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에서 (5) - 세네갈, 말리
2011.02.15 04:02
친구님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지금 저는 Burkina Faso라는 나라의 수도 Ouagadougou라는 (“와가두구”) 도시에 와 있습니다. 지난 거의 3주 동안 세네갈과 말리 두 나라를 여행했습니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대망의 도시 팀북투에 도착해서 3일 밤을 보내고 떠났습니다. 팀북투는 영어로는 "Timbuktu"라 표기하고 불어로는 "Tombouctou"라고 표기합니다. 팀북투를 가보는 것은 제가 이번 여행을 하게 된 이유 중에 하나였습니다. 팀북투는 적어도 미국에서는 가끔 “오지”를 칭하는 대명사로 쓰이는 도시입니다. 가끔 오지 여행가로 불리는 제가 이 도시를 못 가봤다면 말이 안 될 것 같아서 갔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은 이 도시에 와보고 아주 실망하는 볼거리가 별로 없는 인구 5만 정도의 소도시입니다. 길에 모래가 어찌나 많은지 걷기도 힘들고 먼지가 많은 도시입니다. 그래도 여행객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도시입니다. 아마 저나 마찬가지로 오지의 대명사로 불리는 팀북투에 가봤다는 자랑을 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팀북투는 10세기 경에 처음 생겨난 도시랍니다. 중앙아시아에 실크로드 때문에 생겨난 도시들이 있듯이 팀북투는 사하라 사막을 가로 지르는 무역로 때문에 생겨난 도시랍니다. 사하라 무역로는 북에서 남으로는 소금을, 남에서 북으로는 노예, 상아, 금을 운반하는데 쓰였답니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신대륙에 노예로 팔려가기 적어도 1,000년 전부터 지중해 연안 지역에 노예로 팔려 간 것입니다. 중동 사람들이 피부가 거무틱틱하고 곱슬머리인 것은 아프리카 노예들의 피가 섞여서 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겨난 팀북투가 14세기부터 회교세계의 신학 교육의 중심지로 변신을 합니다. 중동도 아니고 북아프리카도 아닌 사하라 사막 남쪽 오지의 도시가 그렇게 되었다는 것은 저로서는 좀 이해가 안 됩니다. 한때 25,000명의 학생이 있었다는 신학대학이 있었고 회교 세계에서 제일 컷다는 Manuscript Libraby, 즉 종교 도서관이 있었고 수많은 회교 신학자들이 와서 연구를 했답니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유럽 사람들에게는 “fabled city - 환상의 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유럽의 탐험가들의 대상이 되었답니다. 1588년부터 1853년까지 유럽 정부나 단체들의 후원을 받은 43개의 탐험대가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팀북투를 방문하는 영예를 누리려고 (에베레스트 산을 처음으로 등반하는 식으로) 경쟁을 벌렸답니다. 그런데 아마 사하라 사막을 건너는 것이 대서양을 건너는 것이나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들었던지 모두 실패했답니다. 영국 탐험가 Gordon Lang이란 사람이 처음으로 팀북투에 이르는데 성공했으나 귀국 길 도중에 원주민에게 살해되었답니다. 결국 Rene Caillie라는 프랑스 사람이 팀북투에 이르고 유럽으로 귀한하는데 성공을 해서 일약 영웅이 되었는데 다른 탐험대와는 달리 이 사람은 알려진 탐험가도 아니고 따라서 아무런 단체의 지원도 못 받고 혼자 힘으로 사하라 사막을 넘어서 팀북투에 이르고 또 무사하게 귀국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수많은 프로 탐험가들이 이루지 못한 것을 아마추어 여행가가 성공을 한 셈이 되었지요. 저는 팀북투를 최초로 방문한 한국 사람은 아닐 것이나 어쩌면 팀북투를 처음으로 방문한 한국의 70대 노인일 수는 있겠습니다. 그 정도도 대단한 영광일 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지난번 나이제리아 때와는 달리 여행을 잘 하고 있습니다. 교통편이 힘들어서 좀 고생을 하고는 있지만 미리 알고 각오하고 온 것이니 불만을 없습니다. Burkina Faso를 떠나서는 Benin, Togo, Ghana 순으로 여행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다음 소식은 아마 Benin이나 Togo에서 드릴 것 같습니다. 그러면 그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박일선 2월 14일 Burkina Faso 수도 “와가두구”에서
세네갈의 "노예섬"에서
버스 정거장에서는 보통 3시간은 기다려야 버스가 출발합니다
서아프리카는 대중교통 수단이 아주 열악합니다, 한국의 50, 60년대 수준인 것 같습니다
팀북투에 이 짐배를 타고 가려고 7시간이나 기다렸는데 짐과 사람을 너무 많이 실어서 배가 위험한 것 같아서 포기하고 다음 날 지프차로 이틀이나 걸려서 갔습니다
버스 정류정에서 음식을 파는 이 멋쟁이 여자에게 샌드위치를 사먹었습니다
말리 Djenne라는 도시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지정을 받은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흙벽돌로 지은 회교 사원입니다 ![]() 팀북투에 있는 흙벽돌로 지은 회교 사원인데 한때 2만 4천 명의 학생이 있던 회교 신학 대학이었답니다 ![]() 팀북투에는 아프리카 흑인들과 함께 아랍 계통인 "튜아레그" 족 사람들도 삽니다 ![]()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 마을 구경을 하면서 마을 안내자와 나를 태우고 간 오토바이 운전 기사와 함께 Copyright (c) 2004- By 박일선. All Rights Reserved. 이 글과 사진은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수정하지 않고 저작자를 박일선으로 (혹은 Elson Park) 표시하는 조건으로 아무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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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용
2011.02.1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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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자
2011.02.15 04:02
흑인 아저씨들과 작업이 잘 되었습니까? ㅎㅎㅎㅎ
덕분에 팀북투를 가보는것이상으로 상식이 늘었습니다.
