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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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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일, 화요일, Yakutsk, Hotel Lena


(오늘의 경비 U$450: 숙박료 1245, Magadan 항공권 9470, 점심 300, 식료품 220 *환율 $1=25 ruble)



Yakutsk 여행은 매우 비싼 여행이다. 대강 큰 것만 따져 봐도 버스 값이 $100, 6일 동안 방 값이 $300, Magadan 비행기 값이 $380, 합계 $780이다. 앞으로 가는 Kamchatka와 Chukotka, Alaska도 계속 비싼 곳이다. $500이 든 비자 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번 여행은 돈 값어치를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여행하는 곳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에게는 출입금지 지역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조금은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아 침에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몇 가지 일을 보려고 나갔는데 내가 든 호텔의 위치가 아주 좋아서 마음에 든다. 우선 론리에 관광 안내소가 있다는 곳엘 가봤더니 관광 안내소는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미국 아니면 한국 교회로 보이는 새 교회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호텔 값이 너무 비싸면 어제 하루 밤만 자고 아침에 관광안내소에 가서 그곳에서 주선해 준다는 민박을 하려했는데 큰일 날 뻔했다.



다 음 갈 곳인 Magadan 항공권을 사러 Air Ticket Office에 가서 알아보니 Magadan 직행은 다음 월요일 10월 8에나 있단다 (매주 월요일 한번 운행). 가격을 물어보니 약 9,000루블인데 ($360) 하바로브스크로 둘러서 가는 비행기는 매일 있는데 Magadan까지 가는데 이틀 걸리고 가격은 약 15,000루블이란다 ($600).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비행기 값이 $200 정도인 것에 비하면 매우 비싼 가격이다. 다시 한 번 이 나라 가격 체제가 비정상임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Yakutsk에서 3일 밤 더 쉬고 가기로 작정하고 다음 월요일 떠나는 Magadan 직행 항공권을 샀다. 이제 정말 이곳에서 푹 쉬고 가게 생겼다. 돈이 좀 들어도 며칠 마음 놓고 푹 쉬어가고 싶다. 지난 10일 동안은 기차에서 밤을 보내다보니 목욕도 못하고 옷도 지저분하고 심신이 피로해졌다. 어쨌든 시베리아의 최고 오지로 알려진 Yakutsk와 Magadan을 여행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진다.



Yakutsk 에 관해서 좀 소개를 하자. Yakutsk는 놀랍게도 1632년에 세워진 도시란다. 1632년이라면 미국 서부가 개척되기 200년 전이고 중국에는 청나라가 막 생길 때고 한국은 광해군 때 같다. 러시아 Cossack 군이 세운 요새 도시인데 이 오지에 왜 어떻게 이 도시를 세웠을까? Yakutsk는 주위 1,000Km 안에 다른 도시가 없는 그야말로 오지다. 그러나 Lena 강가에 있기 때문에 강을 통해서는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이다. Lena 강이 없었더라면 그렇게 일찍 이런 곳에 도시를 세운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왜 세웠을까? 이 지역에 사는 Yakut 족을 정복해서 sable (흑담비) 모피를 획득하기 위해서였다. Cossack 기병대가 넓은 시베리아를 그렇게 단시일 내에 개척한 이유는 당시 유럽에서 금보다도 더 비쌌던 sable 모피 때문이었다. 당시 Sable 모피 몇 장만 있으면 일생 편히 먹고 살 수 있었다 한다. 한 지역을 점거하면 얼마 못 가서 그 지역의 sable이 다 없어지게 되니 다음 지역으로 이동하고 하다가 보니 금방 태평양 해안까지 오게 된 것이다. 미국이 동부 대서양 해안에서 개척을 시작해서 서부 태평양 해안까지 도달하는데 200여 년이 걸렸다면 러시아는 시베리아 전역을 차지하는데 50여 년밖에 안 걸린 것이다.



Yakutsk 는 Sakha 공화국의 수도다. Sakha 공화국 대신 Yakut 족의 땅이라는 의미의 Yakutia라고도 부른다. Sakha 공화국의 땅 넓이는 인도보다 넓은데 인구는 인도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100만 이하란다. 그 중 반은 Yakut 족이고 나머지는 러시아 계 백인이란다. 그러나 오늘 호텔 주위 길을 걸어보니 길을 가는 사람들의 70%는 Yakut 족 사람들 같다. Yakut 족은 약 1,000년 전에 어떤 이유로 바이칼 호수 지역에서 거의 2,000Km나 떨어진 이곳으로 이주해 왔다 한다. 가축을 몰고 왔는데 양과 낙타는 적응을 못하고 말과 소는 적응을 했다 한다. 그들보다 더 미개한 생활을 하고 있던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이 지역의 주인이 되었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Yakut 족 사람들은 Ulan Ude에서 보았던 Buriat 족 사람들과 (바이칼 호수 지역) 전혀 차이를 모르겠다. 한국 사람과도 차이를 모르겠다. 차가운 러시아 사람들만 대하다 이곳에 오니 마음이 풀어지는 것 같다. 이런 곳에서 쉬고 가게 되어서 다행이다.



이 지역의 모든 건물들은 건물과 땅바닥 사이에 4m 높이의 콘크리트 기둥 위에 세우게 되어있다. 그 이유는 땅바닥이 소위 permafrost이기 (동토 - 얼은 땅) 때문이다. 동토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이해를 못하지만 공간이 없이 건물을 지으면 건물에서 생기는 열기로 땅이 녹아서 건물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점심을 아주 멋진 곳에 가서 먹었다. 몽골 식 바비큐를 하는 곳이다. 미국에서도 애용했던 음식인데 원하는 종류의 고기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야채를 선택해서 접시에 담아서 요리사에게 가져가면 즉석에서 철판구이를 해준다.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300루블이나 나왔다. $12 정도인데 미국보다 비싼 가격이다. 호텔 바로 옆에 있어서 가기도 편하다. 가끔 가서 먹어야겠다.







Yakutsk 거리 풍경은 다른 시베리아 도시와 별 차이가 없다




거대한 아파트 건물



Yakutsk의 모든 건물은 4m 높이의 콘크리트 기둥 위에 세우게 되어있다



한국에도 있는 도시 난방 파이프인데 지하에 묻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거리에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Yakut 족 사람들이다




몽골 사람들과 다름이 없다




거리 벤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 오늘은 영상 5도 정도의 날씨다



멋있게 차린 고교생 나이의 Yakut 족 소녀들



역시 잘 차려입은 건강하게 보이는 초등학생 나이의 Yakut 족 소년들



건축 중에 있는 교회 건물인데 한국 교회인 것 같기도 하다



광장에 있는 가로등을 갈고 있는 두 사람




시내 중심 광장에 있는 현대식 시립극장




시베리아 전통 목조 건물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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