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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011-01-11


















장욱진의 ‘하얀 집’(1969년).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하기 위해 순수추상을


실험했던 덕소 시대의 작품으로 네모와 세모 등 기하도형이 등장한다.


사진 제공 갤러리 현대


“그림은 일, 술은 휴식”

 



가족 나무 새 등을 소박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정감어린 그림으로 사랑받는 화가 장욱진(1917∼1990).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와 장욱진미술재단은 14일∼2월 27일 장욱진 20주기 전을 연다. 지난해 서울대미술관이 마련한 전시를 잇는 회고전으로, 바깥출입을 좀처럼 하지 않는 개인 소장의 그림까지 포함해 유화 60여 점, 먹그림 10여 점을 만나는 자리다(3000원·02-2287-3500). 회고전에 맞춰 마로니에북스에서 영문 화집도 펴냈다.




전시는 정체성을 모색한 ‘덕소 시대’(1963∼1975년), 전통회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명륜동 시대’(1975∼1979년), 수묵화적 유화로 관념의 세계를 표현한 ‘수안보 시대’(1980∼1985년) 등으로 구성된다. 맏딸인 장경수 장욱진미술재단 이사(65)가 전하는 화가의 말을 통해 그의 삶과 예술을 들여다볼 수 있다.






▽“너는 뭐냐? 나는 뭐냐?”=아버지는 문명으로 표기되는 서울이 싫다며 혼자 덕소로 들어가셨다. 새로운 사조가 들어오는데 계속 같은 그림을 그린다는 고민에 빠져 술만 드셨던 시절이었다. 눈물 없이 보기 힘든 환경이었는데 그때 찾아가면 늘 되풀이하는 말이자 아버지의 화두였다.

▽“그림은 나의 일이요, 술은 위안이자 휴식”=몸과 마음을, 죽을 때까지 그림을 그려 다 써버릴 작정이라고 말했던 아버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예술에 바쳤다. 또 우리나라 제일의 애주가여서 한번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한 달 내내 소금을 안주삼아 술만 드셨다.

▽“나는 심플하다”=단순한 삶을 원했던 아버지는 자그마한 공간을 좋아했고 작은 그림만 그렸다. 뭐든 나눠 주기를 좋아했고 남에 대해 얘기하고 욕하는 것을 싫어하셨다. 깨끗이 살려고 고집했던 아버지는 삶, 예술, 철학이 모두 일치했던 마지막 문인화가였다.

▽“모든 사물을 데면데면 보지 말고 친절하게 봐라”=남들에게는 기인으로 알려졌지만 가족에겐 다정한 아버지셨다.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내게 언젠가 이런 말을 들려주셨다
.


 

▽“거긴 다 박사야, 사람은 나 하나야!”=그림에 해학이 스며있듯 유머 감각도 남달랐다. 외할아버지(역사학자 이병도)는 딸을 고생시키는 가난한 화가 사위의 전시에 한 번도 오지 않았다. 아버지는 학자 집안인 처가를 이렇게 표현했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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