오지여행가 박일선 지나가다라는 표시를 어딘가 해 놓았으면 좋릉듯하군요.
하긴 증명사진이 있으니.
건강조심하시고 다음소식 기다립니다. -
박일선
2011.02.15 04:02
아프리카 흑인 아저씨들은
인도나 중동 아저씨들에 비하면
훨씬 순박하고 양순하고 정직하고
친절하고 예절이 바르고
많이 웃는 아저씨들입니다.
그래서 서아프리카를 여행할 때는
현지 사람들과 교제하는 즐거움이 크다는데
저는 불행히도 불어가 왕초보 수준이라
별로 그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성순
2011.02.15 04:02
나는
우리 박일선 친구의 여행과정과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중학교 교과서 어느 교과목이든 자료로 활용하는 편제...
지식자료는 과거 우리가 공부할 때와는 확연히 다르게 전달 받을 수 있는
다양한 경로가 있다...우리 땐 선생님들에게 전수 받는 것이 전부였지만...
사고의 틀, 넓은 세상을 그리며, 앞으로의 생의 방향을 꿈꿔보는 동기부여에
이 만한 글이 좀처럼 찾기 드물다고 생각한다
우리 친구들...
손자 손녀들에게 이 자료들을 한 번쯤 보여주며
선생님이 되어 보시지 않으시겠어요????
이런 부분이 많이 있어 11회 홈피는 다른 것과 차별화 되는 특징이지요 -
박일선
2011.02.15 04:02
박교장, 항상 내 여행글에 관심을 가져주니 고맙네.
윗글은 나를 추켜세워주는 글로 보이는데
언뜻 이해가 안 되네. 귀국해서 만나면 일깨워 주게.
나중에 귀국해서 만날 때 -
연흥숙
2011.02.15 04:02
브루키나 파소엘 가셨군요.
존타클럽에서도 여아들을 위해 어른 교육을 시키는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곳 풍경을
보게되었네요. 즐겁게 여행하시면서도 안전한 길을 택하셔서
고맙군요. 싱그러워보여서 좋습니다. -
박일선
2011.02.15 04:02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외국 지원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팀북투에서 묵었던 숙소는 50대 영국부부가 2개월 전에 전 주인으로부터 인수해서
경영하고 있는 곳인데 부인이 저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Only Africans can save Africa."
다시 말해서 외부 사람들이 아프리카를 구제하려 하는 것은
부질 없는 일이라는 말이지요.
저도 1년 동안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Leave Africa to Africans."라는 생각이 굳어졌는데
영국 부부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음미해볼 만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문구
2011.02.15 04:02
일반 노인들에게는 꿈도 못 꿀 친구의 여정이
신비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데...
나머지 일정도 잘 마치가 바라네.
우리는 그저 편안히 앉아서 공짜 여행을 고맙게 감상하리다. -
김동연
2011.02.15 04:02
세네갈에서 늘씬하고 이쁜 여자 못 보셨어요?
난 혹시하고 기대하고 있었어요.
박일선님하고 사진 한 장 찍지 않았나 하고.
팀북투에 관해서 잘 배웠습니다. -
박일선
2011.02.15 04:02
늘씬하지는 않지만 예쁜 여자 한 명을 봤습니다.
피부는 검었지만 거의 백인 골격이었습니다.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세네갈, 말리, 모리타니아, 니제르 등 사하라 사막 주변 나라에는
"Tuareg" 족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피부는 검지만 골격은 백인 같았습니다.
