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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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찾아 토론토로
2010.08.12 13:31
나 어제, 그제, 바람처럼 날라가서 영자 보고 왔네. 영자는 아들, 희준 내외의 극진한 효도받으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고 덕분에 어부지리랄지, 생각지 않던 토론토 관광까지 하는 꿈같은 여행을 하고 왔다네. 이렇게 억지로라도 친구를 보아야겠다는 용기로 즉흥적인 여행을 하는 것도 세월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자축하고 싶다네. 영자 아들 희준내외의 정성어린 대접을 받고 올망 졸망 고 어린 손주들 재롱도 흠뻑이였고. 소녀적 손잡고 학교 다니던 날 회상하며 일흔이라는 세월을 업고도 우리는 씩씩했다네. 으름짱 놓던 여름 먹구름도 참아 주었다네. 아숩은 우리 마음을 알아 차렸다는 듯이 비행장 가는 길에 폭우가 나렸네. 영자 차남 희준이는 눈 깜빡 않고 밀리는 차 행렬속에 핸들을 잡고 우리 두 할머니 된 옛 소녀는 말없이 두 손을 잡았다오. 방학때면 고향에 다녀 오며 어머니가 고으셨다는 생엿덩이 한지에 싸서 건네 주던 손 아니던가! 먼저 시집가서 새댁 살림한다고 퇴근길에 장에 갔다가 과수원에서 막 실어 온 국광사과를 한아름 안겨 주던 바다같이 깊고 겨울 아랫목같은 사랑을 담고 있는 친구, 내 먼 외국생활에 찌들었을가 안쓰러워 서울에만 가면 불러 내어 벗 마음같은 걸 먹이고 싸 주는 내 벗! 함께 삼선교 언덕을 오르 내리던 학교길에서, 함께 강의실에 앉아, 함께 교단에 서서 함께 꿈을 심고 함께 꿈을 가꾸던 내 벗이야, 지금은 우리, 하늘을 날라 세월을 낚는 칠십 할미들일세! 허나, 벗이야, 원숙의 꽃이 잔주름 틈으로 피어 나는 우리는 옛 그 소녀들, 그대로이더이다. 건강하시게, 우리 또 몇날이고 몇달이 지나도 옛 우리 그대로 우리 다시 두 손 잡으리니! 한 밤 깊도록 기뻣고 하루 해 지도록 즐거웠네, 나의 벗이야!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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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자
2010.08.1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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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용
2010.08.12 13:31
* 두분이 자유스럽게 토론토에서 손을 잡고 정답게 -
두분 사진이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주 똑 같습니다.
* 저두 옛날에 가족들과 CN TOWER 에 올라봤는데
토론토가 엄청 큰 도시이더군요. -
김영종
2010.08.12 13:31
정말 잘 하셧 습니다 꼭 조박 끌고 다닐일 별로 없시유!!!
한때 토론토엔 동기들이 7/8 명이 모여서 매월 만나고들 하였는데
아마 지금은 김시대 탁구 선수만 있겟군요
아 ! 참 수영부 개뼉 안대환이가 여전히 어께를 건들 거리며 있겟군 -
김승자
2010.08.12 13:31
김영종씨,
조박 끌고 다니다니요? 늘 끌려 다니는데요, ㅎ ㅎ -
민완기
2010.08.12 13:31
두분 여사님들의 남다른 우애와 동문사랑에 깊은 감명을 받았읍니다. 감사. -
김영길
2010.08.12 13:31
친구따라 강남에도 간다더니
정말 그런일이 생겼군요.
사진도 잘 보고 사연도 한절
한절 잘 읽어 보았읍니다.
친구분은 저는 잘 모르지만
참 행복한 분입니다. -
김승자
2010.08.12 13:31
심영자는 신정재씨, 박옥순과 함께 십년 계속 우리 동창회보 편집인이고
저와는 부중, 부고를 함께 같은 동네에서 다녔을 뿐 만이 아니고
사범대학을 함께 다녔고, 한 때 모교에서 함께 교편을 잡고 있었습니다.
우리집에도 두번 다녀 갔고 제가 서울가면 빠트리지 않고 보아야 하는 친구입니다.
그런 친구가 있음을 감사하며 지냅니다.
고아한 숙녀 친구, 아마 허락없이 사진 올렸다고 눈 흘길것 같아서 조마 조마합니다.
제 나이가 만용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
연흥숙
2010.08.12 13:31
승자가 영자를 만난 이야기 너무 시적이고 아름답다.
둘이서 찍은 사진을 보니 어딘지 모습도 닮았구나.
영자야, 아들, 며느리, 손자녀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라.
