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ld Cup 2010 ( #3 with Uruguay )
2010.07.02 05:42
부겐비야 (6/2010)
Uruguay 와의 對戰이 한국 시간으로 오늘 밤 11시. 여기 시간으로는 오늘밤 10시라고 잘못 생각했다.
그래서 꼭 보긴해야겠는데 그걸 보고 나면 내일 일하러 가는것이 고될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침 8시쯤 남편이 어디서 보고 왔는지 두시간후 10시부터 게임이라고
희색이 만면이다.
잘 생각해보니 13시간 차이라 한국 시간으로 밤 11시는 이곳 시간으로 아침 10시가 맞다.
갑자기 생기가 나서 아침상도 대강 차리고, 먹을 물도 끓이고, 화초에 물도 주고
두시간 앉아 게임 구경할 준비를 했다.
빨래와 청소는 오늘은 대강하고 다음주에 특별히 더 신경써서 잘하기로 했다.
이 더운 여름날, 이런 축구 경기라도 없었으면 어쩔번 했나 모르겠다.
그러나 며칠전부터 마음은 무거웠다.
지난번 알젠티나에게 1:4 로 지는것, 나이제리아와는 2:2로 비기는것을 우리도 아주
괴롭고 힘들게 구경했고 우루과이가 어려울꺼라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너무 쎈 상대를 만나서 苦戰하는 모양을 또 어떻게 보아주나?
부담스러웠으나 아예 안 볼수는 없었다. We have to face the reality.
어제도 북한과 Ivory Coast와의 게임을 보면서 마음이 얺짢았다.
누가 빨갱이 아니랄까봐 북한 선수들은 아래, 위옷은 물론 양말까지 새빨갛게 입고 나왔다.
하나같이 얼굴도 잘 생기고, 체격도 좋았다.
같은 시간에 옆에서는 폴튜갈과 브라질이 끝까지 0:0으로 싸우고 있었으나
팔은 안으로 굽어 북한팀의 경기가 더 궁금했다.
게임에 지는것도 안됬고, 딱한 현실속에 사는 우리 두 아들 같은 젊은이들도 안되었다.
북한 선수들은 남한 팀보다 힘은 더 쎈것 같았으나 Technic은 세련되지 못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비에만 힘을 쓰고, 공격은 아예 체념한듯 손놓고 있다가
결국 0:3 으로 지고, 끝이 나 버렸다.
남쪽이고 북쪽이고 간에 Corea 가 진다는것은 마음 상하는 일이였다.
드디어 우르과이와의 게임이 시작되었다.
중계자는 英國 발음으로 계속 "유르과이" 라고 부르는것이 우수웠다.
허정무 감독은 "휴정무," 수퍼도 "슈퍼"라고 한다.
우르과이 팀은 대부분 얼굴 표정이 굳어 험상궂고, 체격은 컸다.
웃지도 않고, 인사도 필요없고, 무뚝뚝하니 많이 긴장된 표정이였다.
그때 마침 "Buy Hyundai." 하는 광고가 앞에 크게 나오니 조금 마음이 놓였다.
Korea has come a long way. 우르과이, 너네는 차 한대나 만들줄 아냐?
온 세계가 주목하는 곳에 한국차 광고는 모든 한국인들의 사기앙양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중계자가 말을 했다.
"Win or lose is not an option today.
If you lose, you have to pack and go home. There's no other chance."
(오늘 경기는 이겨도 좋고, 져도 좋은 그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는 팀은 탈락되어 당장 짐 싸가지고 떠나야한다. 더 이상 기회는 없다.)
새삼스레 오늘 게임의 심각성을 깨달은 우리는 더욱 더 긴장이 되었다. .
쌜러드, 빵... 아침을 차려 놓았으나 먹을수가 없고, 입이 타니까 계속 물만 들이켰다.
두손을 기도하듯 마주 잡고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만 따라 다녔다.
오늘 한국팀은 알젠티나나 나이제리아와 싸울때 보다 훨씬 나았다.
뽈이 주로 한국 팀에서 노는 것을 보고 오늘은 잘하는구나.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오늘은 꼴이 문제였다.
너무나 긴장한 탓인지 대여섯번 바로 꼴 앞까지 끌고 가서도 계속 실패다.
"Where there is smoke, there's fire.
연기가 보이는곳에는 틀림없이 불이 있고, 방귀가 잦으면 XX 싼다는데..."
하도 답답해서 내가 한참 기억을 더듬어 한마디 하니 남편이 웃었다.
그렇게 여러번 바로 꼴문 앞까지 다 가서도 어쩐일인지 뽈을 넣지 못했다.
하다못해 妙技를 부린다는 박주영의 Free Kick도 오늘은 들어 가지 않았다.
후반전에 어찌어찌해서 이청룡이 겨우 한꼴을 넣었을뿐이였다.
神技를 펼친다는 Suarez 선수가 전반전에 꼴을 하나 넣어 초장에 한국을 제압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두번째로(?) 강하다는 우르과이는 의외로 한국 팀에게 뽈을 계속 뺐겼다.
