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 여행기 (후편 18) - "굴락"의 도시 Magadan 계속
2010.10.04 21:45
2007년 10월 10일, 수요일, Magadan, Hotel Magadan
(오늘의 경비 U$55: 숙박료 1100, 인터넷 15, 입장료 25, 전기 용품 25, 점심 190, 버스 13, 13 *환율 $1=25 ruble)
오늘도 하루 종일 진눈깨비가 오는 침울한 날씨였다가 오후 늦게 해가 나왔다. 내일은 날씨가 갤 것 같다.
오 늘도 인터넷 시도를 해봤지만 다시 실패했다. 어제 호텔 직원이 인터넷 센터 한 곳을 가르쳐주어서 오늘 가봤더니 폐업을 했다. 박물관 옆에 도서관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가서 물어보니 인터넷이 있단다. 그러나 이곳 역시 접속이 자주 끊어져서 도저히 사진을 한국에 보낼 수 없었다. 20분 동안에 한 장도 보내질 못하고 고생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나와 버렸다. 이제는 캄차카에 가서나 하는 수밖에 없다.
오 늘은 이곳 박물관 구경을 했다. 박물관이 제법 잘되어 있었는데 다른 것에는 별 흥미가 없었고 2층에 있는 Kolyma 지역에 있었던 gulag에 관한 전시만 보고 나왔다. Kolymar는 금광이 있었던 곳이다. 죄수들이 입던 옷과 신발이 전시되어 있는데 도저히 영하 수십 도의 겨울을 견딜만한 옷과 신발이 아니다. 죄수들이 사용하던 식기와 도로 건설에 썼던 도구도 전시되어 있고 땅이 물러서 통나무를 땅속에 파묻으며 도로를 건설하는 그림도 있었다. 도대체 실감이 안 난다. 어디에선가 시베리아 gulag에 관해서도 독일 나치의 만행을 그린 “Shindler's List" 같은 영화가 나와야 한다고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영화를 만들 사람이 없다. ”Shindler's List"는 유태인 돈으로 유태인들에 의해서 만들어 졌지만 gulag를 고발하는 영화는 만들 사람도 돈을 댈 사람도 없다. 아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이기 때문이다.
오 늘 점심도 “도라지” 한국 음식점에 가서 먹었다. 오늘은 다른 한국 처녀가 일을 보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처녀의 언니란다. 한국말을 조금 해서 물어보니 한국에 가서 대학을 좀 다녔단다. 그러나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것치고는 너무 한국말을 못한다. 부모님이 어떻게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나 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알아보려고 했지만 성공을 못 했다.
아 버지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Tashkent 출신이고 어머니는 이곳 Magadan 태생이라고 해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 관해서 물어보니 외할아버지는 평양 태생이고 외할머니는 Magadan 태생이란다. Magadan이 그렇게 오래된 도시가 아닌데 (1920년대에 건설) 외할머니는 어떻게 해서 Magadan에서 태어나게 되었을까 궁금해서 외할머니 위로 올라가 보려고 했지만 그 위로는 잘 모른단다.
오 늘은 비빔밥을 시켰는데 우리 비빔밥과는 많이 달랐다. 공기 밥 같이 보이는 밥 안에 나물이 아주 소량 묻혀있고 밥 위에는 겨란 부침을 얹어 놓았다. 고추장은 따로 나왔다. 고추장은 제 맛이 나서 고추장 맛에 먹었다. 양이 너무 적어서 따로 고기, 버섯, 감자가 든 러시아 음식을 시켜서 같이 먹었는데 무슨 음식인지 비빔밥보다 더 좋았다. 내일 또 갈 생각이다. 벽에 쓰여 있는 글 “잘잡수시오”와 “어서들어오시오”를 기회가 있을 때 “맛있게 드세요”와 “어서 오세요”로 바꾸도록 글을 써주었더니 아주 고마워했다.
오 후에는 3번 버스를 타고 해변 가 쪽으로 갔다 왔다. 태평양이라는 것 외에는 별로 볼만한 경치는 없었다. 돌아오는 길에 Kolyma 지역에서 죽어간 2백만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서 세웠다는 기념물인 Mask of Sorrows를 찾아갔으나 찾지 못하고 돌아왔다. 내일 다시 가봐야겠다.
이 도시에도 레닌 가는 있는데 레닌 동상은 못 봤다. 아직까지 레닌 동상이 없는 도시는 못 봤고 동상은 보통 시내 중심가에 있는데 이곳은 없는 것이 틀림없다. 원래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있었는데 없앴나. 내일 알아봐야겠다.
공원에서 산보하는 할아버지
![]() 부자들이 사는 아파트인지 외부 단장을 요란하게 해놓았다
러시아 교회 돔은 왜 모두 금색인가?
![]() 내가 애용했던 “수퍼마켓 마가단”
![]() 한국 음식점 “도라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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