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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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쌍둥이 자매 간호사 뉴스
2010.03.24 02:46
네 쌍둥이 자매가 한날 한시에 자신들이 태어난 병원의 간호사가 됐다. 인천 구월동 가천의대 길병원 본관 12층 대강당. 최근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이 병원에서 첫 근무하게 된 42 명을 대표해 단상에 오른 황 슬·설·솔·밀 자매 가운데 맏이 슬이가 가천 길재단 이길여 회장 앞에서 신고식을 겸해 감사 편지를 읽었다. ![]() 그리고 21 년 뒤 태어난 병원에서 간호사로 나란히 사회 첫 걸음을 걷게 됐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네 쌍둥이와 길병원의 인연은 21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강원도 삼척에서 광부로 일하던 아버지 황영천(56)씨와 동갑 부인 이봉심씨는 결혼 5년째인 1988년 말, 둘째가 임신된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놀랍게도 70만분의 1 확률이라는 네쌍둥이. 월세 2만원 방 한 칸에서 살던 부부에게 병원은 "하나만 낳고 나머지는 포기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부부는 모두 낳기로 하고 이씨의 친정이 있는 인천의 한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출산 예정일 전에 양수가 터졌다. 당황한 병원에서는 인큐베이터가 있는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고, 이씨는 길병원으로 몸을 옮겼다. 출산 2시간여 전인 오전 7시쯤 병원에 도착했지만 이곳 의료진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인천에서는 처음인 네 쌍둥이, 게다가 아무런 진료 기록도 없이 산모만 급하게 실려왔기 때문이었다. “저도 사실 걱정스러웠어요. 우리 병원에서도 네 쌍둥이는 처음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진료 기록도 없고, 아기는 당장 나오게 생겼고….” 이 이사장은 고심 끝에 제왕절개 출산을 결정하였다. 오전 9시 14분 첫째 슬이가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20 여분 만에 나머지 셋이 뒤를 이었다. 한동안 산모의 출혈이 멈추지 않아 의료진 모두가 긴장했지만 재수술을 거치며 무사할 수 있었다. 이 이사장은 출산 다음날 입원실로 찾아와 산모를 위로하고 신생아실 인큐베이터에 누워있는 네 쌍둥이를 둘러보았다. “아이들이 조르르 누워있는 걸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고요. 인천에서는 처음 나온 네 쌍둥이였는데 어쩌면 저렇게들 올망졸망하게 생겼나 싶고…. 그런데 직원들 얘기를 들어보니 산모의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렵더라고요.” 산모와 아이들이 퇴원할 때 이 이사장은 수술비와 인큐베이터 사용비를 받지 않았다. 대신 강보에 싸인 채 나란히 누워있는 네 아이와 기념 사진을 찍고,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는 산모에게 네 아이가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 그러나 그 뒤 이 이사장은 바쁜 생활 속에 이들을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2006년 사진첩을 정리하던 중 네쌍둥이가 퇴원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그때 약속이 떠올라 이들 가족을 수소문했다. 황씨 가족은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었다. 황씨는 광부를 그만둔 뒤 장사와 노동일 등을 하고 있었고, 집안은 생활 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어려웠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쌍둥이 자매들은 중.고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 하고 학교 성적도 우수할 뿐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태권도를 배워 4명 모두 각종 태권도 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갖췄다. 어린 시절의 꿈은 다양했지만 4 명 모두 ’백의의 천사’라는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과 진학을 결심했다. ’슬’과 ’밀’은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은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합격, 4명 모두 간호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넷 모두 간호학과에 간 것은 길병원 퇴원 때 이 이사장이 농담처럼 "간호사가 돼 고마움을 사회에 갚게 하시라"고 했던 말을 부부가 가슴에 새겨 두었다가 가족회의를 거쳐 결정한 일이었다고 한다. ![]() 합격은 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고민하던 이들에게 다시 행운이 날아들었다. 2007년 이들의 생일을 하루 앞둔 1월 10일 이 이사장은 입학금과 등록금으로 2300만원을 전달해 18년 전 약속을 지켰다. 그 자리에서 학비를 계속 대주기로 한 이 이사장은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뽑아주겠다"는 두 번째 약속을 했다. 네 자매는 올해 1월 치러진 제 50회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어머니 이 씨는 “4명 중 하나라도 떨어질까 봐 마음을 졸였는데 간호사 국가고시에 모두 합격해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 네 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전원 합격하자 이 이사장은 약속대로 이들을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이 이사장은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네 쌍둥이를 건강하게 키워낸 엄마가 훌륭하다”며 “길병원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되돌아온 네 쌍둥이들이 나이팅게일 선서의 가르침대로 훌륭한 간호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네 쌍둥이가 우리 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면 모르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홍길동처럼 여기저기 병동을 다니면서 환자를 보는 줄 알 거야.” 이 이사장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 네 쌍둥이의 맏이인 황 슬 씨는 “이길여 이사장님께서 저희와의 약속을 지켰듯이 우리 자매들도 이사장님께 약속 드렸던 대로 가난하고 아픈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열심히 섬기는 가슴 따뜻한 간호사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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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0.03.24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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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용
2010.03.24 02:46
* 안녕 하셨습니까 ?