그 사람들은 미남 미녀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임효제
2011.02.15 04:02
박형!
말리에서 원하던 '팀북트' 답사의 영광을 얻으셨네.
가만,,, 지도를 보니,,, 사하라 사막에 붙은 도시이구만요.
하 하 하 . . 고생은 하면서도 그래도 차는 좋은 차를 탄 것이 보입니다.
오늘 박정명이와 부페를 먹으며 박일선 형의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집에 와서 인터넷을 보니 글을 올리셨네.
고생이야 좀 되겠지만..
얼굴은 즐겁고 꿈이 넘치는 밝은 빛을 보았소.
예쁜 사람 혼자 보지 말고 사진 한 장이라도 올려 주시구료 하하하하하... -
박일선
2011.02.15 04:02
승객들이 점심 먹느라고 다 내려서 그렇지
이 조그만 지프차에 운전기사 합해서
13명이 탔으니 불편하기 짝이 었었답니다.
걷은 멀쩡해 보이지만
발동 걸 적마다 사람 여럿이 밀어야 하고
차 내부에 있는 계기는 하나도 작동하는 것이 없습니다.
헤드라이트는 전기줄 둘을 붙여서 킵니다.
이런 차를 탈 적마다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황무지 한 가운데서 차가 고장이 날까봐서.
팀북투에 가는데 이틀이 걸려서
하루 밤을 차에서 쪼그리고 잤답니다. -
이기정
2011.02.15 04:02
흙벽돌로 지은 회교사원이 독특합니다.
인도 여행시 회교 사원에도 들어가 봤고,
남인도 힌두사원의 인상은 무척이나 강렬했는데.....
덕분에 아프리카가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건강하십시요!!!! -
박일선
2011.02.15 04:02
안에는 들어가 볼 수 없었습니다.
밖은 돌로 지은 회교사원 이상으로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
김영종
2011.02.15 04:02
HI ~~~ 일선
남은 여정 건강 하게 그리고 곧 보세나 !!! -
박일선
2011.02.15 04:02
"곧 보세나" 하는 자네 말이 너무나 반갑게 들리네.
이번 여행이 힘든 것이 틀림없네.
다행히 힘든 여행은 이번으로 ㅤㄱㅡㅌ일 것 같네. -
김승자
2011.02.15 04:02
You are a mighty tough guy, Mr. Park.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모험심,
오지건 미개국에 사는 사람이건 다 같은 인간이라고 믿는 신뢰심,
역경에 부딛쳤을 때의 이해심, 인내심, 참을성, 융통성,
그래서 박선생님의 장거리 solo 여행이 가능하다고 느낍니다.
늙고 싶은 사람 어디 있겠습니까만
오래 젊게 사시기 바랍니다. -
박일선
2011.02.15 04:02
언제나 과찬을 해주십니다.
그러나 든는 기분은 별로 나쁘지 않군요.
감사합니다. -
김세환
2011.02.15 04:02
이상한나라, 이상한 사람들을 보고있네.
오지에서 찍은 사진의 모습이
건강하고 만족해 보여 좋구나.
대단하다. 그런 오지를 가다니. -
박일선
2011.02.15 04:02
일부러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네.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다보니 그렇게 되었을 뿐이네.
앞으로 남은 곳은 오지는 별로 없다네. -
김영길
2011.02.15 04:02
오지를 가는 힘든 여정속에도 무언가 의미가 부여된다면
동기유발에도 도움이 되고 남에게 말 할때도 오지여행가의
떳떳함이 은연중에 들어나 보이기도 하지 않겠나? 어떤
사람들은 쓸데 없는 것을 자랑하는데 박형은 솔직하게
자랑 한다 하드라도 아마 박수를 더 많이 받을 줄 압니다.
여하튼 어려운 여행을 그렇게 즐기고 있으니 보기에도
좋고 사진과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
신승애
2011.02.15 04:02
그렇게 고생을 하며 여행을 하는데도
사진에는 전혀 고생한 기색이 안 보이니
무슨 조화일가요?
타고난 오지 여행가라 그럴가요?
그저 감탄할 뿐 입니다.
여기서 보는 말리의 진흙 사원과 비슷한 건축물이 제주도에 있어요.
그곳의 아프리카 박물관이지요. 귀국하면 한번 가보세요.
오지 여행이던 문명지 여행이던 여행은 기다림의 연속이지요.
여행을 통해서 짜증내지 않고 지치지 않고
오히려 즐기며 기다리는 기술을 터득해 가는 거 아닐가요.
남은 여정도 즐겁고 건강하게 이어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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