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오성호와의....세번째 이야기
2010.07.16 06:01
주호는 유별나게 군복에 집착했다. 학교를 다녀오면 어김없이 남대문 시장에서 사온 군복으로 갈아입고 무얼 해도 했다. 때로는 입은 채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 남들처럼 까맣게 염색도 하지 않았다. 군인으로 성공하고 싶다며 주호는 육사를 응시했다. 신체검사하는 날 나는 급우 순태와 함께 주호를 응원 갔다. 집이 자취방 인근이던 순태는 우리에게 김치와 고추장을 자주 가져다주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학교가 파하면 셋이 함께 집으로 왔다.
신체검사장으로 들어가려던 주호가 멈칫 멈춰서더니 말도 없이 강당 옆 솔밭으로 우리 둘을 데리고 갔다. 우리들의 키와 엇비슷하게 자란 5,6년생으로 보이는 어린 소나무들이 사열 하듯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사이에서 주호가 명령처럼 말했다. “너희들 바지 좀 벗어봐!”
뜬금없는 주문에 둘 다 놀라 귀를 먼저 의심했다. “뭐? 바지를 벗어, 왜?”
뺐습니다.
이야기는 다섯번째로 여섯번째로 이어집니다만
공개할일이 아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