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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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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utiful El Paso, Texas #1

2010.08.20 03:59

이신옥 조회 수:163

 




 

 


 

 

 


 

                 선인장, 꽃들...   잔디 대신 산을 깍아낸 돌로 장식했다.

 

 

오늘이 8/14, 금년 여름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 들었다.
올 여름은 큰 아이, 앤디의 이사와 작은 아이, 다니엘의 근 2년만의 귀가로 바빴다.
앤디는 El Paso, Tx 에서 2년간 살다가 이번에 Austin, Tx로 이사를 했다.
때 마침 다니엘이 와서 2년만에 온 식구가 다 모이는 Family Reunion도 겸했다.
이름하여 "Working vacation."
"Too much work and too little vacation." 이라고 다니엘은 투덜댔지만 하여튼 We did it. 



아직 single이라 침대, 식탁, 콤퓨터, 텔레비죤등.. 짐도 별로 없건만 2년전에 이사 비용이 5000 불로 추정 되었다.
기가 차다고 하품하다가 college student 처럼 U-haul truck 하나 빌려서 직접 나르기로 한것이 이번으로 두번째이다.

젊은 아이들은 경험도 없고, 무거운 짐 나르는것이 우리보다 조금 나은 정도일뿐 남편의 노고가 컸다.

 

앤디는 2년전 처음으로 이렇게 이사를 할때 자기는 운전도 하지 않았으나  트럭이 커서 힘들었다고 이번에는

하나 아래 작은 싸이즈를 빌렸다.

나는 생각보다 작은 트럭을 보고 좀 놀랐고, 짐을 다 못 실을까봐 내내 걱정을 했다.
남편은 트럭 안을 정리, 또 재정리.

몇 차례나 되풀이하고 천정까지 빈틈없이 잔뜩 실어서 간신히 끝을 낸것이 저녁 5시 무렵이였다.

 

종일 꾸물거리던 날씨는 그옇고 비가 한차례 쏟아졌다.
다행히 짐을 다 싣고 난후라 느긋하게 기다렸다.
이렇게 잠깐 비에도 길은 모래 섞인 또랑물이 흐르고 금방 홍수가 졌다.


애초에 아직은 가진것 별로 없다고, 그애 살림살이를 우습게 본 내가 바보였다. 
한 나절 걸리면  짐 다 싸서 실을 테니 떠나기전에 하루는 놀수 있겠다.
한시간 가량 떨어져있는 역사 깊은 Las Cruces도 다시 보고, El Paso의 Rosa's Cantina 에 가서

Marty Robbins의 El Paso 노래도 들어 보리라 했는데...
어림도 없었다.

 

이사하기 전날(7/30) 아침을 먹고 나서부터 우리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멕시코 식당에 잠간 저녁 먹으러 나간것 외에는 종일 쉬지않고 일을 했다.

 

이녀석 결벽증인지 Cleaning supply 를 너무 많이 사다가 쟁여 놓았다.
목욕탕이랑 잘 안닦아지면 또 다른것 사오고 해서 별별 종류의 Cleaning solution (洗劑)이 잔뜩 쌓여 있었다.

닦는 솔도 큰것, 작은것, 귀여운것, 별별 것이 다 있는데 마침 커다란 쓰레기 통이 있기에 거기 다 집어 넣었다.
그냥 쓰레기 통째 들고 가야겠다.

 


싱크 아래 closet을 열어 보다가 깜짝 놀랬다. 
열 댓자는 됨직한 대나무 줄기같은 연 갈색의 나뭇 가지가 구비구비 엉켜져 튀어 나왔다.
무슨 dry flower decoration 을 선물로 받은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내가 지난 10월에 왔을때 사다 먹고, 남아서 sink 밑 closet에 넣어 두었던 감자였다. 

싻이 나고 잎이 나는 단계를 오래전에 거쳐 구비구비 줄기가 자라나서 마치 장식용 dry plant 처럼 변해 버린것이였다.

 

거기 감자가 있는줄을 전혀 몰랐다는데 그옆에 있는 쌀도 몰랐다는 건지?
마이아미 같으면 습기가 있어 냄새나고 썪어 없어졌을텐데 건조한 사막인 이곳에선 제물에 dry flower 가 되어버렸다.

 

감자 옆에는 X-mas때 Pecan 농장이 있는 사람이 선물했다는 Pecan도 두어 됫박 있었다.
올해 1월과 4월, 두번에 걸쳐 집에 오면서도 그걸 가지고 올 생각을 못하는 녀석이다.

 

이삿짐 쌀때는 그야말로 시작이 반이라고, 우선 구석 구석에서 일단 살림살이를 다 꺼내 놓는것이 중요하다.
무슨 살림 살이가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요령있게 싸서 상자에 나누어 담고 할것이 아닌가?

 

찬장 속의 음식들, 그릇들을 다 끄집어 내고 안을 닦았다.
다 되었나보다고 한숨 돌리면 그옆에 장 속이 또 그대로 하나 가득이고...  끝이 없었다.
Single young man 의 살림 살이가 뭐 이렇게 많은가?

 

앤디는 집을 비워주는 참에 열심히 쓸고, 닦고, 지가 살때보다도 더 깨끗하게 치우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남을 생각하는 정신은 높이 사지만 中道를 잡아야지 이건 정도가 지나치다.
외면 치례인가?  직업이 公人이라 그런걸까?  한마디 하려다가 참았다.

 

 

 


 

 


 

 


 

 


 

Andy 가 살던 아파트.  뒤로 바위 산이 보인다.


 


 

 

   Don't mess with Texas.  "Lone Star State" Flag with national F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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