좋은 소식 전해 주어 고맙습니다.
이길여 여사는 지난번 KBS 아침마당에 출연하여
빈손으로 유학가서 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와 길병원을 이룩하기 까지의
스토리를 들으며 그의 젊은 모습에 놀랏었는데
그저께 서울대 총동창회 석상에서 가까이 만나 뵈니 정말로 젊어 보여서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네쌍둥이의 자매가 훌륭한 간호사가 되기를 빕니다. -
김영길
2010.03.24 02:46
주말엔 out of town햇는데
다시 와보니 첫번째로
김승자님글이 떠 있네요.
네 쌍둥이의 얘기도
눈물겹지만 이여사의
든든한 마음의 심지가
너무도 아름답군요.
만남이란게 이렇게
이루어 진다고 하면
이 만남이 우연일가요
아니면 필연일가요? -
전준영
2010.03.24 02:46
김,조박 그간 안녕하신 지요, 동창 이승자 여사가 전번 주에 하늘 나라로 갖 답니다. 어제저녁에 잘 알고 지내는 이 여사 부군이 전화가 왔 드 군 요, 11회 동창들이 고맙다 면서 무슨 소리냐 우리가 무어라고 위로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같이들 더 만나게 못한 자기 불차례라 하드 군 요 그래 위로의 말을 전하고 언제 시간 나면 식사나 한 번 하자고 하며 전화를 끊 었 답니다. 이삼열 장노가 11회가 모여 예배를 올려 주니 아마 고 맙 다고 이름을 물어 알려 드 렸 답니다. 이것으로 동창 한 분 또 우리 곁을 떠 나 군 요...
참 네 쌍둥이가 요 사 히 TV에 등장하여 병원 근무하는 생활상을 방영하여 저도 보고 있 답니다. 요 사 히 는 부모와 떨어져 주말이 되면 병원인근에 마련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살고 있는 용인으로 와서 부모님께 보고도 하고 어머니가 차려 주는 밥을 맛있게 들고 살아가는 훈훈한 모습을 보고 있 으 려 니 우리는 2남매 길 르 기도 힘들 었 는 데 네 쌍 둥 이라니 놀랄 뿐 입니다. 아버지가 탄광에서 얼마나 벌 었 겠 습니까 지금은 카펜터 일을 하여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4명의 학비를 만들려니 부모들이 훌륭해 보입니다.
요 사 히 산부인과 실에서 근무하는데 기초를 고참 간호원에게 배우는 과정에 하나라도 틀리면 야단 치니 네 쌍동이가 눈물 흘리며 임산부 다루는 힘든 과정을 하나하나 익혀 가는 중이 군 요, 하여간에 대단한 일이며 이길여 박사의 사랑이 멋 지 답니다. -
이정란
2010.03.24 02:46
이번주의 KBS1의 가족극장(월~금, 07:50~8:20)은 이들 넷이 주인공입니다.(저는 이 프로그램을 즐겨서 봅니다)
얼마나 밝고 건강하고 예쁜지...작은 돈으로 잘 키우는 방법을 운동(태권도)이라고 생각하고 시켰다고합니다.
이길녀 원장님도 대단하신 분이지만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낸 그 부모님께 무한한 신뢰의 박수를 보냅니다. -
김영종
2010.03.24 02:46
5천만 분의 4 명의 아주 작은 일입니다만은 이런 작은 일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모양 입니다
아침 흐믓한 이야기에 마음 따뜻함을 느끼며. -
정굉호
2010.03.24 02:46
참으로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 입니다.
