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옛날 Europe 여행기 #14
2010.03.27 04:00
6/16/2005 (목) Chamonix Mont-Blanc.
샤모니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이다.
어제 저녁 much less than perfect dinner를 경험한 뒤라 오늘 아침에 끓여준 육개장이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다.
한 사흘 지나고 보니 대체로 이집이 얌전하고, 맛도 수수하게 우리 음식을 잘 한다는것을 알았다.
서뿔리 現地食 같은 기발한 idea 만 없다면 식사는 꽤 괜찮은 집이다.
그동안 남녀가 따로 따로 여러명이 한방에 들어 좀 불편했다.
복도에 불켜고 가방 열어 필요한것 좀 꺼내려고 하면 지나가는 교무님들은 누가 불 끄는것
잊은줄 알고 모퉁이 돌아가며 한사코 끄는 통에 혼이 났다.
샤모니를 떠나며
집 주인과 작별 인사후 짐 다 싣고 다시 떠났다.
Guide는 또 바뀌어 졌고, 이번엔 뻐쓰 운전사도 Italy 사람이다.
산 위로 좀 올라 가는것 같더니 긴 굴 (Mont-Blanc tunnel, 11.5 km)을 지난다.
다음엔 눈 덮힌 산들을 뒤로 하고 계속 내려와서 평지가 시작되는데 여기가 Italy 다.
햇볕 쟁쨍한 날씨에 평지로 내려오니 기온이 올라서 길 양옆으로 가끔 보이는
붉은 지붕의 농가들이 마치 Florida 를 보는것 같았다.
눈 덮힌 산이 멀어지는것도, France를 떠나는 것도 난 너무 섭섭해서 Italy 의 첫인상이 별로였다.
뻐쓰타고 France 들판을 다닐때는 피곤한줄도 몰랐고 열심히 창밖을 내다 보았었다.
들판에 빨간 양귀비꽃, 드문드문 보이는 시골집들도 특이한 정취가 느껴졌다.
하다 못해 뽀뿌라 나무들도 일부러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줄로 십여구루 쭉 심어놓고는 그다음엔
한참 아무것도 없다가 다시 또 계속되고.
그런 모든것이 저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내 맘에 싹 들고, 그림같이 멋있게 느껴졌다.
끝도 없는 들판을 보면서 밀레의 "만종," "이삭줍는 여인들" 같은 그림들이 나올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뜨뜻한 날씨까지 Florida 가 연상되는 Italy가 별로 인것은 당연했다.
한 두어 시간이나 달리고는 잠간 쉬어 bathroom break.
화장실도 France 와 달리 지저분하다.
Coffee를 달라니까 Cuban coffee 같은 것을 주는데 값은 비싸고 불친절하다.
다시 뻐쓰타고 달려서 샤모니를 떠난지 약 4 시간만에 Milano에 도착했다.
그동안 날씨는 완전히 여름으로 변해서 집 떠난후 처음으로 T-shirt 하나 입고 뻐쓰에서 내렸다.
앞에 커다란 분수가 있고 그 뒤에 붉은 벽돌로 지은것 같은 古城 (Sforzesco castle)이 있었다. Sforzesco Castle
지금은 옛 미술관, 박물관으로 쓰인다는데 안에 들어 가보기는커녕 이름자를 익혀 볼겨를도 없이
또 이동이였다.
Milano Arcade 길을 건느고, 조금 걸어서 World fashion으로 유명하다는 고급 상점들이 즐비한 Arcade로 왔다. 거대하고 화려한 Duomo 성당이 나타났다. Milano 의 Duomo 성당
바닥까지 화려하게 꾸며 놓은 이 Arcade 를 나와 보니까, Oh, my god!!!
뒤에 보이는 것이 Scala 극장
아까 Sforzesco 城 을 보면서 낌새를 챘지만 이건 너무 했다.
언니가 Italy 에 제일 볼것 많다더니 이건 너무 지나쳐서 벌써 기운이 빠진다.
Puccini 같은 작곡가들의 작품이 初演되어 유명하다는 Scala 극장도 한번 쳐다만 보고는 지나간다.