그 이상스런 녀석, Suarez만 없다면 우르과이 team은 결코 어려운 상대가 아니였다.
가만 보니 그는 아예 Goal Net 옆에서 살았다.
그 手法을 알아챈 우리는 그녀석 쪽으로 뽈이 가기만 하면 조심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마치 그쪽에 들리기라도 하는것 처럼.
그래도 한국팀이 뽈을 잘 다루고 있으니까 설마 나중에 두어 꼴을 넣으려니했다.
우루과이가 생각보다 별것 아니구나. 알젠티나보다 쉽다.
그러기에 소문만 듣고 미리 겁낼것이 아니라 크고 작은것은 대어 보아야한다.
후반전이 1:1로 25분 남았을때 중계자도 아직 시간이 많다고, 한국이 득점할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팀은 무슨 귀신에 덜미라도 잡힌것처럼 다 된 꼴이 실패 연속이였다.
몇차례나 더 뽈을 꼴대 가까이 끌고 갔으나 이상스럽게도 들어가지 않았다.
너무 멀리서 힘차게 던져서 꼴대 위로 날아가거나 가까이서 힘없이 툭 던져 우습게 잡혀버리는등...
마치 꼴 넣는 기본 Technic도 터득 못한채 시합에 나온것 같았다.
아니면 무슨 Sabotage 하느라고 일부러 뽈을 넣지 않으려는것 같았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였다.
후반전 5분 가량 남았을때 Suarez는 똑같은 수법으로 재빠르게 또 한꼴을 넣어 버렸다.
그리고 게임은 1:2로 끝이 났다.
"그까짓 게임 이길수도 있고 질수도 있는거지, 뭐."
그러나 땀과 비로 흠뻑 젖은 우르과이 선수들이 승리에 감격하는 모습을 보고는 정신이
번쩍났다. 저들도 우리처럼 세상이 두쪽 나더라도 오늘 꼭 이기기를 간절히 바랬었구나.
그래, 이번엔 우리가 진것을 떳떳하게 인정한다. 한국 팀도 그들도 잘 싸웠다.
이번엔 한국팀이 절대로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것을 보여 준것으로 만족한다.
그러나 한국은 다시 도전할것이다.
낯설은 외국 땅에 조그만 나라, 그나마 반쪽이 처음 참가해서 16강에 들은것만도
대단한 수확이다.
첫 한술 밥으로 배부를것을 기대한다면 우리가 틀렸다.
Enjoy your precious victory, while you can. We will be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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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orld Cup 2010 ( #3 with Uruguay ) [1] | 이신옥 | 2010.07.02 | 116 |
좌우당간에
신옥이는 축구해설가로 나서도 되겠네.
조금 틀린부분은
브라질 ( FIFA 랭킹 1위 )과 북한 (105위)의 경기는 2:2가 아니라 2:1
그리스 전적은 3전1승2패 ( 나이지리아에 2:1로 이김 )
아르헨티나가 그리스한테 2:1이 아니라 2:0 으로 이김.
참고로 B조인 4개국의 FIFA 랭킹을 살펴보면
아르헨티나 7위
그리스 13위
나이지리아21위
우리나라 47위
세팀의 등위를 더해도 우리보다 우위라는것
16강에서 대결한 우루과이는 16위
등위만 보더라도 모두 쟁쟁한 나라들과 싸워서
16강까지 올랐다는것이 장하고 대단하지.
이겼을때만 열광하지말고
경기에 졌을때 비난보다는 격려해주는 응원문화가 자리잡아야 할 때.
네말대로
첫 한술 밥으로 배부를것을 기대한다면 우리가 틀렸다.
Enjoy your precious victory, while you can. We will be back.
*** 이신옥 (13회);
진짜 축구 해설가로 나서려고 했는데 엉터리 밖에 안되겠다.
이만큼 정보도 얼마나 어렵게 줏어 모았는지 꼭 학교에서 Term paper (예전에 서울에선 Report ) 써내는 것처럼
몆주일 두고 낑낑맸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건만 역사적인 사건 기록도 해야겠고, 치매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니까.
그런데 내가 얻은 정보가 조금 아니라 너무 많이 틀려서 지금 얼굴이 화끈거리는 중이다.
공자님 앞에서 문자 썼다. 아마츄어 해설가, 한국 팬 하나가 멀리서 보고 느꼈던것으로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이 축구 때문에 큰 아들과 대화를 많이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정보가 많이 틀렸다.
그렇구나. 네가 전해준 랭킹을 지금 보았으니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이런 사전 지식이 있었으면 더 많이 떨면서 볼뻔 했다.
한국 팀이 잘했고 말고. 마치 호랑이 굴에 들어 갔다가 살아서 나온것 같다.
다만 우르과이와 싸울때는 전에 없이 꼴이 말썽이여서 너무 안타까웠다.
***제가 올린 정보가 너무 많이 틀려서 수정하는 차원에서 친구의 답글을 그대로 집어 왔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