넷 쌍둥이도 대단하고 이길녀 박사께서도 훌륭한 분이시고
이들의 부모님들도 힘든 속에서 이렇게 딸들을 키우셨으니 대단합니다. -
홍명자
2010.03.24 02:46
너무 아름다운 백의의 천사 4명이 동시에 탄생 !!. 감격스럽고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다 낳기로 결단을 내린 부모님도 훌륭하시고 그 아기들을 무사히 탄생 시키고 많은 병원비를 감면해준 이길녀 이사장님의 인품도 놀랍고 끝까지 약속을 지켜서 이 사회에 훌륭한 일꾼이 되도록 후원해주신 것. 참으로 아름다운 story네. 이 소식을 읽을 수 있게 해준 승자에게 감사하며. -
이문구
2010.03.24 02:46
이번 주 KBS1 [인간극장]에
슬이, 설이, 솔이, 밀이가 등장하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시청하고 있는데
이 게시물이 참고 자료로 도움이 되겠습니다. -
김영길
2010.03.24 02:46
이 얘기가 방송으로도 나간다니
한마디 더 하고 싶은데 오세윤이의
수필집에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세윤이가 군의관 시절 당직으로 있다가
쌀 세말을 굶고있는 산모에게 내 주어
군에서 표창을 받은 얘기가 생각 납니다.
그 산모가 얼마나 고마웠을가요. 세윤이
에게도 그런 좋은 점이 있는데 그런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이 좀 약점
이지요.
어쩌면 우리들 주변에서도 이런 일들이
있지 않았을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이 1회적인 사건으로 끝나고 마는데
이길여여사는 1회 2회 반복적인 은혜의
손길을 펴고 있으니 그분의 인격적인 면
에서 존경스럽고 배울점이 있는 귀한 분
이군요.
쌍둥이들도 이러한 은혜에 보답하고자
노력하는 모양인데 이제 겨우 21살이니
노력여하에따라 무한한 가능성이 앞으로
저들에게 주어 질 터인데 하나님의 가호가
저들에게 함께하기를 비는마음 간절합니다. -
권오경
2010.03.24 02:46
와~멋지고멋진 소식이구나, 고마워 승자야. 난 지금 처음 듣네..미안..
이길녀원장님의 의술.인술, 그리고 약속들...
부모의 굳굳한 사랑.
무엇보다 예쁘고 귀엽고 기특한 네 쌍둥이. 복 많이 받으슈~~.
삼위 일체.. 아니 오위 일체가 이뤄낸 작품이야.
세상은 아름다워. 살맛 나는 일 많아. 그지? -
이초영
2010.03.24 02:46
승자야... 4 쌍동이가 간호사 가운을 입고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
본인들도 장하지만 고생하면서 키운 부모들이 얼마나 감격스러울까?
근래에는 한 자녀만 낳으려하고, 과외다 해외연수다, 많은 돈을 들이면서
자녀를 키우는 요지음의 한국추세에...
어려운 형편에서도 본인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회인이 될수있다는 성공 이야기가 될것 같아...
약속을 지켜준 이길녀 이사장님의 배려와 사랑,
하나도 빗나가지 않고 훌륭하게 자라준 예쁜 4 쌍동이들...
눈물나게 아름답고 감동스럽고.....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해....
앞으로 4 쌍동이 모두, 자기들이 받은 사랑과 헌신의 보답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고, 되돌려주는 훌륭한 간호사가 되리라 믿어.
승자야.희망과 용기를 주는 글월...고마워..... -
김동연
2010.03.24 02:46
특별한 사명을 받고 태어난 사람들인 것 같아.
KBS에서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
지금까지의 이야기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었지만 앞으로는 더 큰 보람된 일을
이 사람들이 해낼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해.
이들을 잘 키워낸 어른들께 감사한 마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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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뵈었을 때 이길여 여사는 연세에 비해 너무나 젊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함께 소탈하게 이야기도 잘 하시고 노래도 멋지게 부르시더군요.
의사로서만 성공하신게 아니고 비죤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유능하고 훌륭하신 분입니다. 존경합니다.
계속 건강하시어 오랫동안 후손들의 role model 이 되시기 바랍니다.
또한 위의 네 자매가 훌륭한 간호사로서 사회에 봉사할 뿐만 아니라
행복한 여성으로 계속 발전하기 바랍니다. Best Wishes for them.
김영종씨가 올리셨던 한델의 음악을 함께 올렸습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