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12명이 눈 산을 가다. 산에는 갈 적마다 다르다. 자연은 참으로 신비하다.
우리는 雲霧 속을 지나고 눈꽃 핀 나무들에 황홀해지다. 눈보라 속에 정상에 오르고 무릎까지 빠지는 새 눈 위로 산비탈을 미끌어저 내려오다. 등산을 무사히 끝마치니 모두 행복하다.
살면 살수록 나는 점점 별로 대단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넓은 바다에 출렁이는 물결처럼 올라갔다 내려오는 무수한 물결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땅의 수십억 인구 중 하나, 나 하나 없어도 세상은 여전히 돌아갈 것이다. 마치 물결 하나 없어도 바다를 메운 물결들이 계속 출렁이듯. 공중에 떠가는 오색 비누 방울들처럼 떠가다 팡 하고 없어지듯이 우리는 누구나 순간을 살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겸손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한 것이다.