Italy 를 다 볼려면 한달 걸려도 부족하다고, 우선 점심때가 되니 중국집으로 데리고 간다.
Italy의 중국음식은 또 어떤가 기대하면서 꽤 고급스럽게 꾸며 놓은 식당에 들어가 앉았다.
좀 있으니 큰 대야만한 그릇에 hot and sour soup 이 나왔다.
언뜻 생각에 "여기 인심이 좋구나. 그런 soup 을 저렇게 많이 주다니 ..." 했다.
그런데 한 국자씩 덜어서 맛을보니 too watery.
내가 아는 hot and sour soup 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다들 절반도 못 먹고 다음 순서를 기다리니까 마파 두부, 기름이 흥건한 삼겹살같은
돼지고기와 양배추 볶음.
그런데 제일 놀라고 지금까지도 이해할수 없는건 Romaine lettuce 볶음이였다.
Romaine lettuce 란 이름이 Rome 과 연관이 있는지는 몰라도 우리가 보기에 완전무결하게
싱싱한 그 상치를 볶는정도가 아니라 아예 기름국에 푹 삶아서 내왔으니 다들 할말을 잃었다.
세계적으로 명성높은 중국 음식에 누가 되는건 고사하고, 도대체 이 세상 어느 구석에
이런식의 요리를 해먹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기함을 할 노릇이였다.
우리는 아뭇소리 않고 그중 나은 마파두부만으로 점심을 끝냈다.
나중에 슬쩍 guide에게 여기가 Milano에서 제일 잘하는 중국집이냐고 물었더니 대답을 못한다.
다시 뻐쓰로 약 3시간 반 걸려서 도착한곳은 그 유명한 Venice (Venezia).
말로만 듣던 "물의 都市" 였다.
재빨리 배를 타고 이쪽 저쪽 많은 건물들 쳐다보며 guide 의 설명을 들었다.
모두 120개 정도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海上 都市로 150개의 運河로 연결되어 있고
水中 뻐쓰, 수중 Taxi, 하다못해 수중 거름차까지 있다는데 이건 거짓말인지?
지금도 잘 이해 못하고 있다.
Venice
물가의 이 도시는 무척 화려하고, 사람들로 꽉차서 그야말로 hustle bustle, 생기찬 도시였다.
배를 내려서 안 쪽으로 들어 갔을때 우리는 또 한번 놀랐다.
흰색과 분홍색의 대리석으로 동양의 Byzantine style 과 서양의 Gothic style 이 혼합되어
9세기에 세워졌다는, 아름답고 독특한 모양의 Ducale 궁전, San Marco 성당이 그곳에 있었다.
그후 16세기나 되어서 옆에 있는 Campanile 종탑까지 겸한 이 광장이 완성되었는데
그 규모가 Europe에서 가장 크다고 한다.
Ducale 궁전 앞에서
눈에 익은 이 San Marco 광장의 까페는 자세히 보니 영화 "旅情"에서
Katherine Hepburn 과 Rossano Brazzi 가 처음 만나는 곳이다.
속상한것은 이 까페가 coffe값, 자리값, 또 무슨 값해서 어찌나 비싼지 guide 가 절대로
가지 말라 해서 한번 앉아 보지도 못한 일이다.
나중에 집에 와서 영화를 다시 보니 그 옛날에는 겨우 여비서 하던 Hepburn 이 이 까페에
앉아도 보고, 한개에 10,000 리라 부르는 붉은잔도 사고.
그런데 우리는 거기까지 가서 잠간 앉아 보지도 못했으니 한심하다.
하긴 그때 Italy 사람들이 무척 가난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gondola 도 타고, 따로 일인당 25 Euro씩 내어서 수중 Taxi 도 타고 도시 주변을 돌았다.
그러나 영화에 나오는 운하옆의 거리는 다녀 보지도 못하고 떠나야 했다.
다리를 Italy 말로 뽄떼 (Ponte) 라고 한단다.
우리도 뽄때를 단단히 보여 주었어야 하는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