세가 나고, 작은 세수 수건 하나에 비누도 작은 쪼각들 뿐이다. 
 영국 사람 주인이면 당장 큰 수건과 비누 달라고 하겠지만, 한국인 주인, 
게다가 여 주인도 없이 꾸려 가는걸 보니 말이 안나와 잇빨대신 잇몸으로 살기로 작정 한다.



또 이집 수도는 더운물, 찬물 따로 나와서 하나는 손 시리고, 다른 하나는 손 데기 십상이다. 
차고 더운 물을 세면기에 같이 담아  쓰도록 만들어 진것을 누가 모르나? 
그렇게 하려면 Comet 이나 Ajax 같은 것으로 세면기를 닦아야 할텐데
비누도 충분히 없는집에 그런것 없다.



그리고 명색이 휴가인데 남의 집 세면기 닦기도 싫고. 
앓느니 죽지.  오늘밤 빠리에 가서 잘 씻기로 하고 또 생략한다.



어제 닭국 안 먹는것 보고 오늘은 된장국 끓였다고.
맛이 괜찮아서 신김치, 구운 김과 따뜻한 밥으로 아침을 잘 먹었다.  



하루 지나고 나니 우리도 벌써 익숙해져서 주인과 이야기도 하고.
젊은 학생들은 아주 명랑해서 번번히 "잘 먹었읍니다"  인사하고, 
화장실 붐벼도 신이 나는 눈치였다. 



조금 있으니 오늘의 guide 이원국 학생이 왔다.
꼭 우리 작은 아들같이 생겼는데 겨울같이 쌀쌀한 아침 날씨에 반소매 여름 샤츠 하나 입고 나타났다.



내가 걱정하니 계속 "괜찮습니다."  
하기야 여기 사는사람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하려구. 
나중에 보니 He was right.



아침에 겨울 같던 날씨가 슬슬  더워져서 봄 날씨 같이 변했다.
마지막 날인 오늘 날씨가 제일 화창하고 좋은데 이런 날씨는 정말 보기 드물다고 주인이 말해준다.






Red Bus, Red Telephone 


깨끗하고 조용한 아침 거리를 걷고, 또 Bus 타고.  National gallery 로 향했다.
중간에 Victoria station,  Waterloo station 등 지나는데 이름만 들어도 감회가 새롭다. 
영화 "哀愁" 에 나온 Waterloo bridge도 보았으나 It does not look so romantic.



 







Big Ben 근처에서


Gallery 는 내 맘대로 대강 보려고 하니까 이원국 학생이 지도를 보고 교통정리를 단단히
해주는 통에 하나도  빼지 못하고 다 들러야 했다. 
대부분이 옛날식 聖畵 로 나는 이해도 못하고 흥미도 없었다.



끝판에 가서 Van Gogh 의 해바라기, Paul Gauguin 의 화병에 담긴 꽃이 좋았다.
眞品 이라니 다시 한번 들여다 보는데 Gauguin 의 꽃그림은 정말 슬쩍 어떻게 집어 들고
나왔으면 딱 좋겠다.  이원국  학생이 묘책을 한번 궁리해 보겠다고.

 






A vase of flowers by Gauguin 


다시 번화한 거리로 나와 간이 sandwich shop 에서 점심을 먹었다.
여러가지 sandwich, drink, 스시까지 파는데 tuna fish 와 cucumber 가 들어간
fresh and crusty baguette sandwich 와  coffee가  너무 맛있다.  



근처에 직장가진 사람들이 잠간 나와 점심을 먹느라 붐비는데 미국보다 편리하고 맛도 있고,
더 건강식이다.
가만히 보니  여긴 뚱뚱한 사람도 드물었다. 



영국은 지금 주로 금융업과 교육으로 먹고 산다고 한다.
그래서 길에 나가보면 주로 학생들인지 동양인도 많고,  옛날 식민지시대 영향으로
흑인, 인도 사람들도 많다. 
백인들은 주로 교외에 사는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영국이 良質의 敎育을 자랑하고 미국보다 절차가 덜 복잡해서 한국에서도 많이 온다는데
내가 겪어본 영국에서 온 간호원들을 보면 수긍이 간다.



Traveling nurse 라고 부르는데 최근에 만난 애는 이름이 Phillippa.
남자 이름 Phillip 을 여자 이름으로 바꾼것이 좀 우수운데 젊은 아이가 간호원으로
기본이 딱 되어있고 일을 잘했다.
내가 영국 교육이 좋은가보다고 칭찬 해주었더니 좀 면구스럽다고.



"그런데 내가 모처럼 평생에 한번 여행하려는 참인데 pound 가 dollar의 두배 가치라는 건
무슨 소리냐?   너네가 우리보다 그렇게 더 잘 산다는 말이냐?
지금 Euro가 dollar 의 1.25 배 인것도 속상하는데. " 하고  물었다.



그녀는 ㅎㅎ 웃으며 사실은 미국이 더 잘 산다고 한다.
그리고 영국에서의 간호원 월급은 형편없어 왔지만 남자 친구가 거기 있어 곧 돌아 갈꺼라고. 



오늘은 저녁 5시 차로 다시 빠리로 돌아 가야 한다.
점심후에는 Big Ben, Westminter Abbey 있는 거리를 다시 한번 돌고, Trafalgar square를
지나서 Buckingham 궁전 앞을 지나 다시 민박 집으로 향했다. 짐을 찾기 위해서였다. 



오늘 보니 민박 집이 Buckingham 궁에서 아주 가까웠다.
떠날 날이 되니까 집도 우리끼리 찾아 갈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은 오늘 guide 가  길을 제일 잘 안다고 한다.  
           이른 봄날 같은 화창한 날씨에 거리 구경하며 걷는것이
아주 쾌적한 기분이였다.                       




                                













Trafalgar Square 

 







Buckingham 궁전앞의  Queen Victoria 상 

 








Buckingham  궁전 앞의 꽃밭 

 


이원국 학생이  Waterloo station 까지 데려다 주어서 Eurostar 를 타고 다시 빠리로 향했다.
나는 창가에 빈자리 하나 차지하고 앉아 2시간 동안 꼼짝 않고, 지루한줄도 모르고
창밖 풍경을 내다 보았다.   올때보다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다. 
 



드디어 빠리 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마중 나올 사람이 안 보인다.
조금 불안해져서 기다리고 있으니 저기서 교무님이 오신다. 

그동안 더 많은 손님들이 오셔서 더 정신이 없으신 모양이였다.
교당으로 가서 한식 저녁을 들고 가라고 하나 너무 늦었고, 다들 바쁜것 같았다. 
떠나기전에 혹시 기차안에서 먹을까 하고 사온 baguette sandwich 가 있기에
그냥  hotel 로  가기로 했다.




다시 똑 같은,  motel 같이 생긴 작은 hotel 로 갔다. 
런던에서 못한 샤워도 하고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orange soda 와 같이 sandwich 를
하나씩 들고 앉아 TV 를 켰다. 




어머나...
뜻밖에도 뉴욕의 우리 13회 동기 남친들이 빌려줘서 돌아가며 본 한국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불어 자막과 함께 나오는 것이였다.
크기 13 inch  정도의 작은 TV 는  화면이 깨끗하고 거기 보이는 한국의 사계절 경치도 너무 멋있다. 
식사 시간이 늦어져 더 맛있는 sandwich 와 함께 우리는 그 영화에 홀딱 빠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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