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베리아 여행기 (후편 22) - 캄차카 반도 (마지막 회)
2010.11.09 14:51
2007년 10월 16일, 화요일, Petropavlovsk-Kamchatsky, Hotel Edelveis (오늘의 경비 U$64: 숙박료 950, 버스 10, 10, 10, 10, 점심 200, 캄차카 비디오 150, 캄차카 달력 250 *환율 $1=25) 오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한 날씨다. 캄차카에 오던 첫날이 오늘 같은 날씨였더라면 알래스카로 가는 것을 추진해 보았으리라. 그러나 이제는 늦었다.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아침에 나가서 근처에 있는 두 화산 사진을 찍었다. 두 화산은 나에게 다시 오라고 유혹하는 것 같다. 캄차카에는 꼭 다시 한 번 오고 싶다. 이번 여행에 가본 몽골에 있는 홉수굴 호수를 겨울에 꼭 다시 오고 싶었는데 아니다, 캄차카가 다시 오고 싶다. 다시 올 때는 단체 여행에 끼어서 올 것이다. 화산도 가보고 간헐천도 가보고 싶다. 고교 동창회 사진반 사람들을 꼬여서 같이 와야겠다. 캄차카는 사진사들의 천국인 것 같다. 은행에 가서 남은 러시아 돈을 미화로 바꾸었다. 쉽게 바꾸어 줘서 좀 놀랐다. 러시아에서 쓰다가 남은 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놓으라고 할 줄 알았는데 아무 서류도 요구하지 않는다. 미화가 흔한 모양이다. 은행에서 줄에 서서 기다리면서 한국과 미국 은행의 풍경과 비교하니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창구마다 고객들이 빽빽이 줄을 서있고 일을 보는 고객의 프라이버시는 전혀 없다. 고객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는 곳과 은행원이 앉아서 일보는 곳과는 유리창으로 완전히 격리되어 있다. 꼭 영화에서 본 형무소 면회소 장면 같다. 이렇게 격리되어 있는 것은 은행뿐이 아니다. 기차역, 버스 터미널, 공항, 우체국, 관공서, 허다 못해 키오스크 상점까지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에서 아직 손님 혹은 고객이란 개념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대중일 뿐이다. 대중은 편의를 봐주어야 하는 대상이 아니고 통제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니 은행은 대중을 통제할 수 있도록 만 되어있으면 되었지 고객의 편의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러시아는 유럽의 일부이면서도 서구 문화와는 너무나 격리되어서 살아왔다. 예를 들면 러시아 사람들이 할리우드 영화를 접하게 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우리 세대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미국 음악을 들으며 자랐는데 러시아의 우리 세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존 웨인, 캐리 그랜트, 마릴린 몬로, 비비앤 리, 엘비스 프레슬리, 프랑크 시나트라, 이런 사람들 전혀 모르고 자랐다. 1919년부터 1990년대까지 70년 동안은 전혀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던 것이다. 내일은 시베리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간다. 가자마자 손녀들 보러 미국 갈 준비를 해야한다. 이래저래 나그네 인생인 것 같다. ![]() Petropavlovsk-Kamchatsky 근교에 있는 2741m 화산, 1991년에 마지막으로 터졌다 ![]() 이곳에도 말이 있다니
2741m 화산 바로 옆에 있는 3456m 화산
구름 한 점 없는 기막힌 날이다, 나를 또 오라고 유혹한다 ![]() 또 오겠노라 ![]() 꼭 또 오겠노라 ![]() Petropavlovsk-Kamchatsky 시내에서 20Km 거리에 있다 ![]() 바다 건너에도 화산이 보인다 ![]() 러시아의 숨은 힘 “바부스카 - 할머니” ![]() 초라한 아파트 건물, 그래도 안은 딴판이다 ![]() 내가 일식과 피자 점심을 먹었던 Planeta 쇼핑센터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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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2010.11.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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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정
2010.11.09 14:51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편하게 즐거운 여행을 잘 했습니다.
다음을 또 기대합니다, -
연흥숙
2010.11.09 14:51
다리 품팔아서 가 볼수 없는곳을 구경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이박사님과 만날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그분도 오랫동안 묵은 숙제를 마친
기분으로 홀가분하게 가셨을 것입니다.
뵙지는 못했지만 사모님께도 감사인사드립니다. -
이문구
2010.11.09 14:51
내게는 도저히 갈 수 없는 동화의 세계라
침을 삼키며 그림의 떡으로만 감상한다네.
나는 부지런히 서울 주변이나 구석구석 돌아보려고 해. -
임효제
2010.11.09 14:51
그동안..
매조도 앉아서 두루 시베리아를 잘 보았습니다.
러시아의 건물 사람들의 풍습 느낌 등 을,
모두 구경시켜 준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 -
김동연
2010.11.09 14:51
러시아의 할머니 뒷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거대한 중국과 러시시아등 다른 문화의 인구가
이 지구상에는 훨씬 더 많다는 것도 젊은 세대들이
인식하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미국문화에만 익숙해 있어서 문제가 있지요. -
김영길
2010.11.09 14:51
박형 잘 읽고 또 보았소.
마지막 글에 나그네 인생이란 말이 인상 깊었네.
이젠 나이도 그렇고 그만 집에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그래도 또 서아프리카엘 간다니 존경 할 수 밖에 없네.
허긴 aging이란 것도 내 마음먹기에 달려 있으니까.
여하튼 건강히 잘 다녀오게. -
민완기
2010.11.09 14:51
보기 힘든 광경을 보여주시는 박일선 여행가님께 감사드립니다.
냉전시대의 폐쇠적사회가 동토의 늦걸음을 재촉한 결과로 보입니다.
옛날(1990년전후) 현지를 방문했을 때 은행에서 쓰는 전표가 100년전
조흥은행이 쓰던 전표와 흡사해서 깜짝 놀랜 일이 있읍니다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
김숙자
2010.11.09 14:51
세계를 거의 일주 하신 것 같습니다
각 나라들의 특성과 이질적 문화를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다른 곳 여행 계획이 있으신 것 같네요. -
최경희
2010.11.09 14:51
이렇게 좋은 경치를 보시면
우리선사회 생각을 해주시니 참말로 고맙습니다.
기회가 되면 선사회일원으로 가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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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쉬었다가 12월 초에 시작하는 서 아프리카 여행기로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