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 여행기 (후편 6) - Chita
2010.06.03 17:06

2007 년 9월 20일, 목요일, Chita, Khabarovsk행 기차
(오늘의 경비 U$39: 기차표 교환 400, 아침 30, 짐 보관 50, 인터넷 50, 식료품 115, 점심 310, 커피 10 *환율 $1=25 ruble)
아침 6시에 Chita 역에 도착하여 우선 기차표부터 바꾸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Chita에 너무 오래 머무는 것 같아서 Khabarovsk로 25일 떠나게 되어있는 기차표를 22일 기차표로 바꾸었다. 기차표를 바꾸면 수수료를 내야한다. 기차표를 바꾸고 나서 출발시간을 자세히 보니 시간을 착각했다. 바꿀 때 매표원 여자가 아침 9시 반 기차와 오후 6시 반 기차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해서 오후 6시 반 기차를 골랐는데 이것이 현지 시간이 아니고 모스크바 시간인 것을 깜박 잊었다. 오전 9시 반은 현지 시간으로는 오후 3시 반이고 오후 6시 반은 자정이 넘은 시각인 것이다. 다시 가서 오전 9시 반 차로 바꾸었다. 매표원이 바꿔 주면서 웃는다. 또 한 번 수수료를 냈다. Ulan Ude에서 한번, 이곳에서 두 번, 세 번째 바꾸는 것이다. 수수료를 세 번이나 냈지만 Chita 출발 시간과 Khabarovsk 도착 시간이 편리한 시간이라 기분이 좋다.
그러나 기차표를 한 번 더 바꿔야 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짐을 지고 기차역을 나와서 호텔을 찾아 나섰는데 호텔 네 곳을 찾아갔으나 세 곳은 빈방이 없고 한 곳은 도저히 묵을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렇게 호텔이 없는 도시는 처음이다. 할 수 없이 기차역으로 돌아와서 오늘 떠나는 Khabarovsk 기차표로 바꿨다. 오늘 떠나는 기차는 이곳 시간으로 오후 3시 반에 떠나는 기차가 있는데 기차표가 매진되어서 자정이 지나서 떠나는 기차표로 바꾸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이 밤 10시니 아직도 두 시간 더 기다려야 한다. 러시아에서는 호텔 방을 못 잡으면 기차역으로 돌아와서 밤기차를 타면 자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기차표를 바꾸고 짐을 짐 보관소에 맡기고 시내 구경을 나갔다. Chita는 별로 볼 것이 없는 곳인데 처음부터 들릴 생각을 말아야 했다. 인터넷을 좀 하고 중앙 광장에 가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러시아 도시는 중앙 광장이 거대하기 짝이 없다. 주위에 있는 건물들도 웅장하기 짝이 없다. 광장에는 항상 레닌 동상이 있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건물들은 순 전시용이고 위압용이다. 얼마나 소련이 위대한 나라인 가를 자기네 국민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TV에서 보여주는 다른 나라 도시의 건물들에 비하면 구소련 국민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 사람들에게는 안 통한다. 실속이 없는 껍데기뿐인 건물들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알맹이는 보잘 것 없고 포장만 요란할 뿐이다.
이제 원래 계획보다 5일 일찍 Khabarovsk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지 말려고 했던 블라디보스토크에 가야겠다. 동쪽으로 갈수록 호텔이 비싸져서 원래 계획했던 것만큼 오래 묵지 못하겠다. 빨리빨리 움직여야겠다.
오늘 점심은 호텔을 찾다가 발견한 중국음식점에서 잘 먹었다. 러시아 어 메뉴밖에 없어서 고기 요리 하나, 야채 요리 하나, 밥, 맥주를 시켰더니 310 루블이 나왔다. 음식이 다 맛있었다. 고기 요리는 탕수육 같았고 야채 요리는 샐러드가 나왔는데 입에 맞았다. 양이 좀 많았으나 다 먹어두었다. 오늘 저녁은 안 먹어도 되겠다.
기차역 안에서 검문을 받았다. 이번에는 돈을 뜯으려는 검문이 아닌데 왜 검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여권을 보자고 해놓고는 여권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것 같았다. 기차역 사진을 찍었느냐고 물어서 못 알아듣는 척하고 대답을 피했다. 금방 여권을 되돌려 주었다. 기차역 안에서는 한 번도 검문을 안 받았는데 이곳은 좀 이상하다. 주로 중국 사람들을 검문하는 것 같았다. 나도 중국 사람으로 생각했다가 한국 사람이라고 하니 여권을 금방 돌려준 것 같았다. 중국사람 같이 보이는 5, 6명은 보내 주지를 않고 계속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곳은 중국과 국경이 가까운 곳이라 군사기지도 많고 중국 사람들에게는 특히 예민한 것 같다.
지금 중국은 세계 군사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제1의 가상 적국으로 되어있는 것 같다. 중국은 너무 덩치가 크기 때문에 모두들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은 앞으로 정말 조심해야 할 것이다.
Chita 역 바로 앞에 있는 운치 없이 크기만 한 교회
![]() 중앙 광장에는 영락없이 레닌의 동상이 있다
![]() 중앙 광장에 있는 내가 들려다 만 호텔, 하루 방 값이 $84이다
![]() 무슨 음악회가 있는 듯 올라가고 있는 무대 앞에 젊은이들이 모여있다
![]() Chita 에도 시베리아 전통 목조 가옥들이 있다
![]() 어느 부자의 저택이었던 모양이다
![]() 시베리아 도시에는 한국 중고 버스들이 많이 보인다
![]() "복잘 - 기차역" 시베리아 여행 중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는가?
![]() "카사 - 매표구" 기차역 매표구 역시 잊지 못할 곳일 것이다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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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여행기를 읽으니 더 시원한 것 같습니다.
역시 성당 모습은 화려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