승자가 혼자 여행하는 용기가 생긴것 축하한다. -
김동연
2010.08.12 13:31
둘이 참 좋은 친구구나, 승자야.
다정한 친구사이가 잘 전달되는 아름다운 영상물
좋았어. 한번 더 감상해야겠다.
흥숙이 말처럼 너희 둘이 닮았어.
soulmate 처럼 보인다... 부럽다. -
민완기
2010.08.12 13:31
내일 모래 번개처럼 달려가서 두분을 뵙고 9월의 시카고 모임까지도
참여하면 울매나 좋겠나! 갈날은 하루하루 닥아오고 가기전에 이런
호쾌한 일도 한두번은 있으야 할긴데. 기둘리면 오것지! -
하기용
2010.08.12 13:31
* Claudia Jung 의 은은한 비음의 목소리에
Richard Clayderman 의 거침없는 피아노 曲
Je t'aime mon amour 멜러디 기가 막힙니다 .... 땡 큐 ! -
김승자
2010.08.12 13:31
처음에 올렸던 음원이 작동하지 않아서 비디오 전체를 옮겨다 놓았습니다.
유 튜브 비디오에 Claudia Jung의 노래가 여럿 있으니까 즐기십시요. -
권오경
2010.08.12 13:31
승자야 참 잘했어.
후다닥~
바람처럼 날아가서 솜털 같은 시간을 가졌다니 쨩이야~부럽다! -
김승자
2010.08.12 13:31
그래, 바람처럼...
언제던 미국에 올때에는 꼭 연락해 줘, 오경아.
그때 뉴욕에 못 간 것이 아직도 후회된다.
흥숙이, 동연이, 어디에서고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특전이지?
민완기씨, 언제고 연락주시면 만사를 제쳐 놓고 반가히 모시겠습니다. -
심영자
2010.08.12 13:31
승자야, 네 글 잘 읽었어.
내가 너처럼 따뜻한 친구를 가졌다는 것이 행복하구나.
우리 애들이 네가 올린 사진을 보고 너는 50대 같고 나는 70대 할머니여서 모녀 사진 같다고 하는구나.
그렇지만, 마음만은 네 말처럼 소녀 그대로야. 이번에 네가 와서 마치 수학여행을 한 기분이었어. 아주 행복하다. -
김승자
2010.08.12 13:31
영자! 여기서 너의 목소리를 들으니 감개가 또 무량하네!
현주 코멘트는 백 퍼쎈트 틀림을 명심해라, 말도 안된다고 알려 줘.
건강한 모습의 너를 보아 나는 안심하면서 나도 좀 앞으로 열심히 운동하여
체력을 키워서 다음에 만날 땐 뒤지지 않게 쫒아 다녀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아마 현주가 엄마 늙지 말었으면 하는 갸륵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아.
나도 오늘 수진이네 식구가 오니 무얼 해 먹일가 머리를 굴리다가
냉장고가 터지려는 찬라에 당일치기 버릇 못 버려 어제 밤에야 과자 한판 구워 놓았네.
자식이 끄나풀이 되어 우리네 삶은 시들을 수 없는 것 아닌가베?
감사한 일이지!
현주에게 늙어 가는 엄마 친구 곱게 보아 주어 고맙다고 전해 주게나.
아마 실물을 보았으면 그런 말 엄마한테 하는 일 없었을게구만.
아이들과 나이야가라 여행 즐겁게 다녀 오고 여기서 또 보기 기대해도 될가?
반갑네! -
김영은
2010.08.12 13:31
승자야, 친구의 우정이 끈끈하게 묻어나는 네글..
읽고 또 읽어도 내 가슴속 까지 따뜻해 지는구나.
먼저번, 너의 내외 이름으로 보내준 동창회관 후원금
잘 받았어.고맙다는 인사,편지를 벼르고 있는 중이었는데...
영자와의 벼락 해후는 생활의 활력소가 돼지!
영자 귀국할 때가 되어 가는데... 안녕. -
김승자
2010.08.12 13:31
내가 먼저 답을 올려야 했는데 허트름하게 인사를 해서 미안하네.
대, 소사 맡아 수고 많이 하면서 동창모임을 멋있게 끌고 가고 있어
감탄하고 있다네.
흡족한 도움을 보내지 못해서 늘 미안한데 "인사 편지" 따로 하는 성가신 일은 생략하고 삽세.
건강하게 계속 수고하기를 멀리서 성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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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없이 날라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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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합 설흔시간을 영자와 함께 보내고 왔습니다.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고 있어서 기뻣습니다.
남편은 집에서 골프 치고 일도 나가고 이렇게 따로 주말을 잘 보냈네요.
님도 보고 뽕도 딴 기막히게 흐뭇한 주말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